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헤드샷에 벤치클리어링까지…그래도 트레이드 보석의 트라우마는 없다, "주눅들지 않고 공격적으로" [오!쎈 부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5.05.18 21: 50

헤드샷 충격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았는데, 또 헤드샷이 나왔고 벤치클리어링이 나왔다. 헤드샷의 피해자 중 한 명이었던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전민재는 트라우마를 딛고 다시 한 번 보석같은 활약상을 이어가고 있다.
전민재는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정규시즌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 2-0으로 앞서던 5회말 2사 2,3루에서 삼성 양창섭을 상대로 좌월 스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5-0으로 달아나는 천금의 홈런포. 2볼 2스트라이크에서 양창섭의 135km 슬라이더를 받아쳐서 좌측 담장을 넘겼다. 전민재의 시즌 2호, 그리고 롯데로 트레이드된 이후 사직구장에서의 첫 홈런이었다. 
전민재는 경기 후 “어제 양창섭 선수가 2스트라이크에서 역으로 직구로 들어오면서 안타를 맞았다. 그래서 오늘은 직구를 안 던질 것이라고 생각해서 슬라이더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었다”라면서 “사직에서 꼭 홈런 쳐보고 싶었다. 오늘 같이 중요한 상황에서 홈 팬들 앞에서 홈런을 쳐서 남다른 기분을 느낀다. 내일 정말 잘 쉴 것 같다”라고 웃었다. 

OSEN DB

29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진행됐다.이날 경기에서 키움은 김윤하를, 롯데는 반즈를 선발투수로 내세웠다.7회초 1사 1,2루 롯데 전민재가 키움 양지율에게 헤드샷을 맞은 뒤 쓰러지고 있다.  2025.04.29 /cej@osen.co.kr
지난달 29일 고척 키움전에서 키움 투수 양지율에게 140km 직구에 헤드샷을 맞았던 전민재다. 검진 결과 골절, 망막 손상 등의 큰 부상을 당하지는 않았지만 안구 내 약간의 출혈이 생기면서 1주일 간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결국 1군 엔트리에서 빠져야 했다.당시 전민재는 리그 수위타자였다. 헤드샷 이탈 전까지 타율 3할8푼7리(93타수 36안타) 1홈런 10타점 14득점 OPS .925의 특급 성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두산에서 트레이드된 이후 주전 유격수로 자리 잡으며 인생 시즌을 만들어가는 중이었다. 그런데 불의의 헤드샷으로 잠시 쉬어가야 했다. 무엇보다 헤드샷이기에 복귀 이후 몸쪽 공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기지 않을까 모두가 걱정했다. 김태형 감독도 우려스러운 의견을 낸 바 있다.
그러나 전민재는 복귀 후 모두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17일 더블헤더 1차전 대타로 출격해 동점 희생플라이에 역전의 발판을 만드는 2사 후 안타, 2차전에서도 2타점 적시타에 다시 결승 득점으로 이어지는 안타를 때렸다. 그리고 이날 스리런 홈런까지. 전민재는 언제 헤드샷을 맞았냐는 듯 거리낌없이 그라운드를 누비고 과감하게 스윙을 돌리고 있다.
1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데이비슨, 방문팀 삼성은 이승현이 선발 출전했다.롯데 자이언츠 전민재가 5회말 2사 2,3루 좌월 3점 홈런을 치고 하이파이브를 있다. 2025.05.18 / foto0307@osen.co.kr
아직까지는 후유증이 있는 상황. 이날 경기 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도 선글라스를 끼고 진행했다. 그는 “현재 보이는 것은 다 돌아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바람이 많이 불면 눈이 많이 건조해진다. 그래서 선글라스를 계속 끼면서 눈을 막아주고, 인공눈물을 넣으면서 지내고 있다”라고 현재 눈의 상태를 설명했다.이어 그는 “2군에서 경기를 하고 왔지만 그래도 1군에서 경기하는 것은 또 다르다고 생각했다. 걱정이 조금 되긴 했다. 트라우마가 있으면 어떡할까 했는데 없었던 것 같다”고 웃었다. 
최근 롯데는 전민재의 헤드샷 이후 선수들이 연거푸 헤드샷을 맞고 있다. 이후 지난 11일 수원 KT전에서 이호준과 손성빈이 연달아 헤드샷을 맞았다. 이때는 변화구였지만 충격이 상당했다. 그리고 이날 전민재의 홈런에 앞서서도 5회 선두타자 장두성이 삼성 좌완 선발 이승현의 136km 직구에 다시 맞았다. 전민재 헤드샷 이후 3주 가량 3명이 더 헤드샷 피해를 봤다.
1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데이비슨, 방문팀 삼성은 이승현이 선발 출전했다.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과 선수들이 5회말 2사 윤동희의 머리로 향한 삼성 라이온즈 양창섭의 투구에 벤치 클리어링을 하고 있다. 2025.05.18 / foto0307@osen.co.kr
전민재의 홈런 이후에는 양창섭이 윤동희의 머리 쪽으로 148km 직구가 다시 날아왔다. 명백한 위협구였다. 결국 김태형 감독이 직접 뛰어나오면서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다. 전날 17일 경기에서는 전준우가 최원태의 어깨에 직구를 맞으면서 잠시 긴장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지만 벤치클리어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은 김태형 감독이 직접 나설 정도로 그라운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삼성 고참 선수들이 롯데 선수들에게 거듭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취하면서 벤치클리어링은 일단락됐다.최근 거듭된 예민한 상황에 대해 전민재는 “오늘 벤치클리어링을 처음 해봤다”라고 멋쩍게 웃으면서도 “요즘 유난히 우리팀에 이런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데 안타깝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주눅들지 않고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주장 전준우가 17일 경기에서는 물론 행동으로 보여주면서 젊은 선수들도 의지가 됐다. 전민재는 “어제 선배님이 화를 그렇게 세게 내시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런 모습을 처음 봐서 놀랐다”면서 “그만큼 주장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해주셔서 우리 선수들이 주눅들지 않게 해주시려는 같아서 좋았다”고 강조했다. 
1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데이비슨, 방문팀 삼성은 이승현이 선발 출전했다.롯데 자이언츠 전민재가 삼성 라이온즈에 6-3으로 승리한 후 김민성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5.05.18 / foto0307@osen.co.kr
복귀 후 3경기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다시 보여줬다. 앞으로도 매 경기, 하루만 보면서 임한다는 각오다. 그는 “당장 오늘과 내일만 보면서 살고 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좀 결과는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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