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가 또 스윕패를 당했다. 좀처럼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며 2할대 승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키움은 지난 20~22일 고척 삼성전을 모두 패했다. 4월 15~17일 사직 롯데전, 4월29일~5월 1일 고척 롯데전, 9~11일 고척 한화전, 13~15일 잠실 LG전에 이어 시즌 5번째 3연전 스윕패. 스윕승은 한 번도 없다.
이날까지 키움은 14승38패로 2할대(.269) 승률로 10위에 처져있다. 5월에만 3승16패로 1할대(.168) 승률로 추락 중이다. 1위 LG와 격차는 19경기로 벌어졌고, 바로 위에 있는 9위 두산과도 8.5경기 차이로 멀어졌다. 상위권과 중위권 모두 치열한 순위 싸움이 펼쳐지고 있지만 키움 혼자 외딴섬처럼 떨어져 있다. 키움을 만나는 팀들은 못 해도 2승을 해야 본전 같은 느낌이다.
산술적으로 현재 키움은 105패까지 가능한 페이스. KBO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패는 1999년 쌍방울과 2002년 롯데가 기록한 97패다. 그 다음이 2022년 한화의 96패. 키움이 리그 사상 첫 100패 불명예를 써도 크게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다.
2할대 승률도 2008년 히어로즈 창단 이후 지난해까지 17년간 한 번도 없었다. 2011년 8위로 창단 첫 꼴찌를 할 때 3할8푼9리가 가장 낮은 승률. 리그 전체로 봐도 1982년 삼미(15승65패 승률 .188), 1999년 쌍방울(28승97패1무 승률 .224), 2002년 롯데(35승97패1무 승률 .265), 1986년 빙그레(31승76패1무 승률 .290) 등 4개 팀만이 3할 미만 승률을 기록했다.

앞서 2년 연속 10위에 머물렀던 키움이지만 2023년(.411), 2024년(.403) 모두 4할대 승률로 만만치 않은 전력을 뽐냈다. 상위 팀들도 키움을 만나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고, 시즌 중후반까지 리그 판도를 흥미롭게 만들었다.
그러나 올해는 시작부터 순위 싸움에서 쭉 밀렸다. 지난겨울 간판 타자 김혜성(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는 전력 유출 속에 이렇다 할 보강 없이 모험수를 던질 때부터 어느 정도 예상이 되긴 했다. 검증된 외국인 투수 원투펀치 아리엘 후라도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모두 재계약을 포기하며 보류권을 풀었다. 후라도와 헤이수수는 각각 삼성, KT로 이적해 활약 중이다.
약한 타선을 보강하고, 젊은 투수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 외국인 타자 2명이라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벌써 실패했다. 야시엘 푸이그는 어깨 부상 악재 속에 부진하며 지난 19일 방출됐고, 루벤 카디네스도 초반에만 반짝했을 뿐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외국인 타자들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국내 타자들도 우산 효과를 받지 못하고 있다. 제2의 이정후로 기대를 모았던 이주형은 최근 10경기 33타석 26타수 무안타로 극심한 타격 침체에 빠지며 시즌 타율이 2할5리로 크게 떨어졌다. 초반에 돌풍을 일으키던 유망주들의 활약도 사그라들면서 키움은 팀 타율(.226), 출루율(.299), 장타율(.330), OPS(.629) 모두 10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타자 2명 승부수는 타선 강화는커녕 마운드 붕괴만 초래했다. 유일한 외국인 투수는 케니 로젠버그를 제외하고 국내 투수 8명이 돌아가며 선발 기회를 얻었지만 4점대 이하 평균자책점 투수는 전무하다. 선발 평균 이닝이 5회도 되지 않고, 불펜에 그 부담이 가중된다. 투고타저 시즌인데 키움의 팀 평균자책점은 유일한 5점대(5.92)로 리그에서 가장 높다. 최다 실책(44개)으로 수비까지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 투타, 수비 어느 지표로 봐도 키움이 10위일 수밖에 없다. 전력이 너무 약해 홍원기 감독이 무슨 수를 써도 이기기 어려운 게 키움의 현실이다.
키움은 푸이그를 방출하며 KT, 두산에서 KBO리그 경험이 있는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를 영입했다. 어깨 근육 미세 손상으로 지난달 17일 1군 엔트리 말소된 전체 1순위 신인 투수 정현우도 내달 복귀를 준비 중이다. 선발진에 두 투수가 합류하면 마운드 안정화 속에 반등 노릴 수 있다. 다만 지난해 두산에서 팔꿈치 부상 속에 하락세가 뚜렷했던 알칸타라가 반등하지 못하고, 신인 정현우가 경험 부재를 드러낸다면 사상 첫 100패 공포가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 아무리 리빌딩 시즌이라도 100패 불명예만은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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