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대체선발→2군→대체선발, 불안한 입지에도 왜 “행복하다” 웃었나…개명+방출+입단테스트 ‘야구가 간절하기에’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5.05.21 09: 41

개명, 보상선수 지명, 방출, 입단테스트. 우여곡절 끝 현역을 연장했기에 그 누구보다 야구가 소중하다. 확실한 자리 없이 2군과 1군 대체 선발을 오가고 있지만, 조이현(30)은 “너무 행복하다”라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프로야구 KT 위즈 조이현은 지난 2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4차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5피안타 1사구 3탈삼진 1실점 70구 투구로 시즌 첫 승을 올렸다. 팀의 5-3 승리를 뒷받침한 값진 호투였다. 
경기 후 만난 조이현은 “경기에 앞서 전력 분석 미팅을 했고, (장)성우 형이 좋은 방향으로 잘 이끌어주셨다. 포수 사인 나는 대로 편하게 보고 던졌다”라며 “늘 그렇듯 내가 첫 번째 투수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 불펜진이 좋아서 뒤 투수들에게 편한 상황을 물려주기 위해 잘 던지려고 했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KT가 대체 선발 조이현의 깜짝 호투를 앞세워 KIA 5연승 도전을 저지했다. 프로야구 KT 위즈는 2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4차전에서 5-3으로 승리했다.257일 만에 선발승을 이뤄낸 KT 조이현이 헤이수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5.05.20 /cej@osen.co.kr

20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홈팀 KT는 조이현을, 방문팀 KIA는 윤영철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1회초 KT 선발 조이현이 역투하고 있다. 2025.05.20 /cej@osen.co.kr

조이현은 휴식 차 2군으로 내려간 소형준의 대체 선발이었다. 올해 1군 등판은 5일 수원 NC 다이노스전(5이닝 2실점)이 전부였고, 최근 등판이었던 14일 퓨처스리그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이닝 5실점(3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깜짝 호투를 선보이며 작년 9월 5일 사직 롯데전 이후 257일 만에 선발승을 신고했다.
조이현은 “5일 NC전을 마치고 2군으로 내려갈 때 오늘(20일) 선발 등판을 준비하라는 말을 들었다. (일정이 불규칙하지만) 평소처럼 똑같이 준비했다. 지난번에도 퓨처스리그에서 던지고 1군 선발로 나섰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준비했다”라고 설명했다. 
20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홈팀 KT는 조이현을, 방문팀 KIA는 윤영철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2회초 KT 선발 조이현이 역투하고 있다. 2025.05.20 /cej@osen.co.kr
이날 상대는 주말 두산 베어스전 스윕을 비롯해 4연승을 질주하며 5할 승률에 도달한 KIA였다. 조이현의 경우 지난해 4월 2일 수원에서 KIA 타선에 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5실점 난타를 당한 뼈아픈 기억도 있었다. 
조이현은 “신경이 조금 쓰인 게 사실이었다. 지난 시즌 첫 등판이 KIA전이었는데 경기력이 되게 안 좋았다. 그래서 평소보다 더 긴장이 됐다”라며 “1회를 잘 막고 내려와서 우리 타선이 상대 선발투수한테 2점을 뽑았을 때 그래도 오늘 경기가 나쁘진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20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홈팀 KT는 조이현을, 방문팀 KIA는 윤영철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6회초 1사 2루 KT 조이현이 교체되고 있다. 2025.05.20 /cej@osen.co.kr
조이현은 제주고 시절 이영민 타격상을 받은 타자 유망주였다. 당시 그의 이름은 영우. 이후 2014년 신인드래프트서 한화 이글스의 2차 5라운드 47순위 지명을 받고 투수로 전향했지만, 빛을 보지 못했다. 첫 두 시즌 동안 1군 7경기가 전부였고, 2015년 12월 한화와 FA 계약한 정우람 보상선수로 팀(한화→SK)까지 옮겨야 했다. 
상무로 향해 재기 가능성을 보이기도 한 조이현은 전역 후 부진 및 팔꿈치 부상을 겪으며 SSG 랜더스에서 웨이버 공시됐다. 개명(영우→이현) 또한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경력 단절 위기에 처한 조이현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구단은 KT였다. 방출 이후 전 동료 정영일이 운영하는 레슨장에서 개인 훈련을 하던 조이현은 2022년 11월 익산으로 향해 이강철 감독이 보는 앞에서 입단테스트를 실시했다. 결과는 합격. 
KT가 대체 선발 조이현의 깜짝 호투를 앞세워 KIA 5연승 도전을 저지했다. 프로야구 KT 위즈는 2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4차전에서 5-3으로 승리했다.KT 이강철 감독이 조이현과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2025.05.20 /cej@osen.co.kr
조이현은 첫해 18경기 2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6.69로 재계약에 성공했다. 선발진에 구멍이 날 때마다 대체 선발 임무를 수행했고, ‘MVP’ 에릭 페디(당시 NC 다이노스)와 선발 맞대결을 펼쳐 그에게 KBO리그 첫 패를 안기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조이현은 지난해 16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6.30으로 팀에 헌신하며 현역을 또 연장했다.
조이현은 "KT에 와서 너무 행복하고 재미있다. 다시 이렇게 야구를 할 수 있게 해주셔서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고 더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한다"라고 구단을 향한 진심을 전했다.
조이현은 또 언제 올지 모르는 대체 선발 등판을 위해 오늘도 묵묵히 땀방울을 흘릴 계획이다. 그는 "똑같이 평소처럼 운동하고 잘 던지면서 준비하겠다"라고 또 한 번의 깜짝 호투를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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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대체 선발 조이현의 깜짝 호투를 앞세워 KIA 5연승 도전을 저지했다. 프로야구 KT 위즈는 2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4차전에서 5-3으로 승리했다.경기를 마친 뒤 승리를 거둔 조이현이 문상철에게 기념구를 받고 있다. 2025.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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