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롭 감독이 AS 로마에 부임한다는 깜짝 소식은 결국 거짓으로 막을 내렸다.
영국 '더 선'은 20일(한국시간) "클롭의 에이전트는 '리버풀 전설'인 그가 로마 감독이 되기로 합의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놀라운 감독직 복귀를 준비하지 않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탈리아에서 보도된 바에 따르면 독일 출신 클롭이 세리에 A 로마의 새로운 사령탑이 될 것이라고 한다. '라 스탐파'는 그가 오랜 협상 끝에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을 대체하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클롭 감독은 지난 일요일 댄 프리드킨 로마 회장에게 다른 구단의 제안을 거절한 뒤 'OK'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전했다.
발단은 라 스탐파의 보도였다. 매체는 같은 날 로마가 클롭과 이미 감독 계약에 합의했다고 알렸다. 로마 측에서 오래 전부터 클롭 감독 선임을 준비해 왔으며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내용까지 언급됐다. 라 스탐파는 클롭이 원래는 구단주를 교체 중인 또 다른 팀에 부임하기로 약속했으나 해당 프로젝트가 무산되자 곧바로 로마행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지 시각으로 '5월 18일 오후 10시 57분' 클롭 감독이 단 프리드킨 로마 회장에게 'OK' 사인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클롭이 감독으로 복귀한다는 소식은 빠르게 퍼져나갔다. 이탈리아 '로마 프레스'는 "여러 선수들의 이적과 방출이 예고돼 있고, 클롭은 이를 직접 주도하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라니에리 감독이 완전히 물러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클롭을 보좌하는 '시니어 어드바이저'로 새 체제에 잔류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스페인 '문도 데포르티보' 역시 "충격적인 소식"이라며 "클롭은 로마에서 감독직을 맡을 수 있다는 그린라이트를 받았다고 한다. 로마로부터 공식적인 확인은 없었다. 하지만 공식 발표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징후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조명했다.
또한 매체는 "만약 클롭의 로마 부임이 확정된다면 예상치 못한 일이 될 거다. 그는 리버풀과 작별 인사에서 오랜 시간 감독직을 쉬겠다고 말했다. 그는 마음이 바뀐 걸까?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게다가 로마 구단도 클롭을 암시하는 듯한 영상을 게시하며 소문에 불을 지폈다. 로마 구단은 소셜 미디어에 로마의 상징적 기념물들의 이니셜을 차례로 등장시켰다. 콜로세움(Kolosseum)과 로물루스와 레무스를 키운 암늑대 '루파(Lupa)', 올림피코 스타디움(Olimpico), 성 베드로 성당(Pietro San), 판테온(Pantheon). 그리고 이니셜을 모으면 'KLOPP'이 된다.

하지만 모두 해프닝에 불과했다. 최초 보도가 나온 지 하루도 되지 않아 클롭 측에서 직접 소문을 부인한 것. 그의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마크 코시케는 중동 '윈 윈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클롭이 AS 로마의 새로운 감독이 된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시각으로 전날 밤 클롭의 로마행을 보도했던 라 스탐파도 빠르게 말을 바꿨다. 매체는 "리버풀과 도르트문트를 거치며 세계적 명성을 얻은 클롭이 로마의 새 감독으로 부임하는 게 아니냐는추측이 일었다. 하지만 오늘 아침 우리가 이를 보도하자 구단은 즉각 부인했다. 클롭은 로마 벤치에 앉지 않을 거라고 밝혔다. 이로써 하루 동안 떠돌았던 로마의 이적시장 계획에 관한 추측들도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라고 내용을 수정했다.

로마 프레스도 "클롭의 에이전트는 로마 부임 소문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최근 클롭이 로마와 계약에 동의했다는 소식을 빠르게 부인했다. 어젯밤 이탈리아 유력지 중 하나인 라 스탐파에서 로마가 전 리버풀 감독인 클롭과 합의에 도달했다는 기사를 보도했지만, 그의 에이전트가 상황을 명확히 밝혔다"라고 전했다.
결국 모두를 놀라게 했던 클롭 감독의 로마 부임 소식은 빠르게 수그러들었다. 그는 1년 전 계약 기간을 남겨두고 리버풀을 떠나면서 오랫동안 감독 생활을 쉬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클롭 감독이 로마 지휘봉을 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에 파장이 컸지만, 에이전트 측에서 즉각 수습하며 없던 일이 됐다.

당분간은 클롭이 지도자로 현장에 복귀하는 일은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그는 지난해 1월 번아웃을 이유로 2023-2024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더 남아있었지만, 리버풀 측도 클롭의 뜻을 존중해 보내주기로 택했다.
당시 클롭은 "난 이 클럽과 도시의 모든 걸 사랑한다. 우리 서포터즈와 팀, 직원들까지 모두 사랑한다"라며 끝까지 리버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실제로 그는 여러 팀의 러브콜을 받았으나 모두 거절하며 감독직과 거리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이유도 아닌 번아웃으로 리버풀을 떠난 만큼 쉽게 다른 팀에 부임할 일은 없을 가능성이 크다.
클롭은 지난달에도 레알 마드리드 부임설에 휩싸였다. 하지만 이 역시 루머에 그쳤다. 당시 영국 '텔레그래프'는 "클롭은 리버풀을 떠난 뒤로도 레알 마드리드와 연결되고 있다. 그러나 그는 내년 여름 이전에 감독으로 복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클롭은 레드불 그룹의 글로벌 축구 책임자를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처음부터 레드불에 헌신하겠다고 다짐했다"라고 전했다.
만약 클롭이 감독으로 돌아오더라도 그는 클럽팀이 아닌 대표팀 부임이 유력하다. 그는 이전부터 독일 대표팀을 지휘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는 행정가로 변신한 클롭이다. 그는 올해 1월부터 레드불 그룹의 글로벌 축구 책임자를 맡아 그룹 산하 구단 네트워크를 관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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