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4, 파리 생제르맹)이 소셜 미디어 프로필에서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PSG) 이름을 삭제했다. 지난 2023년 여름 PSG에 합류한 지 2년 만의 변화다.
이강인은 6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 소개란에 적혀있던 PSG 글귀를 지웠다. 피드란에 업로드했던 PSG 동료들과 함께 찍은 사진은 그대로 있지만, 팀 이름을 없앤 것.
팬들 사이에선 최근 이적설에 휩싸인 이강인이 다시 한번 이적 힌트를 남긴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그는 마요르카 시절에도 인스타그램에서 마요르카 팀 이름을 지운 뒤 PSG로 떠난 바 있다. 이번 일 역시 PSG와 작별이 다가오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현재 이강인은 이적설이 뜨겁다. 최근 스페인 '에스타디오 데포르티보'는 "이강인과 동행을 마칠 준비가 완료됐다. PSG는 다음 시즌을 준비하면서 이강인의 이적을 허용했다. 아스날이 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그의 몸값은 이미 정해졌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강인은 올여름 PSG를 떠난다. PSG는 역사상 가장 중요한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이미 몇 주 전에 리그 우승을 확정한 PSG의 과제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이다. 아스날과 준결승 2차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알 수 없지만, PSG 보드진은 이미 미래와 선수단 구성에 신경 쓰고 있다"라며 PSG가 여름 이적시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강인은 2023년 여름 스페인 마요르카를 떠나 PSG 유니폼을 입었다. 루이스 캄포스 디렉터의 눈길을 사로잡은 그는 5년 계약을 맺으며 큰 기대를 받았다. 당시 이적료는 2200만 유로(약 345억 원) 수준이었다.
무난하게 첫 시즌을 보낸 이강인은 올 시즌 더욱더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신뢰를 받는가 싶었다. 그는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제로톱'과 우측 윙어, 중앙 미드필더 등 여러 역할을 맡으며 다재다능함을 뽐냈다. 공격 포인트도 여럿 적립하며 커리어 하이를 넘봤다.
하지만 겨울 이적시장을 기점으로 팀 내에서 존재감이 확 줄었다. 신입생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면서 이강인은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고 말았다. 중앙 미드필더로도 측면 공격수로도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한 채 로테이션 자원이 된 모양새다. 실제로 이강인은 가장 중요한 UCL 무대에서도 줄곧 벤치만 지키고 있다.
자연스레 이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프랑스 '스포르트'는 "이강인은 PSG 중원에서 입지를 굳건히 하고자 영입됐지만, 결코 필수적인 선수가 되지 못했다"라며 "PSG 보드진은 새로운 지원군이 올 자리를 만들기 위해 이강인 판매를 고려하고 있다. 파리에서 제대로 된 자리를 찾지 못한 그를 되살리기 위해 임대를 선택할지 혹은 이적을 선택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강인의 올 시즌 성적은 43경기 6골 6도움. 그러나 그중에서 24경기가 선발 출전, 19경기가 교체 출전이었다. 출전 시간도 2307분으로 팀 내 14위다. 특히 후반기 들어 입지가 줄어들면서 UCL 무대에서 사실상 사라진 상황이다.
이강인으로서도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프랑스 유력지 '레퀴프'에 따르면 그는 중요한 경기에서 더 많은 기회를 받길 원하고 있다. 그러나 팀이 잘 나가고 있는 만큼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참고 있는 상황이다. PSG와 이강인은 시즌을 마친 뒤 미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제는 PSG도 이강인 판매에 열려 있다. PSG는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서 그를 향한 아스날의 제안을 거절했지만, 이젠 적절한 제안이 온다면 이적을 허용하겠다는 생각이다.
레퀴프에 따르면 PSG는 여전히 이강인의 다재다능함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게다가 엔리케 감독이 좋아하는 선수인 만큼 계약 연장도 원하고 있다. 그러나 선수가 출전 시간을 떠나고 싶어 한다면 적당한 이적료에 보내줄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액수도 언급됐다. 레퀴프는 2000만 유로(약 317억 원)의 이적료면 PSG가 협상 테이블에 앉도록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PSG는 지난 1월까지만 해도 이강인의 몸값으로 2023년 마요르카에 지불했던 2200만 유로(약 347억 원)의 두 배를 원했지만, 반년 만에 요구를 절반으로 낮춘 것.
유력한 행선지는 프리미어리그다. 실제로 지난 겨울 아스날을 비롯한 몇몇 클럽이 이강인 영입을 문의했으나 PSG가 모두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날뿐만 아니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뉴캐슬 유나이티드, 크리스탈 팰리스, 노팅엄 포레스트, 토트넘 홋스퍼 등이 그와 연결됐다.
당시 이탈리아 '투토 메르카토'는 "뉴캐슬과 맨유는 여러 차례 스카우트를 파견해 이강인을 관찰했다. 두 팀은 정보를 문의했고, 영입을 시도할 것이다. 첫 접촉은 이미 이뤄졌다. 평가액은 약 4000만 유로(약 604억 원)에 달한다. 금액은 협상이 시작되면 바뀔 수 있다"라고 알렸다.
프랑스 '풋 01' 역시 "팰리스보다 훨씬 더 큰 자금력을 갖춘 맨유도 이강인 영입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후벵 아모림 감독은 그를 높이 평가한다. 아모림 감독은 자신의 전술 시스템에 이강인이 공헌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라고 전했다. 여기에 이강인의 에이전트인 하비에르 가리도가 지난달 잉글랜드를 방문해 맨유, 아스톤 빌라, 에버튼 등과 회담을 진행하면서 소문을 키우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아스날이 이강인과 강하게 연결되고 있다. 지난 겨울 이강인을 원했던 아스날이 다시 움직일 수 있다는 것. 당시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부카요 사카를 포함한 공격진들의 줄부상 속에서 이강인 영입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타디오 데포르티보는 "아스날이 문을 두드리고 있다. 그들은 다음 시즌부터 이강인의 합류를 환영할 것이다. 아스날은 PSG가 원하는 금액으로 이강인을 데려가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이는 미켈 아르테타 감독의 특별한 요청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스날은 올여름 최전방 공격수와 2선 자원 보강을 목표로 삼고 있다. 주장 마르틴 외데고르가 부진에 빠졌고, 가브리엘 마르티넬리와 레오나르도 트로사르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날카로운 킥과 창의적인 패스 능력, 탈압박 능력을 지닌 이강인이라면 좋은 경쟁자가 될 수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이강인이 중대한 기로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에스타디오 데포르티보는 "발렌시아 유소년팀에서 성장한 이강인은 2019년 1월 1군 데뷔 경기를 치렀다. 그는 자유계약으로 마요르카에 합류하기 전까지 62경기를 뛰었다. 마요르카에서는 두 시즌간 73경기 7골 10도움을 기록했다. 이번 여름 이강인의 커리어에는 새로운 목적지가 추가될 것"이라며 그의 이적을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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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강인, 월드 오브 풋볼, PSG, 365 스코어스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