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린 잠실구장. 경기 직전 LG 더그아웃 앞에서 진행된 선수단 미팅에서 배재준(31)은 동료들의 축하를 받았다. 주장 박해민은 “재준이가 그 오랜 시간을 견뎌내면서 첫 홀드를 기록했기에 축하는 자리였다. 10 몇 년 걸렸던 개인 기록을 축하해줬다”고 소개했다.
배재준은 지난 13일 키움전에서 7-6으로 앞선 8회초 김진성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대타 전태현을 투수 땅볼 아웃으로 잡고 어준서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송성문을 9구째 151km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으며 큰 고비를 넘겼다. 2사 1루에서 최주환을 좌익수 뜬공으로 1점 차 리드를 지켜냈다. LG가 8회말 2점을 달아났고, 9회초 박명근이 등판해 경기를 끝냈다. 배재준은 데뷔 첫 홀드를 기록했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투수 배재준이 어깨 불편함으로 1군에서 말소됐다. 13년차 투수가 이제 꽃 피우려는데, 잔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LG는 18일 1군 엔트리에 변화를 줬다. 투수 최채흥, 배재준과 전날 더블헤더 특별엔트리로 등록된 외야수 박관우가 1군에서 말소됐다. 투수 우강훈이 1군으로 콜업됐고, 전날 더블헤더 특별엔트리로 등록됐던 투수 성동현이 그대로 엔트리에 남았다.
염경엽 감독은 “배재준은 어제 던지고 나서 어깨가 약간 불편하다고 한다. 2~3일은 쉬어야 하는데, 그럴 바에는 일주일 쉬어라고 오늘 제외시켰다. 내일 검사를 한 번 더 해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관리를 한다고 하는데도 부상자가 이렇게 나오니까 참 답답하네”라고 아쉬워했다.
2013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6순위로 LG의 지명을 받은 배재준은 2018년 데뷔전을 치렀다. 2019년 대체 선발로 기회를 받아 19경기(선발 12경기) 3승 4패 평균자책점 5.23을 기록한 것이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다.
불미스러운 일로 2020시즌은 자격정지 징계를 받아 뛰지 못했다. 복귀 후 2021년 15경기(32⅔이닝), 2022년 17경기(31⅓이닝) 불펜 추격조 임무였다. 2023년 단 1경기(1이닝 2실점) 던지고 지난해는 줄곧 2군에 머물렀다. 1군 엔트리에도 올라오지 못했다.

배재준은 올해 개막전 엔트리에 들었으나, 1경기도 등판하지 못한 채 5일 만에 2군으로 내려갔다. 4월 15일 1군에 콜업됐다. 염경엽 감독은 “2군에서 제일 좋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구속이 150km 이상 나온다. 구속이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왔다”고 언급했다.
140km 중반의 직구 구속이 투구폼 교정으로 투구 밸런스를 잡고 눈에 띄게 빨라졌다. 백스윙이 짧고, 얼굴 옆에서 팔이 멈췄다가 던진다. 얼핏 보면 그립이 보이고, 타자가 구종을 알아챌 수도 있어 보인다. 염 감독은 “포크볼 경우는 보일 수도 있다. 본인 스스로 그렇게 투구폼을 바꿨는데, 구속이 150km 넘게 빨라졌다. 누구도 뭐라 할 수 없다”고 웃으며 말했다.
배재준은 4월 16일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서 12-2로 크게 앞선 9회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2023년 5월 10일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707일 만에 1군 경기였다.
이후 배재준은 추격조로 던지며 4월에 6경기 평균자책점 8.22를 기록했다. 그러나 5월 들어 안정적인 투구를 보여주면서 필승조 임무를 맡기도 했다. 5월 5경기 4이닝 무피안타 5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평균자책점 ‘0’이었다. 150km 빠른 공과 포크볼 제구가 좋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어깨 잔부상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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