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나갔다! '배은망덕' 구단주, 경기장 난입→감독 향해 분노...'29년 만에 유럽대항전 진출' 누누 매직에도 추태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5.05.12 14: 41

 경기 직후 구단주가 잔디 위로 난입하는 보기 드문 상황이 벌어졌다. '누누 매직'을 쓰고 있는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이 봉변을 당했다.
노팅엄은 11일(한국시간) 영국 노팅엄에 위치한 더 시티 그라운드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36라운드 홈 경기에서 레스터 시티와 2-2로 비겼다.
노팅엄으로선 뼈아픈 무승부다. 리그 3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한 노팅엄은 승점 62(18승 8무 10패)로 7위까지 내려앉았다. 강등이 확정된 레스터를 상대로 안방에서 승점 3점을 챙기지 못하며 고개를 떨궜다.

이날 노팅엄은 전반 16분 코너 코디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이후 전반 25분 모건 깁스화이트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고, 후반 11분 크리스 우드의 헤더 역전골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대로 승리를 거두며 첼시(승점 63)를 제치고 5위로 복귀하는가 싶었다.
하지만 노팅엄은 마지막 10분을 버티지 못했다. 수비가 흔들리면서 후반 36분 파쿤도 부오나노테에게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노팅엄은 남은 시간 다시 한번 레스터 골문을 열지 못했고, 승점 1점씩 나눠갖는 데 만족해야 했다.
이번 무승부로 노팅엄은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경쟁에 빨간불이 켜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리그 3위를 달리며 구단 역사상 최초로 UCL 무대를 밟기 직전이었지만, 최근 3경기에서 승점을 쌓지 못하면서 흔들리고 있다. 이제는 남은 두 경기에서 경쟁팀들이 미끄러지길 기도해야 한다.
그래도 노팅엄은 누누 감독과 함께 역사를 쓰고 있다. 8위 브렌트포드와 격차를 벌리며 최소 UEFA 컨퍼런스리그 진출권을 확보했다. 노팅엄이 유럽대항전에 나서는 것 자체가 1995-1996시즌 이후 무려 29년 만이다. 특히 노팅엄이 지난 시즌 17위로 겨우 강등을 면했던 점을 고려하면 더욱 대단한 성과다.
하지만 경기 후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에반겔로스 마리나키스 노팅엄 구단주가 갑자기 경기장으로 들어오더니 누누 감독에게 분노를 터트린 것. 그는 화난 표정으로 불만을 표출했고, 당황한 누누 감독이 달래는 모습이었다.
영국 '미러'는 "마리나키스 구단주가 누누 감독과 격렬한 언쟁을 벌였다. 경기가 끝난 뒤 그는 누누를 향해 벌처럼 달려갔고, 두 사람은 불편한 대화를 나눴다. 누누는 구단주의 분노를 식히려 노력하면서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라고 전했다.
마리나키스를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제이미 캐러거는 "그는 경기장에서 나와야 한다"라고 말했고, 게리 네빌도 "이건 완전히 스캔들이다. 내가 누누였다면 그에게 매우 센 말을 했을 거다. 경기장에서 모욕을 주다니 말도 안 된다"라고 꼬집었다. 현지 팬들 역시 누누 감독의 돌풍을 잘 알고 있기에 "마리나키스는 지난 시즌 그들이 어디에 있었는지 벌써 잊어버렸다"라고 비판했다.
누누 감독은 구단주를 감싸 안았다. 그는 "축구는 감정이다. 특히 많은 기대를 받는 상황에선 통제하기 어렵다"라며 "타이워 아워니이의 부상에 대해 혼란이 있었다. 자신감이 넘치고 골을 넣을 것 같은 긍정적인 선수가 10분밖에 못 뛰는 건 답답한 일이었다"라고 밝혔다.
노팅엄은 후반 38분 공격수 아워니이를 투입했지만, 그는 골대에 충돌하며 절뚝였다. 구단 의료진은 괜찮다고 판단해 그를 계속 뛰게 했다. 하지만 아워니이는 제대로 활약하지 못했고, 마리나키스는 여기에 불만을 품은 것.
논란이 커지자 마리나키스는 성명문을 발표했다. 그는 "오늘은 축하의 날이다. 30년 만에 노팅엄이 다시 한번 유럽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됐다! 우리가 승격할 때 팬들에게 했던 약속이다!"라고 운을 뗐다.
그런 뒤 마리나키스는 "코칭 스태프와 선수, 서포터즈, 나를 포함한 모두가 아워니이의 부상을 둘러싼 잘못된 판단에 좌절했다. 이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리 클럽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사과보다는 변명에 가까운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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