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소리가 나서 봤더니…”
프로야구 NC 다이노스는 현재 울산에서 임시 거처를 마련해서 쓰고 있지만, 여전히 불편한 원정 숙소 생활을 하고 있다. 원정 32연전의 강행군 끝에 홈 경기를 치르고 있지만 창원NC파크만한 훈련 여건은 없다.
지난 16~18일 키움과의 더블헤더를 포함한 울산 3연전을 마치고 NC 선수단은 다시 창원으로 돌아갔다. 창원에서 오랜 원정 생활의 여독을 잠시 풀고 20일 오전, 다시 울산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이동일에도 방망이를 놓지 않았던 선수가 있었다. 바로 내야수 김휘집이었다. 김휘집은 울산에서 창원으로 돌아오던 날, 그리고 창원에서 다시 울산으로 오던 날에도 실내에서 나홀로 특타를 치고 있었다.

이호준 감독은 “울산 경기 끝나고 창원으로 돌아간 날, 잠시 야구장에 물건을 두고 와서 가지러 갔는데 실내에서 타격 소리가 났다. 그래서 뭔가 싶어서 가봤더니 (김)휘집이 혼자서 배팅을 치고 있더라. 조용히 못본 척 하고 뒤로 빠져나왔다”면서 “그리고 오늘(20일) 아침에도 울산으로 출발하기 전에 실내 훈련장에 가봤더니 소리가 나더라. 휘집이도 또 혼자서 치고 있더라”고 전했다.올해 이호준 감독 야구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봤던 김휘집이다. 하지만 올해 42경기 타율 1할5푼9리(126타수 20안타) 4홈런 11타점 OPS .542의 성적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NC가 1라운드, 3라운드 신인지명권을 키움에 내주면서 데려온 선수다. 그리고 실제로 지난해 커리어에서 가장 많은 140경기 출장해 타율 2할5푼8리(488타수 126안타) 16홈런 73타점 OPS .747의 성적을 거뒀다. 올해 이호준 감독 체제에서 주전 3루수로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좀처럼 페이스가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쾌활하면서도 야구에는 진심인 김휘집이다. 그러나 야구에 진심인 만큼 성적이 따라주지 못하고 있다. 포수 김형준, 유격수 김주원과 함께 NC의 미래를 책임질 ‘3金’의 마지막 퍼즐이 제대로 끼워지지 않고 있다.

“(김)형준이는 이제 적절하게 체력 안배를 해주면 지금 페이스를 잘 이어갈 것이라고 본다. 재능이야 워낙 좋았던 선수다. 표정이 좋냐 안 좋냐만 본다. 요즘은 표정이 좋다. (김)주원이도 저는 아직까지 괜찮다고 본다. 분명히 더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하는 이호준 감독이다. 다만 김휘집이 아직까지 페이스를 못 찾는 것이 고민이다. 무엇이 문제인지도 알고 훈련도 누구보다 열심히 한다. 그러나 풀리지 않는다.이 감독은 “제가 감독 오기 전부터 프런트나 코칭스태프가 이구동성으로 야구에 진심이고 열심히 하는 친구이고 성실하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안 풀리니까 안타깝기도 하다. 본인이 얼마나 지금 답답하겠나”라며 “코치들도 시킬 게 없다. 이미 알아서 다 한다. 문제가 무엇인지도 서로가 잘 알고 있다”고 함께 답답함을 공유했다.
일단 선구안이 다시 잡혀야 한다고 이호준 감독은 진단하고 있다. 그는 “자기 존이 있어야 한다. 선구안이 좋아야 한다. 존에 오는 공을 쳤을 때 안타가 되든 안되든 10개 모두 인플레이 타구가 나와야 한다. 그런데 존이 없이 아무 공이나 막 치다 보면 좋은 타구가 안 나온다”면서 “휘집이도 지금은 약간 그런 게 있다. 그래도 금방 되는 게 아니다. 높은 쪽에 오는 게 계속 스트라이크로 보여서 나가는데 어떻게 하나. 지금 약간 오래 지속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사령탑 입장에서는 이제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것을 알고 있기에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믿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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