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FA 이적생 투수 엄상백(29)이 4년 만에 퓨처스리그 마운드에 올랐다.
엄상백은 지난 21일 문경야구장에서 열린 2025 메디힐 KBO 퓨처스리그 상무와의 경기에 선발등판, 3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승패는 기록하지 않았다.
지난 16일 1군 엔트리 말소 후 5일 만에 퓨처스리그 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엄상백의 퓨처스리그 등판은 KT 소속이었던 2021년 7월30일 KIA전 이후 4년 만이었다. 당시 도쿄올림픽으로 시즌이 중단돼 1군 선수들도 퓨처스리그에서 컨디션 점검을 할 때였다.
상무 복무 기간을 제외하고 엄상백이 2군으로 내려간 상황에서 퓨처스리그 등판은 2019년 이후 사실상 6년 만이었다.
1회 류승민을 우익수 뜬공 처리한 뒤 류현인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엄상백은 이재원을 헛스윙 삼진, 한동희를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실점 없이 첫 이닝을 막았다.
그러나 2회 선두타자 윤준호에게 비거리 130m 좌중월 솔로 홈런을 맞아 첫 실점했다. 전의산을 2루 땅볼 처리한 뒤 한승연에게 좌전 안타를 내준 엄상백은 김재상을 우익수 뜬공, 박찬혁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추가 실점 없이 2회를 마쳤다.
3회에는 류승민을 유격수 땅볼 처리한 뒤 류현인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이재원을 우익수 뜬공 잡았으나 한동희를 볼넷으로 출루시킨 뒤 윤준호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맞아 추가 실점했다. 전의산을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3회를 마친 엄상백은 4회 한승연을 헛스윙 삼진 잡았다. 김재상에게 우중간 안타를 내줘지만 박찬혁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마운드를 권민규에게 넘겼다.
이닝 중 교체였는데 부상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었다. 총 투구수 63개로 최고 시속 145km, 평균 144km 직구(30개), 체인지업(29개) 중심으로 슬라이더(4개)를 섞어 던졌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4년 최대 78억원에 한화로 FA 이적한 엄상백은 올해 8경기(32⅓이닝) 1승4패 평균자책점 6.68 탈삼진 28개 WHIP 1.82 피안타율 3할2푼3리로 부진한 끝에 2군행 통보를 받았다. 고액 FA 이적생이라 부진이 더욱 부각됐다.
시즌 첫 3경기 모두 5회를 넘기지 못한 채 패전을 안으면서 시작부터 좋지 않았다. 지난달 18일 대전 NC전에서 5이닝 4실점으로 첫 승을 신고하고, 25일 대전 KT전에선 6이닝 1실점으로 첫 퀄리티 스타트했다. 이달 2일 광주 KIA전도 5이닝 2실점으로 안정을 찾는가 싶었지만 최근 2경기에서 무너졌다.
지난 9일 고척 키움전에서 솔로 홈런만 4방을 허용하며 3⅔이닝 4실점으로 조기 강판됐고, 15일 대전 두산전에선 2이닝 5실점으로 최악의 투구를 했다. 최고 시속 150km, 평균 146km 직구로 구위는 좋았지만 직구, 변화구 가릴 것 없이 제구가 되지 않으면서 무너졌다.
결국 이튿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2군에 내려가 조정 시간을 갖기로 했다. 퓨처스리그 첫 등판에서도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며 불안감을 보였지만 지금 엄상백에겐 결과보다 과정, 리프레시가 중요하다.

엄상백은 오는 29일부터 1군 엔트리 재등록이 가능하다. 대체 선발로 들어온 2년차 좌완 황준서가 21일 창원 NC전에서 3⅓이닝 2피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나쁘지 않은 투구 보여준 만큼 엄상백에게 조금 더 재정비 시간이 주어질 수도 있다.
한편 이날 퓨처스리그 경기는 한화가 상무에 8-5로 승리했다. 13연승 이후 3연패를 끊은 한화 퓨처스는 27승14패1무(승률 .659)로 북부리그 1위를 굳건히 했다. 두 번째 투수 권민규가 2⅓닝 1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올렸다. 마무리 원종혁이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4세이브째.
타선에선 김건이 9회 시즌 4호 솔로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임종찬도 4호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 김인환이 시즌 1호 홈런 포함 5타수 2안타 1타점을 올렸다. 신인 배승수와 한지윤도 각각 5타수 2안타, 3타수 2안타 1타점 2볼넷으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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