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의 기다림이 드디어 결실을 맺기 직전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마테우스 쿠냐(26, 울버햄튼 원더러스) 영입을 눈앞에 뒀다.
글로벌 매체 'ESPN'은 20일(이하 한국시간) "맨유는 울버햄튼으로부터 쿠냐 영입을 마무리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맨유는 올여름 그를 영입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맨유는 6250만 파운드(약 1165억 원)의 바이아웃 조항이 있는 브라질 출신 쿠냐와 공격수를 추진하고 있다. 클럽 소식통은 맨유의 관심은 수요일 열리는 토트넘과 유로파리그 결승전에 집중되어 있다고 주장하지만, 계약에 대해 잘 아는 소식통은 협상이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다'라고 설명했다"라고 덧붙였다.
맨유는 이미 거액을 들여 쿠냐의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할 준비를 마쳤다. 맨유는 22일 스페인 빌바오의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열리는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토트넘을 꺾고 우승해야만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 무대를 밟을 수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아무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ESPN에 따르면 쿠냐는 맨유의 다음 시즌 UCL 진출 여부와 상관없이 올드 트래포드(맨유 홈구장)로 이적할 의향이 있다. 사실상 계약에 서명하는 일만 남은 셈이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도 같은 내용을 전했다. 이미 'Here we go'를 외쳤던 그는 "맨유는 울버햄튼과 접촉할 예정이다. 이미 선수 측과 합의는 거의 완료됐다. 최종 세부사항이 명확해지고 있다. 쿠냐는 'YES'라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 역시 같은 날 쿠냐가 이번 시즌이 끝나는 대로 맨유 유니폼을 입을 거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맨유는 6250만 파운드의 방출 조항을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쿠냐는 다른 클럽들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맨유에서 뛰고 싶어 한다. 계약이 거의 합의되었다고 들었다"라고 전했다.
또한 스카이 스포츠는 "쿠냐는 이번 주말에 시즌이 끝나면 맨유에 합류하도록 예정돼 있다"라며 "아직 맨유와 울버햄튼 간의 직접적인 접촉은 없었다. 하지만 시즌이 끝나면 공식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맨유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6위까지 추락하며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쿠냐의 맨유 사랑은 꺾이지 않은 모양새다. 스카이 스포츠에 따르면 한 소식통은 "쿠냐는 맨유를 사랑한다"라고 말했다.
매체는 "쿠냐는 맨유가 전 세계를 통틀어도 아주 큰 클럽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는 울버햄튼보다 두 계단 아래 있는 맨유로 이적을 미루지 않을 것"이라며 "맨유를 포함한 5개의 프리미어리그 클럽이 이번 여름 쿠냐를 영입하고자 했다. 아스날과 아스톤 빌라는 물론이고 사우디아라비아 클럽들도 쿠냐의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할 의향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곧 맨유 유니폼을 입게 될 쿠냐는 스트라이커뿐만 아니라 윙어까지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자원이다. 브라질 출신답게 공을 다루는 기술도 뛰어나며 강력한 슈팅과 연계 능력까지 지녔다. 올 시즌에만 34경기 17골 6도움을 터트리며 팀 내 최다 득점을 책임지고 있다.
쿠냐는 어릴 적부터 유럽에서 주목받는 기대주였다. 그는 라이프치히와 헤르타 베를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선 크게 활약하지 못했지만, 프리미어리그에 도착한 뒤 재능을 꽃피웠다. 쿠냐는 2023년 울버햄튼 유니폼을 입은 뒤 90경기 33골 15도움을 기록 중이다. 황희찬과도 5골을 합작하는 등 좋은 호흡을 보여주곤 했다.
쿠냐의 활약이 계속되자 수많은 프리미어리그 빅클럽들이 탐을 냈다.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선 아스날로 이적할 수도 있었다. 부카요 사카와 카이 하베르츠, 가브리엘 제주스 등 공격 자원들이 줄줄이 쓰러진 아스날이 그에게 접근한 것. 하지만 쿠냐는 강등권에서 헤매는 울버햄튼을 구하기 위해 러브콜을 뿌리쳤다.
그리고 울버햄튼에 남아 팀을 강등 위기에서 구한 쿠냐. 그는 이제 맨유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예정이다. 쿠냐는 지난달 영국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이제 우리는 (잔류) 목표를 거의 달성했다. 하지만 다음 단계를 밟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렸다. 난 우승이나 큰 것들을 두고 싸우고 싶다. 난 잠재력이 있다"라며 공개적으로 이적을 선언한 바 있다.

쿠냐는 후벵 아모림 감독이 이끄는 맨유에서 3-4-2-1 포메이션의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을 전망이다. 영국 'BBC'는 "쿠냐는 아모림이 선호하는 3-4-2-1 포메이션에서 두 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 중 하나에서 뛰기에 이상적인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지금도 울버햄튼에서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의 지휘 아래 비슷한 시스템에서 활약하고 있다"라고 짚었다.
ESPN 역시 "아모림은 쿠냐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는 쿠냐를 자신의 3-4-3 시스템에서 10번 역할 중 하나를 맡을 완벽한 선수로 꼽았다. 소식통에 따르면 맨유는 크리스탈 팰리스의 에베리치 에제와 브렌트포드의 브라이언 음뵈모도 살펴봤다"라고 설명했다.
매체는 "맨유는 쿠냐 영입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들은 보드진이 전체 임금 규모를 줄이려고 하는 상황에서 쿠냐가 구단의 개편된 연봉 구조에 맞추기로 동의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사실 맨유는 2022년에도 쿠냐를 눈독 들였다. 당시 맨유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뛰고 있던 쿠냐의 에이전트와 접촉하며 이적 가능성을 모색했다. 그러나 이적료 문제로 불발됐고, 결국 쿠냐는 완전 이적 옵션이 포함된 임대 형태로 울버햄튼에 합류했다. 돌고 돌아 3년 만에 쿠냐와 만나기 직전인 맨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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