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 레전드의 클월 불참 선언, "FIFA, 제 정신이면 이런 일정 대회 만들지 마라"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05.19 21: 46

맨체스터 시티는 지난 1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잉글랜드 FA컵 결승에서 크리스탈 팰리스에 0-1로 패했다. 슈팅 23개를 퍼붓고도 끝내 팰리스 골문을 열지 못하며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이로써 맨시티는 2시즌 연속 FA컵 준우승에 그쳤다. 맨시티가 무관으로 시즌을 마친 건 2016-2017시즌 이후 8시즌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가 트로피를 하나도 들어 올리지 못한 것 역시 커리어 전체를 통틀어 두 번째 일이다.
반면 팰리스는 1905년 창단 이후 첫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거머쥐며 새 역사를 썼다. 그동안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와 리그 원(3부리그) 

우승밖에 없었다. FA컵으로만 봐도 1871년 창설 이후 164년 역사상 최초의 우승이다. 이번 우승으로 팰리스는 다음 시즌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무대까지 밟게 됐다.
맨시티의 레전드 케빈 더 브라위너도 출전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그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된다. 이미 맨시티와 작별은 확정됐다. 그는 "이번 시즌이 맨시티 선수로 마지막 몇달이 될 것이다. 이런 글을 쓰는 것은 쉽지 않지만 선수라면 언젠가 마주해야 될 상황이다. 맨체스터는 우리 가족에게 영원히 기억될 이름"이라며 맨시티와 10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는다고 발표했다.
또한 더 브라위너는 "좋든 싫든 이제 이별의 시간이다. 맨체스터는 우리 가족의 여권뿐만 아니라 마음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며 "이곳은 항상 우리의 집이다. 이 도시, 클럽 직원, 동료들, 친구들, 가족 모두에게 지난 10년의 여정을 함께해 준 것에 대해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사를 전한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갑작스런 이별은 맨시티의 결정이었다. 더 브라위너는 "나는 일년 내내 어떤 제안도 받지 못했고, 맨시티가 결정을 내렸다. 분명히 좀 놀랐지만, 받아들여야 한다. 솔직히 난 여전히 지금처럼 최고 수준에서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고백했다.
더 브라위너는 2015년에 합류한 뒤 프리미어리그 우승 6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1회, FA컵 우승 2회,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우승 5회 등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통산 성적은 420경기 108골 177도움에 달한다.
오는 26일 열리는 풀럼과 프리미어리그 최종전이 더 브라위너의 맨시티 고별전이 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그가 6월 중순 시작되는 FIFA 클럽 월드컵까지 출전한 뒤 맨시티를 떠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더 브라위너와 맨시티의 계약은 6월 30일까지 유효하기에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실제로 바이에른 뮌헨과 작별하는 토마스 뮐러는 클럽 월드컵까지 동행을 이어가기 위해 단기 계약을 맺기도 했다.
그러나 더 브라위너는 맨시티 소속으로 클럽 월드컵에 나가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클럽 월드컵은 6월 미국에서 개최된다.원칙적으로는 계약 종료 직전이기에 맨시티 소속으로 나갈 수 있다. 하지만 맨시티와 이별이 확정된 그로서는 애매한 상황. 그러자 더 브라위너는 직접 대회에 나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더 브라위너는 "클럽 월드컵의 시기가 말이 안 된다. 계약 종료 시점에 억지로 새로운 대회를 밀어 넣으니 이런 일이 생긴다. 내가 클럽 월드컵에서 다치기라도 하면 어떻게 되겠나"라면서 "그땐 아무도 나를 책임지지 않는다. 그래서 아마 클럽 월드컵에는 나가지 않을 것이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아직 나의 차기 행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나와 가족 모두를 고려해야 한다. 솔직히 유럽 잔류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라면서 "이 경기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한 것은 아쉽다. 그래도 여기서 우승 못한다고 내가 맨시티서 이뤄낸 업적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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