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NC 다이노스는 오는 16일부터 울산 문수구장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프로야구 정규시즌 홈 경기를 치른다. 임시 홈구장이지만 38일 만에 ‘집’에서 경기를 치르게 된다.
그동안 NC 선수단은 원정 떠돌이 생활을 해야 했고 홈구장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는 경기가 취소되기도 했다.
지난 3월 29일 홈구장인 창원NC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 도중 발생한 구조물 추락 사고로 홈을 떠나야 했던 NC 선수단이다. 외장 마감 자재 루버가 추락했고 3명이 부상을 당했다. 결국 머리를 다친 20대 여성 관중이 수술을 받았지만 끝내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이후 NC는 급한대로 구장의 긴급안전점검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야구장의 주인인 창원시, 운영 관리 책임이 있는 창원시설공단은 희생자 위로와 사태 파악보다 책임 회피가 먼저였다.

긴급안전점검을 구단 자체적으로 실시한 뒤 추후 통보해달라는 게 시설공단의 최초 입장이었다. 이후 사태가 심각해지자 국토교통부가 개입했고 뒤늦게 시설공단 차원의 긴급안전점검을 시작했다. 이후 창원시, 시설공단, NC 구단의 합동대책반이 꾸려지고 국토교통부의 제안으로 시설물사고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이후 합동대책반은 선제적으로 사고의 원인이었던 루버 3개를 철거했고 이후 구장 내부와 외부에 설치한 300여 개의 루버를 전체 탈거하면서 구장 재개장 준비에 돌입했다.
문제는 루버가 아니었다. 구단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긴급안전점검이 아니라 창원시설공단이 실시한 긴급안전점검 보고서로 국토교통부가 재개장 승인 여부를 판단해야 했다.
그런데 이 긴급안전점검 보고서를 들여다 보니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국토교통부는 미흡한 점을 보완 지시했다. 결국 국토교통부는 지난 2일 창원NC파크에서 진행된 안전조치 이행 점점 회의에서 구체적인 재개장 일정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아직 프로야구 경기를 치르기에는 부족하고 허점이 많이 발견됐다는 의미였다.

이때까지 NC는 재개장 결론이 나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가 절망으로 바뀌면서 NC는 급히 대체구장을 물색했고 KBO와 울산광역시의 전폭적인 협조로 울산 문수구장에서 남은 시즌 홈 경기를 치르기로 결정했다. 더 이상의 리그 파행과 선수단의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자 창원시가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8일까지 정비를 완료하겠다고 부랴부랴 발표했다. “관람객의 안전 확보를 최우선으로 창원시, 시설공단, NC 등 세 기관의 협업체계를 강화해 안전한 관람환경 조성과 조속한 재개장에 힘을 쏟겠다”며 “창원시설공단과 NC 양 기관은 사고 직후인 지난달 1일부터 22일까지 야구장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했고 전문기관으로부터 기능 발휘에 지장이 없는 B등급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토부의 보완요청 사항이었던 관람석 하부와 옥상 철골 부재에 대한 추가 조사 등 모든 조치를 마무리했다”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도 재개장 여부에 대해 합동대책반이 결정하는 사항이라고 한 발 물러선 모습이었지만 이미 창원시설공단의 긴급정밀진단 자체가 부실하다고 결론을 냈다. 태풍·지진 등 자연재해에 대비한 시설물 안전까지 점검하면서 약 6개월 가량 소요되는 정밀안전진단을 요구한 뒤였다.

이미 사고 발생 시점부터 긴급안전진단 시행까지 구단에 책임을 떠넘기고 책임을 회피하려고 했던 창원시가 갑자기 바빠졌다. 그동안 창원시의 모습에 진절머리가 난 NC는 쉽게 돌아간다고 약속하지 않았다. 구단은 “창원시의 신속한 조치에 감사하다”고 말하면서도 “시가 발표한 18일 정비 완료는 확정된 일정이 아니라 시가 목표로 하는 시점이다. 창원시가 진행한 구장 점검 등 완료 여부를 확인하고 향후 계획을 결정할 예정”이라며 “창원시의 정비 일정이 지연될 경우, 이로 인해 팬 여러분께 혼란과 더 큰 실망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으며, 임시 홈경기를 지원해주신 울산시에 대한 도리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NC는 어려울 때 외면했던 연고지 창원 대신 어려울 때 손을 내밀어 준 울산에 대한 고마움을 먼저 생각했다.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창원NC파크 사고 및 후속 대처 과정에서 모두가 창원시의 행태를 비판하고 있다. 그만큼 연고지 도시의 자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런데 창원시와 관계 기관들은 적반하장, 안하무인 격으로 NC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현재 NC가 왜 창원을 떠나서 경기를 해야 하고, 아직도 NC파크를 재개장 하지 못하는 이유가 창원 쪽에 있다는 것을 모른척 하고 있다.

그동안 일언반구도 없었던 창원 여러 시민단체와 상인회, 체육회 등이 갑자기 등장해 NC를 향해서만 목소리를 외치고 있다. 18일 정비 완료 일정이 확정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마치 정비가 모두 끝났다는 것을 확정인 것처럼 말했다. 사실 관계를 호도하고 있다. 지역상권이 위축되는 것은 피할 수 없지만 지금의 사태가 장기화 되는 게 마치 오롯이 NC 때문이라며 선동하고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지난 14일, 창원시의회는 낯부끄러운 7행시를 지어서 NC의 창원 복귀를 촉구했다. 손태화 의장은 “3월 사고 이후 홈경기 중단과 타지역 임시 구장 운영이라는 상황에 지역 팬과 시민의 마음이 타들어 가고 있다”며 “환호가 사라지고, 거리의 활기가 줄어든 지금, 우리는 야구가 스포츠 그 이상의 의미였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회는 NC파크의 안전성 확보에 조속한 재개장에 적극 노력하겠다”며 “홈구장 단어에 담긴 의미를 되새겨 달라. 이곳이 NC의 고향”이라고 호소했다.
다음은 창원시의회의 ‘다이노스 컴백홈’ 7행시
다시, NC다이노스의 홈구장, 창원NC파크의 조속한 재개장을 촉구합니다. 또한, 창원시민의 마음을 모아 NC다이노스에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창원시와 함께 성장해 온 NC다이노스는 시민의 즐거움이자, 지역 공동체의 중심이었습니다.
이제 구단의 결단이 필요합니다. 지난 3월 안타까운 사고 발생 이후 홈경기 일시 중단과 타 지역 임시 구장 운영이라는 상황에 지역 팬과 시민의 마음이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노력과 신뢰로, NC와 창원시가 2010년부터 함께 만들어온 지난 시간을 이렇게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그 소중한 관계가 다시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스산한 바람만 부는 경기장을 바라보며, 우리는 묵묵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함성으로 가득했던 그 공간은 지금 침묵 속에 있지만, 그 침묵마저도 NC를 향한 그리움으로 가득합니다.
컴컴한 야구장은 주변 상권의 상생 희망마저도 꺼뜨렸습니다. 환호가 사라지고, 거리의 활기가 줄어든 지금, 우리는 야구가 스포츠 그 이상의 의미라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고 있습니다.
백 마디 말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실천입니다. 창원특례시의회는 NC파크의 안전성 확보와 조속한 재개장을 위해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홈구장, 그 단어 하나에 담긴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주시길 바랍니다. 때로는 서운하고, 때로는 멀게 느껴졌더라도 결국 돌아갈 곳은‘고향’입니다. 이곳이 NC의‘안방’입니다. 다시 창원에서 만나는 그날을 간절히 기다리겠습니다.

노력과 신뢰, 실천과 고향 등의 용어를 써가면서 간곡히 호소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창원시의회의 이 7행시는 그동안 시의 행태로 모두 반박이 가능하다. 창원시가 NC에 자행한 몰상식하고 몰이해한 행태는 수없이 많다.
창단 협약 당시 새구장 건설을 시의회 차원에서 특혜시비를 불러 일으켰고 이 과정에서는 엔씨소프트 본사를 옮겨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부지 타당성 조사 결과를 뒤엎고 마산-창원-진해 통합 창원시의 지역 균형이라는 터무니 없는 논리로 최악의 접근성을 가진 진해 육군대학 부지를 야구장 부지로 강제 선정하기도 했다. 여론과 야구계를 무시하는 것은 기본이었다. 또한 창원NC파크 완공 이후 구장 사용료 관련해서 잡음을 일으키며 몽니를 부렸다. 어떤 시의원은 NC가 창원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전혀 없다는 망언을 내뱉기도 했다.
15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구단은 ‘호구’ 취급을 받아왔다. 지역사회부터 야구단을 동등한 프랜차이즈로 생각하지 않았다. 내년 지방선거가 다가오니 정계가 움직이는 것 역시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NC도 더 이상 창원에 끌려다닐 필요가 없다. 창원의 전향적인 자세를 요구하고 울산에서 당분간 시즌을 치르면서 새로운 시대를 한 번 고민해봐야 할 때가 됐다.
NC는 오는 16일부터 진행되는 울산 홈 경기에 맞춰서 울산 팬들을 사로잡기 위한 행사를 준비한다. 16~18일 키움 3연전에 맞춰서 울산 ‘Always Dinos’ 시리즈 진행한다.
이번 시리즈는 KBO리그 야구 팬과 울산 지역 신규 팬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로 구성된다. 16일과 17일은 ‘Always Dinos 데이’, 18일(일)은 김휘집 선수를 위한 ‘김휘집 플레이어 데이’로 운영된다. 3연전 기간 GATE 2 앞에서는 ‘끝까지 빛날 우리’ 슬로건이 새겨진 종이 슬로건을 선착순으로 배포하며, GATE 1과 GATE 3에서는 신규 팬을 위한 ‘입덕 인증카드’를 제공한다. 18일 ‘김휘집 플레이어 데이’에서는 플레이어 응원존 구매자에게 응원타월과 쫌부채가 제공되며, 김휘집 선수 관련 경품 추첨과 팬 사인회가 진행된다.
또한 김두겸 울산시장(16일), 울산 연고 유소년 야구선수(17일), 김휘집 선수의 은사인 대치중학교 야구부 박철홍 감독과 김휘집 선수가(18일) 승리기원 시구, 시타, 시포 행사자로 참여하며, 4월 MVP로 선정된 손주환, 손아섭 선수의 시상식도 진행될 예정이다. NC 다이노스의 다양한 MD 상품은 경기 시작 2시간 30분 전부터 울산 문수야구장 내 팀스토어에서 만나보실 수 있다.
특히,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리는 첫 번째 홈 주말 시리즈를 기념하여 팬 여러분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인기 응원용품 3종인 민트 응원배트(8000원→7000원), 민트 응원타월(9000원→8000원), 단디 LED 응원봉(5만 원→4만8000원)을 특별 할인 가격에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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