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3, 토트넘 홋스퍼)이 중요한 결승전을 앞두고 허위 임신 협박이라는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렸다. 현재 그를 협박한 일당은 경찰에 체포됐으며 손흥민 측은 강력한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영국 '더 선'은 15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 스타 손흥민은 사기 피해자가 됐다. 그는 경찰에 체포된 여성과 남성에게 가짜 임신으로 협박당했고, 이 문제로 법무팀에 연락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서울 경찰서는 한 20대 여성을 갈취 혐의로 체포했다고 확인했다. 한 남성도 갈취 미수 혐의로 체포됐으며 두 사람은 침묵을 지키는 대가로 손흥민에게 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토트넘 에이스' 손흥민으로부터 수억 원을 뜯어내려 시도했다"라고 전했다.
더 선은 만 32세인 손흥민에겐 아내나 자녀가 없다는 점도 짚었다. 대부분 20대에 가정을 꾸리거나 아이를 갖는 해외 선수들에 비하면 비교적 희귀한 케이스다.

아울러 더 선은 손흥민이 은퇴하기 전까지는 가장이 되어 정착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던 점도 언급했다. 그는 지난 2019년 영국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아버지도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도 동의한다. 결혼하면 가장 중요한 건 가족이다. 아내와 아이가 먼저고, 축구는 그다음이 된다. 내가 최고 수준에서 뛰는 동안엔 축구가 최우선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또한 손흥민은 "내가 최고 수준에서 얼마나 오래 뛸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은퇴하거나 33살, 34살이 되더라도 가족과 함께 오래 살 수 있다"라며 축구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그러던 손흥민에게 불미스러운 사건이 터진 것. '뉴시스'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14일 오후 20대 여성 A씨와 40대 남성 B씨를 공갈 혐의로 체포했다. 손흥민은 측은 앞선 7일 두 명을 공갈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6월 손흥민에게 그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주장하며 수억 원대 금품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올해 3월에는 A씨의 지인인 B씨까지 가세해 협박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A씨와 B씨를 체포했으며 추가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다.

일단 손흥민 측은 어디까지나 손흥민이 피해자임을 강조하며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의 소속사인 손앤풋볼리미티드는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허위 사실을 유포하겠다며 선수를 협박해온 일당을 공갈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현재 경찰이 조사 중이므로 수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알려드리겠다"라고 전했다.
또한 "명백한 허위 사실로 공갈 협박을 해온 일당에게 선처 없이 처벌될 수 있도록 강력 법적 대응할 것이며, 손흥민 선수는 이 사건의 명백한 피해자임을 말씀드린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손앤풋볼리미티드는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손흥민은 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앞두고 있다. 토트넘은 오는 22일 스페인 빌바오의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열리는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프리미어리그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맞붙는다.
손흥민에겐 절대 놓쳐선 안 될 기회다. 그는 지난 2010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프로 데뷔했지만, 이후 15년간 한 번도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토트넘에서만 10년을 보냈으나 두 번의 결승전에서 모두 패했다.

'2전 3기' 생애 첫 우승에 도전하는 손흥민. 그는 이번 우승 도전을 '마지막 퍼즐 조각'이라 표현했다. 손흥민은 "이번엔 확실히 다르다. 지난 10년을 이 순간을 위해 준비해왔다"라고 강조했다. 이제 프리미어리그 17위까지 추락한 토트넘과 15년째 무관인 손흥민을 구할 수 있는 건 UEL 우승 트로피밖에 없다.
다만 경기에만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때아닌 불미스러운 협박 사건이 터진 상황. 영국 '데일리 메일'은 "현재 토트넘은 17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노리고 있다. 그런 가운데 손흥민의 이번 시련은 다소 산만한 분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토트넘은 다가오는 맨유와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통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게다가 손흥민은 몸 상태도 100%가 아니다. 그는 지난달 11일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 UEL 8강 1차전을 치른 뒤 발 부상으로 한 달 동안 자리를 비웠다. 지난 11일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후반전 교체 투입돼 약 32분간 소화한 게 8경기 만의 복귀전이었다.
손흥민의 부상 결장이 예상보다 훨씬 길어지면서 일각에서는 시즌 아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그는 다행히도 결승전을 앞두고 무사히 복귀하는 데 성공했다. 다가오는 아스톤 빌라전에서도 경기장을 누비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빌라전에서도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손흥민이 결승전 벤치에 앉는 시나리오도 충분히 가능성 있다. 영국 '풋볼 런던'도 "엔지 포스테코글루는 결승전을 앞두고 손흥민의 출전 시간을 늘리기 위해 그를 선발로 기용할지 혹은 다시 벤치에서 투입할지 결정해야 한다. 어떤 선택을 내리든 그는 뛰지 못한 채 유로파 결승으로 가길 원치 않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짚었다.

한편 토트넘의 고민은 손흥민의 몸 상태뿐만이 아니다. 중원을 책임지던 제임스 매디슨과 루카스 베리발이 각각 무릎 부상과 발목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 아웃됐다. 여기에 데얀 쿨루셉스키까지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슬개골을 다쳐 수술대에 오르고 말았다.
영국 '텔레그레프는 "쿨루셉스키의 부상은 포스테코글루에게 심각한 손실이다. 그는 전반기 토트넘 최고의 선수였다"라며 "쿨루셉스키와 매디슨이 결승전에 빠지면서 포스테코글루는 중원에서 창의성이 부족해지고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건강한 미드필더는 로드리고 벤탄쿠르, 이브 비수마, 파페 사르 3명뿐이다. 최악의 시기에 또 다른 부상자가 발생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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