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정말 다르다"는 손흥민의 말이, 토트넘 홋스퍼의 역사를 바꿀 수 있을까. 우승이 간절한 주장과 이를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 사이에 미묘한 온도차가 생기고 있다.
토트넘 홋스퍼는 오는 22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치른다. 프리미어리그 17위로 주저앉은 토트넘에게 이번 결승은 단순한 우승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시즌 전체를 통틀어 남은 단 하나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이번 경기를 커리어의 '마지막 퍼즐 조각'이라 표현했다. 2015년 입단 후 10시즌 동안 451경기에서 173골을 터뜨린 클럽 레전드지만, 그의 트로피 캐비닛은 아직 비어 있다. 챔피언스리그, 리그컵 준우승이 모두 쓰라린 패배의 기억으로 남았다. 하지만 손흥민은 결승전 미디어데이에서 "이번엔 확실히 다르다. 지난 10년을 이 순간을 위해 준비해왔다"라고 강조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5/15/202505150721776902_68251b8872cac.jpg)
팬들의 시선은 조금 복잡하다. 손흥민이 결승전 선발로 나설 수 있을지, 나서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오간다. 손흥민은 최근 발 부상으로 약 한 달간 결장했고, 복귀전인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도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감정보다 이성을 우선해야 한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현지 매체 '풋볼 런던'은 "손흥민은 빌라전에서 추가 출전을 통해 경기력을 끌어올릴 예정이지만, 결승전 선발은 아직 불투명하다"라고 전했다. 토트넘 팬들 사이에서는 2019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떠올리는 이들도 많다. 당시 무리한 복귀를 감행했던 해리 케인이 선발로 나섰고, 활약은 없었으며 결과는 패배였다. 이번에도 같은 장면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5/15/202505150721776902_68251b8922934.jpg)
실제로 일부 현지 팬 커뮤니티에서는 "손흥민은 교체로 투입돼 흐름을 바꿔줄 조커 역할이 더 적합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손흥민이 그간의 커리어에서 가장 낮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 중인 시즌이라는 점, 부상 복귀 이후 경기력이 정점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 등이 그 근거다.
하지만 손흥민은 그런 우려를 넘을 각오다. 그는 "퍼즐의 마지막 조각을 드디어 찾고 싶다. 나뿐 아니라 많은 팬들이 같은 열망으로 우리를 응원하고 있다. 반드시 잘 준비해 우승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또 최근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한 해리 케인과 영상통화를 나눈 사실을 전하며 "그의 웃음을 보며 나도 기뻤다. 케인에게 받은 긍정적인 에너지로 좋은 결과를 이루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5/15/202505150721776902_68251b89b5894.jpg)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손흥민의 상징성과 의지를 높이 평가했다. "손흥민은 클럽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선수 중 하나다. 우승이 그에게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알고 있다. 하지만 팀이 우선이다. 결승전에서 중요한 것은 개인이 아니라 조직력"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승은 단지 토트넘의 시즌 마지막 경기가 아니다. 손흥민에게는 10년간 이어온 헌신을 결실로 바꿀 절호의 기회이자, 다시는 오지 않을지도 모를 마지막 기회다. 선발이든 조커든, 그가 다시 무관의 그림자를 걷어낼 수 있을지, 22일 빌바오에서 그 해답이 나온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