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보아가 '탄금'의 뒷 이야기를 전했다.
1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시리즈 '탄금' 조보아 배우 인터뷰가 진행됐다.
지난 16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탄금’(극본 김진아, 연출 김홍선)은 실종됐던 조선 최대 상단의 아들 홍랑이 기억을 잃은 채 12년 만에 돌아오고, 이복누이 재이만이 그의 실체를 의심하는 가운데 둘 사이 싹트는 알 수 없는 감정을 그린 미스터리 멜로 사극이다.
이날 조보아는 "작년 5월쯤에 촬영이 끝난 거 같다. 촬영도 8개월 정도 해서, 꽤 긴 시간이 흘렀다"라며 "공개도 그렇고, 이런 공식적인 인터뷰도 너무 오랜만이라 긴장이 됐다. 지난주에 공개가 되고 날씨 덕분인지, 많은 분들이 보고 연락도 해주시고 해서 살짝 실감이 아는 거 같다. 꽤 오래전에 촬영을 했고, 공개까지 많은 시간이 걸려서 항상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실감 안 나게 갑자기 오픈이 된 느낌"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극 중 조보아는 누구보다 간절히 동생의 행방을 찾아다닌 이복누이 재이 역을 맡았다. 조보아는 "시작부터 끝까지 감정적으로 정말 딥하게 끌고 가야하는 극이다 보니, 보는 사람 입장에서 더 힘들 수 있을거라 생각은 한다. 오히려 촬영에 임하는 입장에서는, 깊이 있었기 때문에 더 푹빠져서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라고 회상하며 "재이가 강단있고, 힘있고, 주체적인 캐릭터라기 보다는, 감정적으로 더 많이 다가갔다. 갖고 있는 슬픔. 어릴때부터 부모님께 사랑받지 못하고. 유일하게 가족이라 생각했던 동생 홍랑이를 잃어버리면서, 유년시절부터 힘든 재이의 감정을 이해하려고 더 노력을 했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가지고 있는 캐릭터보다는 수동적으로 흘러가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생각은 한다. 그래도 사건 사건마다 (나름대로) 열심히 끌고 갔다고 생각한다. 액션신도 감독님께 이야기해서 넣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힘들었던 순간도 떠올렸다. 조보아는 "수중 촬영할 때랑 말 탈 때가 생각이 아직 많이 난다. 10년 전쯤 ‘마의’를 준비하면서 ‘언젠가는 말을 탈 수 있으니 준비해 놔라’해서 승마를 시작했었다. 안타깝게도 그때는 승마 신이 없었는데, 시작을 하고 나니 중간중간에 감을 익히려고 노력했는데, 그러다 10년 후에 정말로 말을 타는 장면이 나왔다. 열심히 노력한 게 언젠가는 표현할 수 있게끔 나오는구나, 싶어서 신나게 달렸다"라며 "사극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도 깨달았고, 그러면서도 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력적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얼음 머금으면 입김이 안 난다던데, 그것도 일시적이었던 거 같다. 안에 수면바지 입고, 5겹씩 입고했다"라면서도 "저는 이 작품을 끝나고 회사에 또 사극 하고 싶다고 했을 정도로, 8개월 동안 푹 빠져서, 즐겨서 촬영을 했었다. 그리고 아쉬움이 남는 만큼, 또 해서 또 채워나가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항상 촬영하고 나면 아쉬움이 제일 크게 남는 거 같다. 이때 조금 이렇게 해볼걸, 저렇게 해볼걸.이라는 아쉬움도 후회도 남는 거 같고. 결과로 보일 때는 이렇게 저렇게 표현해 볼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현장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들도 언급했다. 조보아는 이재욱과 관련해 "이재욱이라는 배우가, 열정도 엄청나고, 욕심도 많고. 다른 스태프들과 같이 마주하는 애티튜드도 좋아서, 촬영할 때 리드도 많이 하고, 의지할 수 있게끔 도와줬다. 아무래도 저희 작품이 위험한 곳에서 촬영할 수밖에 없고, 안전을 우선시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재욱이가 그런 부분에서 의지할 수 있게 많이 도와줬다. 연기할 때도 같이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많이 배려를 해줬던 거 같다"라고 떠올렸다.
'현장에서는 누가 먼저 다가갔나'라는 질문에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워낙 성격이 좋아서. 저도 잘 다가가고, 낯을 많이 가리는 분이면 조심스러워지는데, 재욱 배우가 워낙 잘 다가와 줘서 금세 친해졌다"라며 "초반에는 재욱아, 랑아, 홍랑아 부르다가, 막판에는 재욱이가 너무 착하고 친해지기 좋아서 ‘천사야’라고 불렀다"라며 "그걸 듣고, 재욱이는 아무렇지 않아 하는 거 같더라. 그런데 저한테는 ‘누나’라고만 하더라"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엄지원과의 호흡도 전했다. 조보아는 "제가 너무 존경하고 뵙고 싶었던 선배님이었다. 어릴 때부터 같은 숍을 다녀서 인사만 계속했던 관계였는데, 선배님 작품을 보면서, 항상 너무 멋있으세요, 하고 리뷰한 적이 있었다. 그러다 같이 하게 됐다. 현장에선 강아지 얘기도 많이 하고, 깔깔깔 하는데, 세트 안으로 오면 매서운 눈빛으로 바뀌면서 연기를 해주셔서, 저도 집중하고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거 같다"라고 떠올렸다.

앞서 조보아는 지난해 10월 오래 교제한 예비신랑과 결혼식을 올렸고, 올해 4월 디즈니+ 시리즈 '넉오프'를 통해 복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상대역 김수현과 전 여자친구 고(故) 김새론의 열애를 둘러싼 사생활 문제로 '넉오프'의 공개가 무기한 연기됐다. '넉오프'의 모든 것들이 잠정 보류되면서 조보아의 복귀가 미뤄졌고, 최대 피해자라는 얘기도 나왔다.
이와 관련한 심경을 묻자, 조보아는 "너무 궁금하신 부분인 걸 잘 안다"라고 웃으며 "너무 조심스럽다. 누군가에게는 제 말이 상처가 될 수도 있다 보니, 말을 좀 아끼고 싶다"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그러면서 "그냥 열심히 오랜 기간을 준비한 작품이고, 애정이 정말 많이 담긴 작품이다. 언젠가는 그 노력을 알아주시고.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결혼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었다. 조보아는 "어렸을 때부터 늘 결혼에 대한 로망도 있었고, 열에 대한 열정도 있다 보니, 최대한 열심히 미루려고 했었다. 나름에는 미루면서 진행을 했던 거긴 하다. 일이랑 사적인 영역을 많이 분리하려고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결혼 후 제한된 배역 제안과 관련해서는 "신경이 안 쓰였다고 할 수는 없다. 그래도 조금 내려놓고 살려고 항상 노력한다. 내가 원했던 게 있으니,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결과를 즐겁게 받아들이면서 최선을 다해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져보려고 한다"라고 소신을 전했다.
지난 2012년 tvN '닥치고 꽃미남 밴드'로 데뷔한 조보아는 올해로 데뷔 13년 차를 맞이했다. 그는 최근 각종 예능을 통해 활약을 펼치기도. 이와 관련해 조보아는 "철 없이 사려고 하는 거 같다. 나이를 계속 먹어도, 20대에 철 없이 심플하게 살아왔던 저의 모습을 기억하고, 그렇게 살아가려고 노력한다"라고 웃으며 "사실 예능도 일이기에, 재미있어 나가는것 보다는, 저라는 사람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저는 팬들과의 소통이 부족한 사람인 거 같다. 또 저라는 사람은 모험심도 있고, 활발하게 활동성을 가지고 있는것도 좋아해서, 저도 모르게 그런 몸을 쓰는 예능에 출연하게 되는거 같다. 뷰티 메이크업은, 사실 스스로 꾸밀줄도 모른다. 이 분야로는 다른 분들처럼 잘 하질 못하는 편이라, 그것보다는 몸을 쓰면서 할 줄 아는 것들을 많이 선택하는 거 같다"라고 웃었다.

더불어 '커리어를 돌아보며 칭찬해 주고 싶은 지점이 있나'라는 질문을 받은 조보아는 "팬분들께서 제가 출연한 캐릭터마다 인형을 만들어서 선물을 해주셨다. '골목식당'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그걸 세어보니 19개더라"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거 자체가 뿌듯하더라. 그 시간을 초심을 잊지 않고 달려오고 있구나, 여기까지 왔구나,라는 걸 스스로 칭찬해 주고 싶다. 중간중간 지치고 힘들 때도 있지 않나. 항상 그런 순간이 존재했는데, 딛고 일어나려고 했던 부분을 칭찬해 주고 싶더라"라고 돌아봤다.
그간 그간 지켜온 자신만의 '원칙'에 대해 "욕심내지 말자. 조금 여유를 가지고. 20대 때는 욕심이 너무 많았는데, 그걸 따라가지 못하는 자신을 채찍질했던 거 같다. 30대에 접어들면서 조금은 내려놓고, 한 발짝 물러나서 편하게 바라보려고 하는 거 같다"라고 덧붙이며 "올해는 ‘탄금’이라는 작품이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았으면 좋겠다. 그로 인해서 더 바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한 해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끝으로 조보아는 '탄금'을 향한 깊은 애정을 보였다. 조보아는 연기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탄금'을 꼽으며 "재이의 일관되고 당찬 모습도 너무 매력 있게 봤고, 조금은 연약해 보이지만, 자신만의 굳은 의지가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라며 "너무 애정이 크고, 제가 사랑했던 캐릭터이기도 하고, 작품을 하면서 지친 적이 없었던 거 같다. 이동시간도 많고, 육체적으로 피로했던 부분이 있었지만, 너무 즐겁게 촬영했다. 현장에 도착해서 환복을 하고 재이가 되는 순간부터는, 감정적으로 제가 날아다니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지치고 딜레마도 있던 순간이 있었는데, 이번 작품은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과 욕심을 준 작품"이라고 전했다.
/yusuou@osen.co.kr
[사진] 엑스와이지 스튜디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