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로 한국을 떠났던 한국계 미녀 외국인선수가 V리그 재입성의 꿈을 이뤘다. ‘배구여제’ 김연경의 조언 덕분에 지난 시즌 통합 챔피언 흥국생명의 유니폼을 입게 된 레베라 라셈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9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진행된 2025 KOVO 여자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결과 레베카 라셈(27)이 전체 7순위로 흥국생명 지명을 받았다”라고 발표했다.
라셈은 한국인 할머니를 둔 미국 국적의 한국계 외국인선수로, 2021-2022시즌 IBK기업은행에서 V리그에 데뷔했다. 당시 한국과의 인연과 수려한 외모로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입국 후 착실한 훈련 태도와 친화력을 앞세워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191cm의 큰 키를 바탕으로 한 파워 넘치는 공격이 장점으로 꼽혔다.
라셈은 기대와 달리 외국인선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며 2021년 11월 IBK기업은행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라셈은 대체 선수 달리 산타나가 합류하기 전까지 4경기를 더 뛰었고, 끝까지 투혼을 펼치는 프로의 품격을 발휘했다. 라셈은 V리그 최종전을 마친 뒤 눈물을 훔치며 다음을 기약했다.
라셈은 V리그에서 재계약에 실패한 뒤 그리스, 푸에르토리코 등에서 커리어를 이어갔다. 향상된 기량을 앞세워 푸에르토리코 여자배구(LVSF)에서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V리그 여자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 참가한 라셈은 그 누구보다 V리그 재입성에 진심이었다. 라셈은 “한국이 그립다”는 말을 몇 번이고 되풀이하며 “V리그를 떠난 뒤에도 V리그를 챙겨 봤다. 실바, 김연경이 뛰는 경기를 많이 봤다. 경기를 보고나면 한국 생각이 많이 나서 힘들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한국에 와서 환영받고 사랑으로 대해주는 팬들을 만나며 어느 나라에서도 느낄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였는데 팬들 사랑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한국팬들이 배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선수들에게 사랑을 주는 문화가 얼마나 특별한지 알기에 꼭 돌아오고 싶었다. 문화, 음식 등 경험도 너무 좋았다”라고 덧붙였다.

라셈은 공교롭게도 은퇴를 선언하고 흥국생명 어드바이저로 변신한 ‘배구여제’ 김연경 앞에서 트라이아웃을 실시했다. 김연경의 라셈을 향한 좋은 평가도 지명에 한 몫을 했다는 후문. 김연경을 보면서 V리그 복귀 열망이 커졌는데 김연경의 조언 덕분에 꿈을 이루게 된 것이다. 라셈은 흥국생명 입단을 확정한 뒤 김연경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한편 1순위 지명권을 얻은 IBK기업은행은 빅토리아 댄착과 재계약했다. 6순위 GS칼텍스도 지젤 실바와 동행을 연장. 2순위 페퍼저축은행은 조 웨더링튼(미국), 3순위 현대건설은 카리 가이스버거(미국)를 지명했고, 4순위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시즌 현대건설에서 뛴 레티치아 모마(카메룬)를 선택했다.
5순위 정관장은 엘리사 자네테(이탈리아), 7순위 흥국생명은 레베카 라셈(미국)을 뽑았다.
여자 외국인선수의 1년차 연봉은 25만 달러(약 3억 원)이며, 2년차부터 30만 달러(약 4억 원)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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