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온화한 미소와 함께 통합우승을 일궈낸 사령탑이 맞나 싶다. 2년차 이범호 감독이 부상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실책까지 속출하자 과감하게 칼을 빼들고 재정비가 필요한 선수들을 함평으로 내쳤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2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시즌 6차전에 앞서 1군 엔트리에 대거 변화를 줬다. 김석환, 윤도현, 최지민을 등록하고, 최원준, 김선빈, 김기훈을 2군으로 내려보냈다.
최원준은 공수 부진에 따른 말소였다. 시즌 타율 1할9푼5리, 5월 타율 8푼3리와 함께 전날 1회말 장성우의 평범한 뜬공 타구에 치명적 포구 실책을 범하며 문책성 교체됐는데 이튿날 감독으로부터 2군행을 통보받았다.
이범호 감독은 “팀 공격력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최소 실점으로 가야하는데 최원준이 집중을 못하는 거 같다. 타격이 워낙 안 되다 보니 생각이 많아진 모습이다. 열흘 정도 마음을 다잡을 시간을 주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최원준을 향해 특별히 해준 이야기가 있냐는 질문에는 “그런 건 없었다”라고 답하며 “최근 2경기에서 충분히 잡을 수 있는 공을 다 놓쳤다. 어제(21일) 1회말 점수를 안 줄 수 있었는데 실책 때문에 팀이 초반에 무너졌다. 물론 실수는 언제든지 할 수 있지만, 어느 정도 납득이 되는 실수여야 한다”라고 일침을 날렸다.
그러면서 “(1군 엔트리 조정을 통해) 팀에 강력한 메시지를 한 번 전달하고 싶었다. 이제 앞으로 해야 하는 경기들이 더 중요하기에 선수들이 더 집중을 해주길 바란다”라고 힘줘 말했다.
최원준과 함께 타격 부진에 빠져 있는 이우성을 향해서는 박수를 보냈다. 21일 KT전 9회 대타로 나서 깊숙한 장타를 때려낸 뒤 2루를 노린 과감함에 박수를 보냈다. 주루사를 당했지만, 사령탑은 이를 선수의 간절함으로 바라봤다.
이범호 감독은 “최선을 다해 뛰어서 죽은 건 수비가 잘한 것이다. 열정과 간절함을 보여줬고, 앞으로도 계속 그런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결국 본인이 나가서 잘하는 수밖에 없다. 계속 잘 풀어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범호 감독의 충격 요법이 통했을까. KIA는 이날 1회말 실책 2개를 딛고 모처럼 활활 타오른 타선을 앞세워 KT를 꺾고 2연패에서 탈출했다.
슈퍼스타 김도영이 결승홈런 포함 3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박찬호, 박정우도 3안타 경기를 치렀고, 최형우, 오선우는 멀티히트로 지원 사격했다. 이우성은 선발 라인업에 복귀해 5회 귀중한 2타점 적시타를 치며 사령탑의 신뢰에 부응했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 후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에이스 양현종이 최고의 투구를 해주면서 귀중한 승리를 안겨줬다. 경기가 거듭될수록 선발진이 안정감을 찾아가는 모습이다”라며 “공격에서는 리드오프 박찬호가 찬스를 만들고 해결까지 해주는 모습이었다. 김도영도 중심타선에서 홈런포함 멀티안타로 공격을 잘 이끌어줬다. 박정우 또한 하위타순에서 3안타를 때려내며 좋은 공격력을 보여줬다”라고 칭찬했다.
KIA는 오는 23일 대구로 이동해 삼성 라이온즈와 주말 3연전을 치른다. 첫날 에이스 제임스 네일을 앞세워 기선제압을 노린다. 이범호 감독은 “주말 삼성과의 3연전도 잘 준비하겠다. 변함없는 팬들의 응원에 항상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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