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김하성(탬파베이 레이스)이 그랬던 것처럼 김혜성(LA 다저스)도 호화군단의 두터운 뎁스를 도장깨기를 통해 뚫어내는 것일까.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9일(이하 한국시간) “LA 다저스 구단이 라인업의 핵심 자원인 토미 에드먼을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시키고, 그에 따른 로스터 조정으로 오랜 기간 팀의 유틸리티맨으로 활약한 크리스 테일러를 방출했다”라고 보도했다.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주역인 테일러는 최근 베테랑 백업 포수 오스틴 반스가 방출된 이후 다저스에서 가장 오래 뛴 야수로 남아 있었다. 올 시즌 28경기 타율 2할 2타점의 부진을 겪고 있었지만, 그의 방출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운영부문 사장은 “이번 주는 우리 모두에 매우 감정적인 한 주다. 반즈, 테일러 모두 구단에서 정말 많은 중요한 순간의 중심에 서있던 선수들이다”라며 “그러나 우리는 2021년 106승을 하고도 지구 우승을 놓쳤던 걸 기억한다. 정규시즌 최우선 목표는 지구 우승이다. 그것이 우리를 월드시리즈 우승의 유리한 고지로 이끌어준다고 생각한다”라고 파격적인 선수단 정리를 단행한 배경을 설명했다.
MLB.com은 “다저스는 일련의 로스터 이동을 통해 감정보다 지금 이기는 것이 우선이라는 메시지를 다시 한 번 명확히 했다”라고 평가했다.
테일러의 방출은 곧 김혜성의 생존을 의미했다. 김혜성은 당초 에드먼이 부상에서 돌아올 경우 마이너리그 강등이 유력해 보였지만, 빅리그에서 14경기 타율 4할5푼2리 1홈런 5타점 9득점 3도루 OPS 1.066의 경쟁력을 뽐내며 또 한 명의 경쟁자를 물리치는 데 성공했다. 김혜성은 다저스 입단 당시 개빈 럭스가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 이적하면서 이미 한 차례 도장깨기에 성공했던 터.
![[사진] 크리스 테일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5/19/202505191337774141_682ac76d525ac.jpg)
MLB.com은 “테일러의 방출은 KBO리그 스타 출신 김혜성이 향후 계속해서 로스터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김혜성은 2주 전 발목을 다친 에드먼 대신 메이저리그로 올라와 임시 자원으로 분류됐지만, 그는 빠르게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했다. 김혜성은 경기를 바꾸는 주력과 안정된 수비,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상대로도 통하는 콘택트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호평했다.
시즌 초반 다저스 벤치 멤버는 반즈, 테일러, 키케 에르난데스, 미겔 로하스 등 우타자 일색이었다. 그러나 이번 로스터 정리를 통해 김혜성, 달튼 러싱 등 좌타자들이 보다 많은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우리는 지금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김혜성과 같은)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그들을 성장시키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럭스에 이어 테일러까지 물리치며 향후 주전 경쟁 전망을 밝힌 김혜성. 과거 선배 김하성이 샌디에이고에 입단해 매니 마차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제이크 크로넨워스 등 스타군단 내야진을 뚫고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것처럼 김혜성도 도장깨기를 통해 다저스라는 최고 명문 구단에서 입지를 넓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backlight@osen.co.kr
![[사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 김하성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5/19/202505191337774141_682ac76de4fdd.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