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29, 바이에른 뮌헨)가 수천 명에 달하는 팬들 앞에서 '마이스터샬레(분데스리가 우승 트로피)'를 높이 들어 올렸다.
바이에른은 18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마리앤플라츠에서 2024-2025시즌 우승 기념 행사를 진행했다. 나란히 챔피언에 오른 바이에른 남녀팀 선수단은 뮌헨 신시청 발코니에서 번갈아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축제를 즐겼다.
바이에른은 지난 5일 묀헨글라트바흐전에서 2-0으로 승리하며 분데스리가 두 경기를 남겨두고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뱅상 콤파니 감독이 새로 부임하자마자 일궈낸 통산 33번째 분데스리가 우승이다.
김민재도 커리어에 생애 첫 분데스리가 우승을 추가했다. 바이에른 2년 차에 챔피언이 된 그는 한국 선수 최초로 유럽 5대리그를 두 개나 제패한 주인공이 됐다. 김민재는 지난 2022-2023시즌 나폴리에서 세리에 A 정상에 오른 바 있다.

2년 만에 마이스터샬레를 되찾은 바이에른이다. 바이에른은 지난 시즌 토마스 투헬 감독 밑에서 분데스리가 3위에 그쳤다. 사비 알론소 감독이 지휘하는 레버쿠젠이 분데스리가 최초의 무패 우승을 달성했고, 슈투트가르트가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바이에른을 3위까지 끌어내렸다.
콤파니 감독이 부임한 이번 시즌은 달랐다. 그는 바이에른에 공격 축구를 이식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고, 초반부터 화끈한 공격력을 앞세워 선두로 치고 나갔다. 후반기엔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과 챔피언스리그 병행으로 휘청이기도 했지만, 2위 레버쿠젠도 미끄러져준 덕분에 일찍이 우승을 확정 지었다.

이날 바이에른 선수들은 팬들과 함께 거리에서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사회자가 이름을 부르면 한 명씩 발코니로 나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는 '원클럽맨' 토마스 뮐러를 시작으로 해리 케인과 마누엘 노이어, 다요 우파메카노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김민재도 빠지지 않았다. 독일 전통복장을 입고 나온 그는 알폰소 데이비스 다음으로 나와 양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그런 뒤 데이비스에게 건네받은 마이스터샬레를 치켜들었다.


김민재는 올 시즌 바이에른 우승의 주역 중 한 명이다. 그는 이번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43경기 3593분을 소화했고, 리그에서만 2289분을 출전했다. 이는 요주아 키미히에 이어 바이에른에서 두 번째로 많은 출전 시간이다.
콤파니 감독의 공격 축구가 가능했던 데도 김민재의 공이 크다. 김민재는 우파메카노와 호흡을 맞추며 넓은 뒷공간을 커버했다. 둘이 번갈아 오르내리며 수비 중심을 잡아준 덕분에 바이에른은 수비 라인을 중앙선 부근까지 끌어올리고 상대를 압박할 수 있었다.
특히 김민재는 지난해 10월부터 아킬레스건 부상을 안고 강행군을 소화했다. 전반기 내내 쉬지 않고 선발로 나서다가 탈이 나고 만 것. 하지만 김민재는 동료들이 줄부상으로 쓰러지면서 제대로 휴식하지 못했고, 진통제까지 먹어가며 뛰었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가 우려를 표할 정도로 '혹사의 아이콘'이 됐다.
강행군이 길어지자 실수도 잦아지기 시작했다. 김민재는 아킬레스건 문제로 3월 A매치를 건너뛰며 휴식을 부여받는가 싶었다. 하지만 이토 히로키가 복귀하자마자 중족골 골절이 재발하고, 우파메카노가 수술대에 오르면서 다시 이를 악물고 뛰었다. 그 결과 도르트문트전과 인터 밀란전에서 실점으로 이어지는 실수를 범하며 많은 비판에 직면했다.


결국 김민재는 다음 시즌 미래가 불투명하다. 바이에른은 적절한 제안이 온다면 그를 매각하고 수비진을 새로 꾸리겠다는 계획이다. 독일 'TZ'는 "바이에른은 김민재와 결별할 예정이다. 그는 클럽에서 잠재적인 판매 후보로 여겨진다"라며 "바이에른은 2년 전 5000만 유로(약 783억 원)의 이적료로 김민재와 계약했을 때 훨씬 더 많은 걸 바랐다"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이적료도 언급됐다. 독일 '빌트'의 크리스티안 폴크 기자에 따르면 바이에른은 김민재 매각을 통해 3000만 유로(약 469억 원)에서 3500만 유로(약 548억 원) 정도를 챙길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당초 예상됐던 금액에서 뚝 떨어진 액수다.
그간 꾸준히 바이에른 잔류 의사를 밝혀왔던 김민재도 마음이 바뀐 모양새다. 그 역시 조건만 맞는다면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폴크는 "김민재는 올여름 방출 후보 중 한 명이다. 김민재 본인도 매력적인 제안을 받는다면 팀을 떠나는 걸 꺼리지 않는다. 그는 뮌헨에서 활약에 대한 비판을 뼈저리게 느꼈다"라고 전했다.
바이에른은 이미 김민자의 대체자도 물색을 마쳤다. 그 주인공은 바로 195cm의 큰 키를 자랑하는 거구의 센터백인 요나탄 타. 폴크는 "바이에른이 타 영입전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이대로 영입을 완료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라며 "클럽이 올여름 김민재를 팔고 싶어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타가 이상적인 후임자가 될 수 있다. 그는 수비진의 부상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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