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가 우습나…코치+포수에 ‘어깨빵’→공 패대기. ML 품격 실종, ‘인성 결여’ 용병으로 낙인 찍히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5.05.12 07: 21

2⅓이닝 동안 3피안타 7사사구 6실점으로 흔들린 투수를 바꾸는 게 그렇게 큰 잘못인가. 현역 빅리거 출신 외국인투수 콜어빈(두산 베어스)이 벤치의 투수교체 결정에 불만을 품은 나머지 코치와 포수에 이른바 ‘어깨빵’을 하며 인성이 결여된 모습을 보였다. 한국야구와 두산 구단을 향한 존중이라고는 1도 찾아볼 수 없는 황당 기행이었다. 
프로야구 두산 1선발 콜어빈은 지난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2⅓이닝 3피안타 7사사구 1탈삼진 8실점 최악투로 시즌 3패(5승)째를 당했다. 여기에 인성 논란까지 더해져 보육원으로 봉사활동을 다니는 외국인투수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었다. 
콜어빈은 4-0으로 앞선 2회초 대참사를 겪었다. 선두타자 맷 데이비슨의 사구, 박건우의 볼넷, 천재환의 우전안타로 자초한 2사 만루 위기에서 대타 안중열에게 9구 끝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한 뒤 한석현을 만나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이어 김한별의 사구로 계속된 만루에서 권희동 상대 충격의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맞았다. 13억 원을 받는 에이스라는 선수가 한 이닝에만 무려 6점을 내줬다.

SPOTV 중계화면 캡처

SPOTV 중계화면 캡처

문제의 상황은 4-6으로 뒤진 3회초에 발생했다. 두산 벤치는 콜어빈이 선두타자 박건우를 사구, 천재환을 8구 끝 볼넷으로 출루시키자 투수 교체 결단을 내렸다. 이에 박정배 투수코치가 마운드로 올라갔는데 통역을 통해 투수 교체를 들은 콜어빈이 어깨로 포수 양의지와 박정배 코치를 차례로 밀치며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손에 들고 있던 공을 패대기치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인성이 결여된 행동에 양의지와 박정배 코치 모두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팀이 9위로 처져 있는 상황에서 믿었던 에이스가 3회 1사까지 사사구 7개를 남발하며 6점을 내준 상태였다. 충분히 투수를 바꿀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콜어빈은 에이스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 미안한 마음을 표출하기는커녕 지도자와 대선배를 어깨로 밀쳤다. 5회 승리 요건에 아웃카운트 1개가 남은 상황에서 교체된다 할지라도 저런 식으로 감정을 드러내는 선수는 없다. 물론 본인도 조기 강판이 아쉬웠겠지만, 감정을 표출하는 방법이 잘못됐다.
SPOTV 중계화면 캡처
콜어빈에 이어 올라온 박신지는 첫 타자 김휘집을 초구에 1루수 파울플라이 처리한 뒤 안중열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콜어빈의 승계주자 2명이 홈을 밟으며 최종 자책점은 8점이 됐고, 시즌 평균자책점은 2.77에서 4.06으로 치솟았다. 
총액 100만 달러(약 13억 원)에 두산맨이 된 콜어빈은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현역 메이저리거 출신이다. 2019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해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미네소타 트윈스 등을 거쳤고, 지난해 메이저리그 마운드에서 4경기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12.27을 남겼다. 메이저리그 6시즌 통산 134경기(선발 93경기) 593이닝 28승 40패 평균자책점 4.54의 풍부한 경력을 보유한 선수다.
그러나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뛴 선수의 품격은 1도 찾아볼 수 없었다. 더군다나 야구계에서 투수가 마운드에 있는 코치와 포수에게 어깨빵을 한다는 건 상식선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표현이 자유로운 메이저리그에서도 그런 선수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메이저리거일수록 예의와 존중의 가치를 더욱 중시한다. 공을 신경질적으로 패대기칠 때 콜어빈의 표정은 한국야구를 인정하지 않는 모습처럼 비춰지기도 했다. 윤석민 SPOTV 해설위원 또한 "나와서는 안 될 행동이다"라며 콜어빈의 행동을 지적했다.
28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홈팀 두산은 콜어빈을, 원정팀 삼성은 후라도를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7회초 이닝을 마친 두산 콜어빈이 삼성 박병호를 향해 소리치고 있다. 2025.03.28 /cej@osen.co.kr
콜어빈은 시즌 초반에도 ‘인성 논란’으로 한 차례 곤욕을 치른 바 있다. 3월 28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박병호와 날선 신경전을 펼쳤고, 이튿날 박병호를 직접 찾아가 “한국에 처음 왔고, 앞으로 한국 문화를 배우겠다”라며 사과의 뜻을 건넸다. 당시 삼성 박진만 감독은 “박병호는 먼저 도발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선수다. 그만큼 (콜어빈의 언행이) 자극적이었기 때문에 그런 반응을 보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콜어빈은 당시에도 한국야구의 문화를 좀처럼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약 한 달의 시간이 흘러 또 다시 한국야구와 두산을 무시한다고 오해받을 수 있는 행동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콜어빈은 지난달 중순 아내와 함께 국내 한 보육원 시설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하며 타 선수들이 귀감이 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행동은 환한 미소로 봉사활동을 자랑한 선수와는 거리가 멀었다. 해서는 안 될 행동으로 팀워크를 해쳤고, 팬심도 잃었다.
콜어빈은 보육원을 다닐 시간에 팀워크와 존중이라는 가치를 먼저 배워야할 듯하다. 한국문화를 배우겠다는 약속도 언젠가는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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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홈팀 두산은 콜어빈을, 원정팀 삼성은 후라도를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7회초 이닝을 마친 두산 콜어빈이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삼성 박병호를 향해 소리치고 있다. 2025.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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