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최소 실점 + 58회 전환 성공...숫자로 보는 전북의 반등 비결 [오!쎈 현장]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5.05.18 09: 00

공격보다 더 중요한 건 '수비와 전환'. 전북현대가 리그 최소 실점 팀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전북현대는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14라운드 FC안양과 홈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승점 28점(8승 4무 2패)을 기록, 대전하나시티즌과 동률을 이뤘으나 다득점 열세로 2위에 자리했다.
스코어만 보면 전진우의 멀티골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 하지만 이날 승리는 수비와 전환에서 보여준 전북 특유의 조직력 덕분이었다. 최근 11경기 무패, 리그 최소 실점(11실점)이라는 수치는 단순한 운의 결과가 아니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북은 이날 총 42회의 클리어링, 21회의 차단, 10회의 인터셉트를 기록했다. FC안양(클리어 21회, 차단 14회, 인터셉트 5회)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운 수치다.
특히 홍정호는 이날 경기에서 14회의 클리어링과 3회의 인터셉트를 성공시키며 전북 수비의 중심을 잡았다. 김영빈 역시 공중볼 경합 6회 전승, 클리어 9회, 인터셉트 1회를 기록하며 무결점 수비를 뽐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미드필더 박진섭도 수비 전환의 핵심 축이었다. 그는 경기에서 6차례 인터셉트, 4회 차단, 8회 공 획득을 기록했으며, 수비 전환 과정에서 상대 공격 전개를 초반에 차단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거스 포옛 감독과 선수들은 경기 전후로 전환, 즉, '트랜지션'을 거듭 강조했다. 박진섭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감독님이 안양 같은 팀을 상대할 때 트랜지션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수비에서 공격, 공격에서 수비로의 전환을 빠르게 가져가는 게 열쇠였다"라고 밝혔다.
[사진] Bepro Match Data Report
이러한 전술 기조는 데이터로도 확인된다. 'Bepro Match Data Report(이하 비프로)'에 따르면 전북은 이날 경기에서 총 58회의 공 획득을 기록했는데, 이는 안양(78회)보다 적지만, 획득 후 전진 패스를 통한 위협 전환 빈도는 훨씬 효율적이었다.
전북의 전진 패스 성공률은 75.7%였으며, 특히 박스 바깥에서 박스로 연결된 패스 성공률은 88.9%에 달했다. 김진규는 장거리 패스 성공률 100%(2/2), 김태환도 50%(1/2)로 마무리 공격 전개의 기점 역할을 수행했다.
전북의 경기 운영은 단단한 수비 라인을 바탕으로 트랜지션 상황에서 기민하게 반응하는 구조다. 이날 수비 성공률은 공중볼 경합 13/27(48.1%), 그라운드 경합 9/18(50%)이었고, 이 중 다수는 박스 근처에서의 저지 상황이었다.
골키퍼 송범근은 유효슈팅 7개를 모두 막아내며 100% 세이브율을 기록했다. 4회 캐칭, 3회 펀칭이라는 숫자는 전북의 수비 전술이 단순히 수비수 라인에 국한되지 않고, 최후방까지 유기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포옛 감독 부임 초반, 전북은 수비 조직력 문제로 인해 고전했다. 하지만 최근 12경기 동안 실점은 단 8골. 박진섭은 "감독님이 강조하는 골든룰을 놓치면 바로 지적이 들어온다. 선수들 스스로 그 규칙을 숙지하고 수비에 임하고 있다"라며 그 비결을 설명했다.
전북은 단순히 '강한 팀'이 아닌, '어떻게 경기를 지배할지'를 알고 있는 팀이 됐다. 골 장면보다 더 빛난 건 숫자로 남은 수비였다. 이 수비야말로 이 팀이 다시 상위권으로 복귀한 결정적인 이유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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