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를 전체적인 시야로 보니까 확실히 이전 경기들과 달랐다. 내 라인만 보기 바쁜 것과 달리 다른 라인과 팀 적인 움직임이 많이 보였다. 또 콜적인 것도 다른 환경에서 들으니 재미도 있었다. 재밌던 경험이었다. 도움이 됐다."
다소 굳은 표정으로 코치박스안에 있던 그도 마음을 달리 먹고 점점 표정이 풀어지면서, 보다 넓은 시각으로 경기를 들여다보는 계기가 됐다.
까마득한 후배와 주전 경쟁의 상황이 됐을 때는 솔직히 그는 당황했다. 아마 여러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가장 먼저 팀의 제안을 받아 계약서에 사인을 했고, 헌신적으로 팀을 위해 뛰어왔다고 생각했던 터라 맥이 빠지기도 했다. 후배인 '스매시' 신금재가 치고 올라오더니, LCK컵 후반부에는 출전 기회 조치 잡지 못했다. 여기에 돌발 행동으로 인해 여론은 팬 들끼리 싸우는 쉽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했다.
분명 내키지 않은 상황에서 '구마유시' 이민형은 다시 기회를 잡았다. '테디' 박진성과 경쟁을 통해 주전 자리를 꿰찼던 신인 시절의 경쟁 보다 더 가혹한 후배 '스매시' 신금재와 경쟁을 수긍하고 받아들인 것이 다시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배경이 됐다.


OSEN을 만난 이민형은 "복귀 당시 김정균 감독님께서 전날 말씀해주신게 있어 마음속으로 준비했다. 최대한 부담을 느끼지 않고 즐기려했다. 정말 마음 한켠에 부담을 두기 보다 순간 순간을 즐기려 했다.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그래도 복귀전 피어엑스의 봇 듀오가 워낙 잘해서인지 솔로 데스도 주고 좋지 않았다. 실수라고 해도 결국 결과는 좋지 않아서 아쉬운 마음이 컸다"며 지난 달 18일 피어엑스와 복귀전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이민형은 베테랑 답게 품격을 잃지 않았다. "처음 주전 경쟁의 입장이 됐을 때는 혼란스럽기도 했다. 그래도 성적을 놓고 경쟁을 하는 스포츠에서는 비일비재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최선을 다해서 주전 경쟁을 하려고 했다"고 속안에 담겼던 이야기를 꺼냈다.

덧붙여 그는 "나에게 이번 경쟁이 더 긍정적이고,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게는 과정의 하나라 생각했다. 나중에 돌아봤을 때 주전 경쟁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는 순간도 있을거라는 상상도 해봤다. 즐겁게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또 다른 방법으로 자신에게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민형은 "아직은 점점 더 끌어올려가는 중이다. 팀 전체의 경기력도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분명 올라가는 중이라 만족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더 높아질 일만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웃으면서 "시즌 초반 교체도 되고, 패배도 하고 경기력 좋지 않아서 팬 여러분들께서 마음고생이 심하셨을거라는 생각도 든다. 죄송스럽다. 향후 경기에서는 좋은 경기력과 팬 분들께 웃음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