프로야구 NC 다이노스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당장 현실은 이런 기분도 느낄 새가 없다. 새로운 둥지를 찾아야 한다.
NC는 지난 2일 중대발표를 했다. NC는 ‘국토교통부 관계자가 참석한 안전조치 이행 점검 회의에서 창원NC파크의 구체적인 재개장 일정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이번 회의는 국토교통부의 안전점검 지적사항에 따른 조치의 일환으로 이루어졌으며, 창원NC파크의 시설에 대한 근본적인 안전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재개장 일정이 무기한 연기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이제 NC는 올해 한시적으로 활용할 임시 대체 구장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구단은 ‘창원NC파크의 안전점검 절차에 최대한 협조하면서, KBO리그의 파행을 방지하고자 KBO와 협의하여 2025시즌 임시 대체 홈구장 마련을 검토하기로 결정했다’며 ‘구단은 시민들의 안전, 선수단 운영과 KBO리그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임시 대체 홈구장 결정 및 운영 방안은 KBO와 신속하게 결정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이어 ‘시민들의 안전을 확보하고자 창원NC파크의 근본적인 보수와 안전 대책 마련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며, 리그의 안정성과 선수단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모든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9일 창원NC파크에서 발생한 인명 사고 여파가 리그 파행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알루미늄 소재의 외장 마감 자재인 루버(길이 2.6m 폭 40cm 무게 60kg)가 추락하면서 관중 1명이 운명을 달리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NC는 이후 긴급안전진단에 돌입했다. 창원시설공단, 창원시와 책임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이후 합동대책반을 구성했고 창원시설공단 주도로 자체 정밀안전진단이 추가적으로 진행해 크로스체크를 했다. 이후 외부 전문가 9명으로 시설물사고조사위원회가 구성되어 창원NC파크 재개장 여부를 논의했고 일단 사고의 원인이 된 창원NC파크 내 루버 227개를 모두 철거했다. 앞서 위험요소가 있는 루버 3개를 선제적으로 철거하기도 했다.

이제 창원NC파크 재개장이 임박한 듯 했다. NC 구단도 오는 5~7일 KT 위즈와의 어린이날 시리즈를 개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구단 대다수가 “어린이날 시리즈 만큼은 개최했으면 좋겠다”라고 입을 모았다. 안타까운 사망 사고가 발생했지만, NC도 선수단도 모두 지쳐가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2일 시행된 안전조치 이행 점검 회의의 분위기는 예상과 달리 심각했고 결국 재개장 일정이 무기한 연기되는 결과가 나왔다.
창원NC파크 사태로 KBO리그 일정은 파행적으로 진행됐다. 사고 이후 1~3일 SSG와의 홈 경기는 취소됐다. 이후 원정경기를 치러야 했다. 11~13일 롯데와의 홈 경기 일정은 롯데의 홈인 사직구장에서 홈팀 자격으로 경기를 치렀다. 홈 유니폼을 입고 관중수익을 홈팀 입장에서 정산 받았지만 사실상의 원정경기였다. 이후 15~17일 두산과의 홈 경기는 구장을 맞바꿀 수 없는 사정 탓에 취소됐다. 그리고 25~27일 삼성 홈 시리즈는 오는 8월 19~21일 대구에서 치러지는 3연전과 홈과 원정 일정을 맞바꾸는 방식으로 진행됐고 4월 29일~5월 1일 열릴 계획이던 KIA 시리즈도 오는 8월 8~10일 광주 경기와 교환했다.
NC 선수단은 한 달 넘게 원정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선수단은 거듭된 원정 숙소 생활을 하면서 지쳐가고 있다. 마땅한 훈련 장소도 없기에 숙소 방안에서 스윙을 돌리고, 숙소 옥상에서 훈련을 이어가기도 했다. 열악한 환경이 따로 없다. 프런트들도 선수단이 부족함 없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 하지만 여건이 허락되지 않는 상황들이 많다.
“집에 가고 싶다”라며 홈 경기를 치르고 싶은 선수들의 마음이 터져나오는 상황. 그러나 당분간 창원 홈에서 경기를 치를 수 없다. 2019년 개장해 최신식 구장으로 호평을 받은 창원NC파크를 쓸 수 없는 것은 구단은 물론 팬들까지도 속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 이상 원정경기를 치를 수도 없고, 리그 일정 파행도 막아야 한다. 창원을 떠나지만 대체 홈구장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NC가 갈 수 있는 곳은 한정되어 있다. 퓨처스리그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창원 마산구장은 현재 1군 경기가 치르기 힘든 환경이 됐다. 필드 자체는 괜찮지만 관중 입장이 불가능할 정도로 구조들을 변경했다. 기존 관중 이동 동선에는 선수들의 훈련장이 들어선 상황.
결국 창원 밖으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가장 유력한 대체구장은 롯데의 제2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울산 문수구장, 삼성의 제2구장인 포항구장이 후보다. 거리는 멀지만 1군 경기 갈증이 있는 한화의 제2구장 청주구장도 있다.
그러나 당장 창원과의 거리, 구장의 환경 등을 고려하면 울산 문수구장이 가장 유력한 대안이다. 최근 인조잔디 교체 공사를 통해 인프라 개선에 힘쓰고 있고, 또 김두겸 울산시장이 야구에 관심을 두면서 허구연 KBO 총재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유망주들이 참가하는 교육리그 성격의 KBO Fall League 역시 울산시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개최된 바 있다.

더 이상의 리그 일정 파행은 막아야 했다. 그러나 NC는 편치 않은 홈 경기를 치러야 한다. 과연 NC는 이제 어디로 가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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