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 시즌4→영화화..제작진 “대한민국 징병제가 사라지는 그날까지”[인터뷰 종합]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5.05.04 07: 49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신병3’가 막을 내린 가운데, 제작진이 더욱 확장된 세계관을 예고해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를 더했다.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신병3’ 민진기 감독, 윤기영 작가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장삐쭈 작가의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신병3’는 좋은 놈부터 나쁜 놈, 이상한 놈까지 별별 놈들이 모두 모인 그곳에 ‘군수저’ 신병이 입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하이퍼 리얼리즘 코미디 드라마다.
ENA 월화드라마로 방송된 ‘신병3’는 지난 29일 마지막회를 공개하며 종영했다. 민진기 감독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시청자 분들 눈높이가 높아지는것 같고 몰입도도 강해진 것 같아서 매 시즌 더 힘들긴 한것 같다. 이번 시즌도 사실 전 시즌보다는 나아져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만들었는데 다행히 저희가 짜놨던 감정의 흐름을 잘 따라와 주신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다행스럽단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번 시즌이 장삐쭈 작가가 빠지고 오리지널 스토리와 윤기영 작가님이 메인을 맡은 첫 시즌이라 장기적인 시즌제 드라마로 갈수 있느냐 없느냐의 기로였다고 생각하는데 시청자분들이 많이 사랑해 주셔서 앞으로 그렇게 갈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었다. 다채로운 캐릭터를 넣은 건 앞으로의 시즌이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하기위해 약간의 도전을 한 것도 있다. 새로운 캐릭터들의 포지셔닝도 굉장히 잘 스며들었고 시청자분들이 마지막에 조백호 중대장(오대환 분)과 전세계 이병(김동준 분)의 스토리에 몰입해서 눈물을 많이 흘렸다더라. 개인적으로 역시 배우의 힘이 있지 않나 싶다. 그 역할을 오대환, 김동준 배우가 하지 않았다면 그 정도의 울림은 주지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이번 시즌에는 조백호와 전세계, 문빛나리(김요한 분) 등 원작에 등장하지 않았던 오리지널 캐릭터들이 새롭게 출연해 이야기를 이끌어갔다. 민진기 감독은 캐릭터 구상에 있어 신경 쓴 부분을 묻자 “시즌3 기획 시점이 작년 중하반기였다. 준비 과정에서 국민들이 우울할 수 있는 일이 많았다. 너무 어두운 일들 많이 발생하고 웃을 일보다는 울고 싶은 일이 많은 시대다 보니 코미디로 즐거움을 주고 싶었다. 또 한 가지는 어쩔수 없이 우리나라는 징병제 국가고 70년 정도 유지되고 있다. 현시점에도 군인들은 나라를 지키고 있고 새로 입영하는 젊은 친구들도 많다. 그럼에도 작년 어떤 시점에서 군인의 사기가 떨어져 있지 않았나. 군인들이 사실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연관된 것처럼 보이지 않지만 누구의 아들이고 동생이고 남친이듯 저희 생활에 근접한 존재고 그분들이 계셔서 어떻게 보면 평화로운 생활을 할 수 있다는 부분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목표를 전했다.
이어 “조백호 중대장은 정의로운 중대장을 구상했고, 문빛나리는 밖에서는 수재에 학벌도 좋지만 누구나 군대에 들어가면 특히 신병 시절에는 어설플 수밖에 없다. 그런 공감대를 건들고 싶었다. 여러 상황을 극복하고 구성원들과 어울리며 재밌게 생활하는 성장 서사를 가지고 위로를 드리고 싶었던 지점도 있었다. 전세계 이병은 연예인 출신 군병사라고 하면 대중들이 가지는 선입견이 많다. 특혜를 받을 거다, 편하게 있다가 오는 거 아니냐. 사실 그들 나름대로 힘든 상황이 많다. 샤워실 신도 그렇고, 김동준 배우의 실제 경험담 얘기를 많이 하더라. 그런 리얼한 연예 출신 병사 이야기를 담으면서 연예인 출신 군인들도 똑같은 생활을 하고 있고 그 친구들도 나름대로 고민과 여러 힘듦이 있다는 걸 다각도로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민진기 감독은 “시즌1, 2가 하이퍼리얼리즘을 기반으로 한 장삐쭈 원작 톤을 유지한 스토리라인이라면 이번 시즌3는 시트콤으로 확장하고 싶었다. 하이퍼리얼리즘은 아니지만 코미디가 묻을 수 있는 판타지를 가미한 것”이라며 시즌3만의 차별점을 전했다.
다만 성윤모(김현규 분)의 복귀에 대해서는 고증상 오류가 없는지 철저히 체크했다고. 민진기 감독은 “그 친구가 시즌1에서 헌병대에 끌려갔는데, 군법무관 출신 변호사님에게 문의해보니 증거불충분, 무혐의면 원대 복귀가 원칙이라더라. 시청자들은 성윤모의 악행을 다 기억하고 그 친구가 부대에 왔을 때 받아들일 수 있는 감정적 여백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지 작가님과 얘기했다. 성윤모 스토리의 후반부는 열어놓고 성윤모 역할을 맡은 배우와 얘기를 많이 했다. 뒤로 갈수록 갱생과 개과천선하면서 호감 캐릭터로 다시 갈 수 있었던건 저와 작가님의 역할이라기보다는 김현규 배우가 촬영하다 보니 회개하고 멤버들한테 사과하는 모습이 너무 진정성 있게 다가와서 제가 설득당했다”고 밝혔다.
또 시즌3 마지막회에서 전역했던 최일구가 하사로 재등장한 것과 관련해 그는 “하사라는 계급이 간부지만 부사관 중에서 신병이다. 어떻게 보면 캐릭터 관계의 전복이다. 나름대로 짬이 꽉 찬 말년 소대의 권력자로 행사하던 최일구가 부사관 중에서 가장 신입인 하사가 되면서 오는 코미디가 있을 거라 본다. 최일구는 얘네하고 군 생활을 오래 해서 그 기억에서 묻어나오는 코미디도 있을 거다. 다만 저희 작품에서는 엔딩이다 보니 바로 제대하고 4개월 후로 점프했다. 시청자들을 위해 과정을 개연성 있게 그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부분을 작가님과 얘기하고 있다. 전역 장면에서도 ‘힘들면 와라’라고 했을 때 ‘그럴 일 없을거다’라고 했는데 어떻게 다시 오게 됐는지 그걸 잘 이해시키는 게 급선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신병’ 시리즈는 군대 이야기를 다룬 작품 특성상 제대로 인한 주요 등장인물들의 퇴장은 불가피한 상황. 민진기 감독 역시 “어쩔 수 없다. 시간은 흐르기 때문에 만남과 이별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수긍했다. 이어 “시즌제로 가려면 계속 새로운 피는 수혈 돼야 한다. 어쩔 수 없이 고민해서 잘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다. 강찬석(이정현 분)이나 김동우(장성범 분) 같은 경우도 다음 시즌에 제대해야 할 건데, 그 친구들이 제대할 때까지를 설득력 있게, 아름다운 퇴장이 될 수 있게 여러 서사를 만들어주는 게 저희 역할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짚었다.
특히 민진기 감독은 ‘신병’의 스핀오프 영화 제작 계획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향후 시청층을 확대시키기 위해 스토리를 개선할 생각은 없다. 원래의 장점과 ‘신병’을 왜 좋아하는지 잊지 않을 거다. 그 잊지 않는 가운데 시청자분들이 재밌어 할 수 있는 시도는 할 것 같다. 그 과정에서 ‘신병’이 스핀오프 영화로도 제작된다”고 전했다.
영화는 시즌4 제작 전에 진행될 예정이며, 이번 시즌과 마찬가지로 민진기 감독과 윤기영 작가가 함께 제작에 참여한다. 민진기 감독은 “열심히 스토리를 짜고 있다. 당연히 기존 멤버들의 캐릭터가 그대로 나오되, 극장은 티켓값을 지불해야 하지 않나. 그럴만한 이유를 만들어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작품 내 시점은 여러 방면을 보고 있지만 주요 배우는 거의 다 나온다고 생각하면 된다. 드라마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내용에 상상력을 기반해서 영화적인 재미를 줄 수 있는 아이템을 짰고, 그걸 가지고 디벨롭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 ‘신병’ 시리즈는 원작가인 장삐쭈 작가가 직접 극본에 참여해 원작 기반의 스토리들을 영상화 하는 데 초점을 맞춰 왔다. 시즌2에서 오리지널 스토리를 다루긴 했지만 이 역시 장삐쭈 작가가 구상한 원작의 연장선이었던 바. 하지만 시즌3부터는 ‘사우스코리안파크’ 제작에 한창인 장삐쭈 작가가 빠지면서 원작과 갈라지는 분기점이 됐다. 
민진기 감독은 “‘사우스코리안파크’가 너무 잘 되고 있어서 여건이 안 됐다. 너무 바쁘시다. 그 작업에 집중하다 보니 여러 가지 상황이 안 됐고, 윤기영 작가님과는 시즌2때도 손발을 맞췄으니 ‘감독님과 잘 만들었으면 좋겠다’ 하셔서 저희가 하게 됐다. 영화를 같이 제작하는 프로듀서님이 최근 연락했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재밌게 보고 있고 잘돼서 너무 좋다고 말씀하셨다더라. ‘신병’ 콘텐츠 자체가 유튜브 조회수가 높은데, 드라마를 통해서 다시 원작 애니메이션으로 유입되고 하다 보니 지금도 저희는 파트너로서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향후에 새로운 시즌을 할 때 ‘이번에 이런 얘기를 하려고 한다’고 커뮤니케이션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시즌4까지는 계속 윤기영 작가님과 같이 할 것 같고, 일단 저희 작가진과 연출진들이 계속해서 제작하는 형태의 작업이 되지 않을까 싶다. 시즌3를 기점으로 조금 더 오리지널리티가 강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원작에 없는 캐릭터가 많이 투입됐고, 시즌4는 그 친구들 이야기가 주를 이룰 수밖에 없다. 성윤모는 행정병이 됐고 최일구도 하사가 됐다. 군대는 결국 계급에서 캐릭터성의 방점이 찍히기 때문에 계급이 바뀌었으니 더욱 오리지널리티가 강해지지 않을까 싶다”고 원작과 또 다른 새로운 전개를 예고했다.
또 시즌4에서 다뤄질 스토리에 대해 묻자 그는 “일단 공감을 베이스로 깔고 가고 거기에 당연히 코미디가 이 콘텐츠의 핵심이니 들어갈 거다. 거기에 플러스알파로 다양한 인간군상 이야기들이 조금 더 복합적이고 입체적으로 들어갈 것 같다. 지금까지는 병사들의 생활이 주였다면 시즌4에서는 확장된 이야기 되지 않을까 싶다”며 “소재는 파면 많이 나온다. 다만 그 소재가 판타지와 리얼리티 경계에서 리얼리티에 무게감이 있어야 한다. 너무 가도 안 되고 안 가도 안 돼서 까다로운 드라마다. 이번 시즌에서도 ‘저건 너무 갔다’고 하는 분이 계신다. 어쩔 수 없는 게 군생활을 한 분들은 자기 군생활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나. 그 지점을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테니스병 가는 것도 안 풀었고 최일구 하사 얘기 풀어야 하고 박민주(이수지 분)의 러브 스토리도 덜 풀었다. 박민석(김민호 분)이 상병 되면서 전복되는 상황도 있을 것 같고 임다혜(전승훈 분)도 왜 그런 모아이가 됐는지 본격적인 에피소드를 안 풀었다. 중대장님도 이번 시즌에서 윗선이랑 갈등을 만들었고 들이받았는데 계속해서 군복 입고 있을 수 있을지 안 나왔고, 대대장님(조승연 분)도 저희가 뒷부분을 안 풀었다. 이야기가 많이 남아있다”고 귀띔했다.
특히 민진기 감독은 박민주의 러브스토리에 대해 “결혼해야죠”라고 말해 기대를 모았다. 그는 “이수지 배우하고도 얘기했는데, 시즌4는 무조건 나오겠다고 했다. 시즌4에서는 결혼까지의 여러 가지 고군분투를 그려내지 않을까 싶다. 상대는 임성민(남민우 분)이 아닐 수도 있다. 아직 둘이 본격적인 로맨스를 그리지 않았기 때문에 알 수 없으나 저는 시즌4에서는 조금 더 현실적인 간부들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번 시즌의 성과라면 이제는 간부들 쪽으로 포커싱이 가더라. 시청자들도 공감하고. 그렇다면 이제야말로 직업군인들의 가정, 사랑 등 여러 이야기를 시즌4에서는 다룰 수 있지 않나 싶다. 물론 ‘신병’은 결국 병사 이야기가 주가 되겠지만 좀 더 그런 얘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시즌에서도 그랬듯, 이번 시즌3 말미에는 새로운 신병 ‘김현욱’의 등장이 예고돼 궁금증을 더했다. 더군다나 김현욱을 본 박민석의 반응 탓에 김현욱의 정체를 두고 ‘박민석 담당 일진설’까지 불거지고 있는 상황. 이에 민진기 감독은 “어떤 캐릭터인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시간 가지고 고민해서 캐릭터 설정을 할 거다. 분명한 건 민석이와 연관돼있고 트라우마를 건드리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김요한, 김동준 배우 버금가는 신화부대를 흔들 수 있는 신병일거라 본다. 또 16화 보면 사건보고서가 나오지 않나. ‘정규선 상병 사건’도 저희가 미리 떡밥을 깔아놨는데 그것도 회수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시즌 댓글 보니 민석이를 성장 못 시킨 건 아쉽더라. 캐릭터가 많다 보니 시청자들도 박민석이 주인공인데 그래도 박민석 얘기를 해줬으면 좋겠단 의견 있어서 다음 시즌에는 민석 이야기를 좀 더 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며 “개인적 욕심은 시즌4에서는 글로벌 스타를 한 명 넣고 싶다. 마지막화에 김현욱이 들어오는데 배우가 누가 될지는 알 수 없는 거다. 해외에서 인기 있는 친구를 캐스팅할 수도 있다. 그러면 ‘신병’은 그 친구를 필두로 해외로 뻗어 나가는 콘텐츠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를 표했다.
그런가 하면 시즌3에서 전세계의 친누나로 김동준과 닮은꼴로 잘 알려진 배우 한가인의 사진이 깜짝 등장해 소소한 재미를 선사했던 바. 이에 시즌4에서 한가인의 특별출연 가능성이 있는지 묻자 민진기 감독은 “있다. 이번에 나온 사진도 허락을 받고 사용한 거다. 다음 시즌에 전세계의 누나로 면회 오는 신을 저희가 꼭 제안을 드릴거다. 한가인 배우가 김동준 배우랑 친하더라. 성사되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해본다”고 말해 기대감을 더했다.
민진기 감독은 향후 ‘신병’의 시즌을 어디까지 예상하는지 묻자 “시청자가 원한다면 대한민국 징병제가 사라질 때까지”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시청자들이 재미없다, 그만해라 하면 떠날 거다. 시청자가 결정하는 것이지 저희가 결정하는 게 아니다. 다행히 배우들이 신인이다 보니 젊고 힘이 남아있어서 아직은 시간이 더 있지 않을까 싶다”고 긍정적인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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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T스튜디오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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