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세에 예비 FA 시즌을 맞이한 베테랑의 방망이가 심상치 않다. 지금 기세라면 은퇴를 해도 무방한 나이에 세 번째 FA 대박을 충분히 칠 수 있을 듯하다. 최형우는 옛날도 지금도 KIA 타이거즈 타선의 대체 불가 선수이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5차전에서 1-3으로 패하며 2연패에 빠진 KIA. 패배 속에서도 빛을 발휘한 선수가 있었으니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맹타를 휘두른 최형우다.
1회초 유격수 땅볼로 몸을 푼 최형우는 1-2로 뒤진 3회초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KT 선발 고영표 상대 우측으로 2루타를 날려 최근 8경기 연속 안타에 성공했다. 그리고 여전히 1-2로 끌려가던 5회초 1사 1루에서 3루수 키를 살짝 넘기는 행운의 2루타를 치며 일찌감치 멀티히트를 달성했다.
최형우의 방망이는 멈추지 않았다. 1-3으로 뒤진 7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바뀐 투수 손동현에게 중전안타를 뽑아내며 15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5경기 만에 시즌 4번째 한 경기 3안타를 완성했다.
최형우는 3안타 활약에 힘입어 시즌 타율을 3할2푼4리에서 3할3푼6리로 끌어올렸다. 삼성 라이온즈 김성윤(타율 3할4푼)에 이어 프로야구 타격 2위를 차지한 순간이었다.
42세 최형우의 시즌 활약은 그야말로 경이로운 수준이다. 44경기 타율 3할3푼6리 51안타 8홈런 31타점 22득점 장타율 .605 출루율 .430 OPS 1.035의 환상적인 기록으로 호랑이군단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OPS, 출루율 1위, 타율, 2루타(15개), 장타율 2위, 안타 8위, 타점 공동 8위, 홈런 공동 9위 등 쟁쟁한 후배들을 제치고 각종 타격 지표 상위권을 독식 중이다. KIA 해결사라는 별명답게 득점권 타율도 3할7푼5리에 달한다.

KIA 타선이 최근 부상자 속출, 타격 슬럼프 장기화 등 각종 변수에 신음 중이지만, 최형우만큼은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늘 중심타선에서 자기 몫을 해내고 있다. 20일과 21일 경기에서 오죽하면 ‘KIA는 최형우 혼자서 야구를 한다’는 평가가 나왔을 정도다.
공교롭게도 최형우는 예비 FA 시즌을 맞아 전성기 못지않은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지금 흐름이라면 세 번째 FA 대박은 따놓은 당상. 42세라는 은퇴를 하고 코치를 해도 무방한 나이에 현역으로서 잭팟을 터트릴 조짐이 보인다.

최형우는 지난 2017시즌을 앞두고 KIA와 4년 총액 100억 원에 생애 첫 FA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2020년 12월 두 번째 FA 권리를 행사해 3년 총액 47억 원에 KIA에 잔류했고, 꾸준함을 앞세워 작년 1월 1+1년 총액 22억 원 다년계약까지 성사시켰다. 최형우는 지난해에도 홈런 22개를 쏘아 올리며 옵션 계약 연장에 성공했다.
타격 부문에서 연일 최고령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최형우가 세 번째 FA 계약에서 최고령의 품격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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