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모르게…”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김주원은 성장통을 겪고 있다. 올해 2번 타순에 배치되면서 이호준 감독의 핵심 선수로 중용받고 있지만, 뚜렷한 결과를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지난 2일 사직 롯데전에서 김주원은 5타수 무안타에 1타점을 기록했다. 잘 맞은 타구들이 야수 정면으로 가고 또 빗맞은 타구들에도 행운이 따르지 않았다. 타율이 1할9푼까지 떨어졌다.
특히 2일 경기, 3-4로 1점 뒤진 9회 1사 2루에서 구승민을 상대로 잘맞은 타구를 때렸지만 중견수 정면으로 향했다. 김주원은 타격 이후 열심히 달렸지만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하자 아쉬움을 강하게 표현했다. 이호준 감독 역시도 제스처가 컸다.
이호준 감독은 “너무 잘 맞아서 ‘됐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야수 정면으로 가니까 선수도 답답했을 것이다. 또 상황도 결정적인 상황이었으니까 나도 모르게 제스처가 나왔다”라고 전했다.
김주원은 “인플레이 타구를 계속 만들어 나갔고 또 잘 맞은 타구들도 있었다. 9회에 친 타구도 잘 맞았다고 생각했는데 야수 정면으로 가서 답답한 마음에 그런 제스처가 나왔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이튿날인 3일 사직 롯데전, 김주원에게 행운이 따랐다. 1회 첫 타석에서 배트에 먹힌 타구가 중견수 방면으로 향했는데 안타가 됐다. 전날 타구와는 정 반대의 상황이었다. 김주원이 출루하니 NC 타선이 살아났다. 박민우의 우전안타로 1사 1,3루 기회를 잡았고 데이비슨의 우전 적시타가 나왔다. 김주원의 선취득점을 올렸다.

3회에는 선두타자로 등장해 기습번트로 내야진을 흔들었다. 이후 2루 도루까지 성공시켜서 득점권 기회를 스스로 창출했다. 데이비슨의 중견수 뜬공 때 3루까지 간 뒤 서호철의 적시타로 다시 홈을 밟았다. 3-3 동점이 된 상황에서 귀중한 역전 점수였다. 결국 난타전 끝에 NC는 13-4로 대승을 거뒀다.
경기 후 김주원은 “어쨌든 오늘은 어떻게든 살아나가려고 했던 게 전부 점수로 이어지고 해서 기분이 좋다. 이제야 야구를 좀 한 기분이다”라고 멋쩍게 웃었다. 이어 그는 “계속 느낌은 뭔가 될 것 같다. 그런데 타구가 계속 안 빠지고 안 풀리고 있다. 그래서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감정 표현에 꽂히지 않고 계속해서 나의 야구를 시도하려고 한다.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다짐했다.
이어 “2번 타순에 대해 부담되는 것은 없다. 타석에 오히려 많이 나가서 좋고 기회가 많아지는 것은 선수로서 또 당연한 것이다”라며 “그렇기에 제가 이 자리에서 잘해야 경기가 잘 풀리는 것을 알고 있기에 더 노력하고 있고 잘하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호준 감독은 ‘2번 타자 김주원’에 대한 생각을 아직은 바꾸지 않고 있다. 이 감독은 “(김)주원이가 2번에서 해줘야 팀이 잘 된다. 그래서 지금 눈 딱 감고 2번으로 내고 있다. 일단 잘 맞은 타구들이 나오는데 계속 잡히는 것이니까 계속 믿고 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과연 김주원은 이호준 감독이 원하는 2번 타자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