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약체로 전락한 LA 에인절스가 깜짝 6연승을 거뒀다. KBO리그 KIA 타이거즈 출신 투수 숀 앤더슨(31)이 불펜에서 큰 힘을 보태며 메이저리그에 자리를 잡을 기세다.
에인절스는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수터헬스파크에서 2025 메이저리그 애슬레틱스와의 홈경기를 홈런 4방 포함 장단 14안타에 힘입어 10-5로 승리했다.
지난 17~19일 LA 다저스전 3연전 싹쓸이에 이어 애슬레틱스와 4연전 중 3경기를 잡은 에인절스는 시즌 팀 최다 6연승을 질주했다. 시즌 성적도 23승25패(승률 .479)로 5할 승률에 가까워지며 아메리칸리그(AL) 서부지구 4위로 탈꼴찌에 성공했다. 시즌 전 유력한 꼴찌 후보였지만 반전을 일으킬 기세다.
포수 로건 오하피, 유격수 잭 네토 등 젊은 선수들이 타선을 이끄는 가운데 마운드도 버티고 있다. 22일 경기에선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우완 불펜 앤더슨이 6연승의 발판이 됐다. 6-4로 앞선 5회 2사 1,3루 위기에 등판한 앤더슨은 시어 랭겔리어스를 중견수 뜬공 처리하면서 급한 불을 껐다.
이어 6회에는 타일러 소더스트롬에게 3루 내야 안타를 맞았지만 브렌트 루커를 2루 내야 뜬공 처리한 뒤 미겔 안두하를 2루 땅볼 유도했다. 4-6-3 병살타로 이닝 종료.
7회 닉 커츠에게 솔로 홈런을 맞은 뒤 루이스 유리아스를 투수 내야 안타로, 세스 브라운을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1,2루 위기에서 강판됐다. 다음 투수 헥터 네리스가 세 타자를 범타 처리하면서 앤더슨은 1⅓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1실점으로 시즌 첫 홀드를 기록했다.
![[사진] LA 에인절스 숀 앤더슨.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5/22/202505222201778659_682f3d5608194.jpg)
지난 2월 에인절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한 앤더슨은 지난 10일 메이저리그에 콜업됐다. 불펜이 무너진 에인절스는 트리플A 솥트레이크 비즈에서 선발로 7경기를 던진 앤더슨을 콜업한 뒤 롱릴리프로 활용했다. 지난 10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1⅓이닝 2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시작한 앤더슨은 12일 볼티모어전에서 3⅓이닝 2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어 19일 다저스전에선 7회 1사 1,2루 위기에서 구원등판해 윌 스미스에게 도엄 스리런 홈런을 맞아 블론세이브를 범하긴 했지만 9회까지 2⅔이닝 1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1실점으로 막고 구원승을 올렸다. 2019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신인 시절 이후 6년 만의 승리였다.
22일 애슬레틱스전까지 앤더슨은 올 시즌 4경기(8⅔이닝) 1승 평균자책점 3.12 탈삼진 9개를 기록 중이다. 엄청난 성적은 아니지만 불펜에서 멀티 이닝을 소화하며 에인절스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에인절스는 앤더슨 콜업 후 8승4패로 반등했다.
앤더슨은 2023년 한국에서도 뛴 투수다. KIA가 에이스로 기대하며 신규 외국인 선수 상한액 100만 달러를 꽉 채워 영입했고, 4월 첫 6경기에선 3승2패 평균자책점 2.58로 1선발 역할을 했지만 5월부터 기복을 보였다. 패스트볼, 슬라이더 위주 단조로운 투피치로 이닝 소화력이 떨어졌고, 5월말 2군에서 조정 기간도 거쳤다. 1군 복귀 후 4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2.96으로 반등했지만 KIA는 좌완 토마스 파노니를 재영입하며 앤더슨을 방출하는 강수를 뒀다.

앤더슨의 성적은 14경기(79이닝) 4승7패 평균자책점 3.76 탈삼진 64개. 특급 성적은 아니지만 시즌 중 방출을 당할 정도로 나쁘지도 않았다. 아쉬움 속에 한국을 떠난 뒤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했지만 메이저리그 부름을 받지 못한 채 2023년 시즌을 마쳤다.
2024년 멕시코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고, 4월 중순 텍사스 레인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 후 5월 중순 콜업됐다. 당시 KBO리그 팀들도 앤더슨을 대체 선수 영입 후보로 봤지만 빅리그 콜업으로 없던 일이 됐다. 텍사스에서 2경기를 던진 뒤 양도 지명(DFA) 절차를 거쳐 마이애미 말린스로 현금 트레이드됐다. 마이애미에서도 총 4경기 등판에 그치며 지난해 총 6경기(2선발·16⅓이닝) 2패 평균자책점 8.27로 부진했다.
시즌 후 FA로 풀린 앤더슨은 에인절스와 마이너리그 계약 후 다시 빅리그에 도전했고, 이번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다.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을 시속 92마일(148.1km)로 끌어올렸고, 한국에 있을 때보다 체인지업 구사 비율을 늘려 한층 다양해진 투구 레퍼토리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waw@osen.co.kr
![[사진] LA 에인절스 숀 앤더슨(오른쪽)이 론 워싱턴 감독에게 공을 넘기며 교체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5/22/202505222201778659_682f3d569595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