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상캐스터 故오요안나의 안타까운 사망 배경에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음이 고용노동부 조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확인되면서, 그동안 가해자 및 방관자로 지목되었던 이들에게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의혹 제기 초기부터 비난 여론에 시달렸던 이들은 침묵하거나 부적절한 반응을 보였고, 이미 일부는 조사 결과와 별개로 실질적인 타격을 입었으며, 회사의 공식적인 조치도 예고된 상황이다.
‘故오요안나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은 지난 1월 한 매체의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지난해 9월 고인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지만 그 배경이 밝혀지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는데, 이후 고인이 남긴 유서와 지인들의 증언을 통해 특정 선배 기상캐스터들이 직장 내 괴롭힘의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충격을 안겼다.
고인의 유서에는 오보를 전가하거나, 정당한 업무 관련 지적에도 '후배가 감히 선배에게 지적한다'며 비난하고, 방송 출연 기회에 대해 부적절한 말을 하는 등 구체적인 괴롭힘 사례들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이 생전 MBC 관계자 4명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으나 묵살당했다는 의혹 또한 제기됐다.
의혹이 불거진 초기,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침묵으로 일관했다. 심지어 자신들의 SNS 댓글을 차단하고 출연하는 유튜브 채널의 댓글 기능까지 막으며 소통을 거부했음에도 불구하고, 본업인 기상캐스터로서 계속 뉴스에 출연하는 모습이 포착되어 대중의 비판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의 주변인들이 오히려 논란을 키우며 2차 피해를 유발했다는 비판도 일었다. 특정 선배 기상캐스터와 친분이 있던 일부 인물들이 나서서 옹호성 발언을 하거나,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듯한 '양쪽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는 식의 발언으로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들의 발언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으며 비난의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반면 MBC 기상캐스터 출신 박은지는 과거부터 직장 내 괴롭힘 문화가 있었음을 증언하며 고인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가해 의혹을 받은 인물 중 한 명인 김가영 기상캐스터는 진상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타격을 입었다. 파주시 홍보대사에서 해촉됐고, 출연 중이던 SBS '골 때리는 그녀들'에서는 편집됐으며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도 하차했다. 다른 유튜브 콘텐츠들 역시 그녀의 출연분을 보류하는 등, 의혹만으로도 그의 대외 활동에 상당한 제약이 발생했다. 이는 이번 사건 의혹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그리고 19일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결과 '괴롭힘 행위가 있었다'는 공식적인 판단이 발표되면서, 가해 의혹을 받았던 이들에 대한 MBC의 후속 조치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MBC는 고용노동부의 판단을 엄중히 수용하며 유족에게 사과하고, 일부 프리랜서들의 근로자성 판단에 대해서는 법적 검토를 거쳐 조속한 시일 내에 합당한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공식 조사에서 괴롭힘 사실이 인정됨에 따라 가해 지목 인물들은 이제 회사의 내부 규정 및 고용노동부 권고에 따른 조치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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