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더 브라위너(34)가 맨체스터 시티를 떠나는 날이 생각보다 더 빨리 다가올 전망이다. 그가 오는 6월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출전에 선을 그었다.
영국 '가디언'은 19일(한국시간) "더 브라위너는 아마도 올여름 맨시티 유니폼을 입고 FIFA 클럽 월드컵에 나서지 않을 거라고 밝혔다. 그는 FIFA가 선수들의 계약 만료를 앞둔 시기에 대회를 개최하는 점에 대해 비판했다"라고 보도했다.
더 브라위너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된다. 이미 맨시티와 작별은 확정됐다. 그는 "이번 시즌이 맨시티 선수로 마지막 몇달이 될 것이다. 이런 글을 쓰는 것은 쉽지 않지만 선수라면 언젠가 마주해야 될 상황이다. 맨체스터는 우리 가족에게 영원히 기억될 이름"이라며 맨시티와 10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는다고 발표했다.
또한 더 브라위너는 "좋든 싫든 이제 이별의 시간이다. 맨체스터는 우리 가족의 여권뿐만 아니라 마음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며 "이곳은 항상 우리의 집이다. 이 도시, 클럽 직원, 동료들, 친구들, 가족 모두에게 지난 10년의 여정을 함께해 준 것에 대해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사를 전한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갑작스런 이별은 맨시티의 결정이었다. 더 브라위너는 "나는 일년 내내 어떤 제안도 받지 못했고, 맨시티가 결정을 내렸다. 분명히 좀 놀랐지만, 받아들여야 한다. 솔직히 난 여전히 지금처럼 최고 수준에서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고백했다.

오는 26일 열리는 풀럼과 프리미어리그 최종전이 더 브라위너의 맨시티 고별전이 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그가 6월 중순 시작되는 FIFA 클럽 월드컵까지 출전한 뒤 맨시티를 떠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더 브라위너와 맨시티의 계약은 6월 30일까지 유효하기에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실제로 바이에른 뮌헨과 작별하는 토마스 뮐러는 클럽 월드컵까지 동행을 이어가기 위해 단기 계약을 맺기도 했다.
하지만 더 브라위너는 "말도 안 된다"라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18일 열린 FA컵 결승전에서 크리스탈 팰리스에 패한 뒤 "한창 새로운 계약을 해야 하는 시기에 대회를 밀어 넣으면 이런 일이 생긴다. 클럽 월드컵에서 다치기라도 하면 어떡하나? 난 나를 스스로 돌봐야 한다. 부상당하면 아무도 나를 책임져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 브라위너는 "그래서 아마 클럽 월드컵에 뛰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난 규칙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라며 FIFA의 행보를 비판했다.


더 브라위너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최상위 수준 무대에서 커리어를 이어가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 브라위너는 "난 결정을 내릴 준비가 되거나 편안해졌을 때 결정을 내리겠다. 일단 남은 두 경기를 끝내고 결정하고 싶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난 가족도 생각해야 한다. 내게는 아이 셋과 아내가 있다. 쉽지 않은 과정"이라고 밝혔다.
프리미어리그 잔류와 유럽 빅리그 이적 혹은 미국 등 신흥 리그 중 어느 게 가장 더 브라위너의 마음을 끌고 있을까. 그는 "모르겠다. 모든 조건이 가족과 나에게 잘 맞아 떨어져야 한다"라며 말을 아꼈다.
최근 더 브라위너의 다음 행선지로 이탈리아 나폴리가 급부상했다. 이탈리아 이적시장 전문가 잔루카 디 마르지오에 따르면 조반니 마나 나폴리 디렉터가 지난 몇 주간 맨체스터를 방문해 더 브라위너와 대화를 나눴고,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냈다. 더 브라위너도 나폴리 이적에 열려 있으며 그의 아내가 나폴리를 방문해 집을 알아보기도 했다.
그러나 더 브라위너는 프리미어리그 잔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스카이 스포츠'에 따르면 그는 다른 프리미어리그 팀으로 이적할 수도 있냐는 물음에 "아마도?"라고 답했다. 결국엔 더 브라위너 가족들의 선택에 그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더 브라위너는 맨시티에서 마지막 시즌을 무관으로 마쳤다. 맨시티는 올 시즌 맨시티는 프리미어리그에서 힘겨운 4위 경쟁을 벌이고 있고, 리그컵에선 4라운드 만에 짐을 쌌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16강 플레이오프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만나 탈락했고, 최후의 보루였던 FA컵 결승에선 팰리스에 0-1로 패하며 고개를 떨궜다.
더브라위너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아쉬운결말이다. 그는 맨시티를 넘어 프리미어리그 역사에 남을 전설 중 한 명이다.
더 브라위너는 2015년에 합류한 뒤 프리미어리그 우승 6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1회, FA컵 우승 2회,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우승 5회 등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통산 성적은 420경기 108골 177도움에 달한다.

맨시티 유니폼을 입고 치른 마지막 결승전에서 패하며 20번째 트로피를 놓친 더 브라위너. 그는 "괜찮다. 이번 결과가 지금까지 이뤄낸 것들을 바꾸는 건 아니다"라고 담담히 말했다.
더 브라위너는 오는 21일 본머스전을 통해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그는 어떤 기분일 것 같냐는 질문에 "난 괜찮다. 어떤 기분일지 모르겠다. 좀 이상할 것 같다. 그냥 한번 해보고 즐기려고 한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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