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혹사에도 얼마나 더 많은 걸 바라는 걸까. 바이에른 뮌헨이 '괴물' 김민재(29)에게 실망해 매각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다.
독일 'TZ'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바이에른 보드진은 더 많은 걸 기대했다. 김민재는 이제 바이에른을 떠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바이에른은 여름에 김민재와 결별할 예정이다. 그는 클럽에서 잠재적인 판매 후보로 여겨진다"라며 "김민재는 바이에른에서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해 있다. '스포르트 빌트'에 따르면 제베너 슈트라세(바이에른 훈련장)의 책임자들은 한국 센터백의 성장에 불만족스러워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바이에른은 2023년 여름 나폴리의 세리에 A 우승을 이끈 김민재를 영입했다. 당시 김민재는 빅리그에 입성하자마자 철벽 수비를 펼치며 수많은 빅클럽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바이에른은 토마스 투헬 감독의 '꿈의 선수'였던 그를 영입하기 위해 5000만 유로(약 783억 원)를 들여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했다.
하지만 바이에른 측은 김민재가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하지 못했다고 평가하는 모양새다. TZ는 "김민재는 2년 전 5000만 유로의 이적료로 김민재와 계약했을 때 훨씬 더 많은 걸 바랐다. 지금까지의 현실은 냉정했다. 이는 여름에 이적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민재는 올 시즌 바이에른에서 그 누구보다 헌신했다. 그는 이번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43경기 3593분을 소화했고, 리그에서만 2289분을 출전했다. 이는 요주아 키미히에 이어 바이에른에서 두 번째로 많은 출전 시간이다.
특히 김민재는 지난해 10월부터 아킬레스건 부상을 안고 강행군을 소화했다. 그는 휴식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동료들의 줄부상으로 제대로 쉬지 못했고, 계속해서 바이에른 후방을 지켰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가 우려를 표할 정도로 '혹사의 아이콘'이 된 김민재다.
그 덕분에 바이에른은 지난 시즌 레버쿠젠에 내줬던 마이스터샬레(분데스리가 우승 트로피)를 되찾아왔다. 김민재도 한국 선수 최초로 유럽 5대리그 중 두 개 리그를 제패한 주인공이 됐다. 2022-2023시즌 나폴리에서 세리에 A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분데스리가 우승까지 달성한 그는 11일 묀헨글라트바흐전 직후 진행된 우승 세리머니에서 트로피를 높이 들어 올리며 포효했다.
하지만 김민재가 다음 시즌에도 바이에른 유니폼을 입고 활약할지는 미지수다. 그는 너무나 오래 부상 투혼을 펼친 탓인지 시즌 막판 들어 실수가 잦아졌고, 독일 현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러자 '스카이 스포츠' 독일판과 '빌트', '키커' 등 유력지를 중심으로 바이에른이 김민재와 작별을 고려한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이제 바이에른은 적절한 제안만 온다면 김민재를 매각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2년 전 나폴리에 바이아웃 금액으로 지불했던 5000만 유로(약 784억 원) 정도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재를 노리는 팀도 적지 않다. 첼시와 뉴캐슬 유나이티드, 유벤투스, 인터 밀란, 사우디아라비아 클럽들이 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김민재의 나폴리 시절 활약을 잘 알고 있는 세리에 A 클럽들이 그를 강력히 원하는 분위기다. 유벤투스에는 그를 나폴리로 영입했던 크리스티아노 지운톨리 단장도 있다.
그럼에도 김민재는 바이에른에 남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약 2주 전 인터뷰에서 "떠나야 할 이유가 없다. 팀에 남고 싶다. 지난 7개월간 아킬레스건 통증으로 이 악물고 뛰었다. 다음 시즌에 맞춰서 몸을 만들어 건강하게 뛰는 게 가장 큰 목표"라며 잔류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바이에른이 작별을 고려한다는 이야기가 계속되자 김민재도 마음이 바뀐 모양새다. 빌트의 유명 기자 크리스티안 폴크는 "김민재는 올여름 방출 후보 중 한 명이다. 김민재 본인도 매력적인 제안을 받는다면 팀을 떠나는 걸 꺼리지 않는다. 그는 뮌헨에서 활약에 대한 비판을 뼈저리게 느꼈다"라고 설명했다.

TZ도 "김민재는 최근 뮌헨에서 자주 비판받았다는 사실을 피할 수 없다. 그는 내부적으로나 외부적으로 받은 피드백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라며 "김민재는 세리에 A에서 좋은 시즌을 보낸 뒤 미래의 유망한 수비 리더로 여겨졌다. 하지만 그는 지금까지 바이에른에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실수가 너무 많고, 일관성이 부족하며 부상 문제가 반복됐다. 김민재는 계속해서 퇴보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매체는 "게다가 바이에른 구단은 수비진에 대해 전반적으로 불만족스러워하고 있다. 에릭 다이어가 자유 이적(FA)을 통해 AS 모나코로 이적한 이후 중앙 수비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이 준비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민재의 파트너인 다요 우파메카노는 바이에른과 재계약이 유력하다. 그렇다면 김민재가 변화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TZ는 "막스 에베를 디렉터와 크리스토프 프린트 디렉터는 긴급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로 꾸려진 현재 라인업은 바이에른의 높은 기준을 충족시키엔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다"라고 전했다.

현재 바이에른은 레버쿠젠의 핵심 수비수 요나탄 타를 노리고 있다. 195cm에 달하는 대형 센터백인 그는 올 시즌을 끝으로 레버쿠젠과 계약이 만료된다. 이미 레버쿠젠과 작별을 발표했으며 바이에른 합류에 가장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TZ는 "새로운 수비 리더가 영입 명단 최상단에 있다. 요나탄 타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여겨진다. 독일 국가대표인 그는 여름에 FA로 영입할 수 있다. 최근 바이에른에 부족했던 리더십과 침착함, 신체적 강력함을 지니고 있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트랜스퍼마크트도 다음 시즌 타가 김민재를 대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체는 2025-2026시즌 바이에른의 예상 베스트 11을 공개하며 알폰소 데이비스-타-우파메카노-요시프 스타니시치로 수비진을 꾸렸다. 김민재의 이름은 어디에도 없었다.
이제 김민재를 향한 구체적인 러브콜만 나오면 이적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TZ는 "한 가지 분명한 건 바이에른이 마침내 중앙 수비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한다는 점이다. 김민재의 이탈 가능성은 전혀 배제되지 않았다. 오히려 클럽과 선수 모두 대화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적절한 제안만 없는 상태지만, 여름 이적시장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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