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피해서 던진다? 말도 안 되는 것" 김태형 야구에 도망은 없다, 박세웅도 정면 승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05.24 10: 40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토종 에이스’ 박세웅(30)에겐 오랜 징크스가 하나 있다. 대전 원정만 가면 유독 경기가 안 풀려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까지 대전에서 통산 10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승리 없이 8패만 안은 채 평균자책점 9.00으로 난타를 당했다. 퀄리티 스타트도 2경기 있었지만 승리로 이어지진 않았다. 피안타율이 3할5푼6리, 피OPS 1.049에 달할 만큼 무너졌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우완 선발이지만 대전만 오면 이상하리만큼 얻어맞았다.
대전 원정 피하기 위해 선발 등판 순서를 조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김태형 감독이 오면서 기조가 바뀌었다. 대전이라고 해서 굳이 선발 순서를 바꾸지 않는다. 23일 대전 한화전 선발로도 박세웅을 내세웠다. 

롯데 박세웅. 2025.05.11 /sunday@osen.co.kr

사실 피하려면 피할 수 있었다. 징크스에 민감한 야구인들이 워낙 많아 조금이라도 꺼림칙하면 피하는 게 상책이 될 수도 있다. 원래 등판 순서라면 22일 사직 LG전에 등판할 차례였던 박세웅이지만 오히려 하루 더 쉬고 이날 대전 한화전 선발투수로 출격했다. 
김태형 감독은 23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박세웅의 등판일과 관련해 “로테이션 조정은 생각 안 했다. 감독하면서 그런 적 없다”며 “원래 LG전에 들어가야 할 날짜인데 그 전 경기(11일 수원 KT전 6⅓이닝 102구)에서 피로도가 있었다. 한 경기 정도 뒤로 미루는 게 낫겠다 싶었다”고 밝혔다. 
5회말 1사 만루 롯데 박세웅이 한화 이도윤에게 몸에 맞는 볼로 역전 실점을 허용, 아쉬워하고있다. 2024.05.28 / ksl0919@osen.co.kr
이어 김태형 감독은 “대전이라서 (등판을 피하고) 그런 건 없다. 예전에 보니까 한화전을 피해서 던지고 그랬는데 그건 말도 안 되는 것이다. (정상적으로) 로테이션 돌아야지”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상대 팀을 보고 선발 날짜를 당겼다 미는 것은 김태형 야구 스타일이 아니다. 토종 에이스라면 팀과 장소를 가려서도 안 된다. 
김 감독의 강한 메시지 속에 정면 승부에 나선 박세웅. 같은 대전이지만 야구장이 바뀌었다. 지난해까지 쓴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옆에 새로 지어진 한화생명볼파크 마운드에 처음 올랐다. 새로운 분위기 속에 대전 징크스를 벗어날 기회였다. 
4회까지 안타 2개만 맞고 무실점으로 호투한 박세웅은 그러나 5회 이진영, 이재원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이어진 1사 1,2루에서 하주석에게 1타점 동점 적시타를 맞았다. 이어 에스테반 플로리얼의 안타로 이어진 1사 만루에서 최인호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던져 역전을 허용했다. 5회 피안타 4개 중 3개가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고 유리한 카운트에서 맞은 것이라 아쉬웠다. 
롯데 김태형 감독이 박세웅과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5.05.11 /sunday@osen.co.kr
이어 문현빈의 잘 맞은 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가면서 4-6-3 병살타로 이닝 종료. 5회 대량 실점 위기를 넘겼지만 6회 수비 실책이 발단이 돼 추가 실점했다. 3루수 손호영의 송구 실책 이후 채은성에게 초구 몸에 맞는 볼을 던져 주자를 쌓은 박세웅은 1사 1,3루에서 황영묵의 투수 앞 땅볼 타구를 처리한 사이 3루 주자 노시환이 기습적으로 홈을 파고들어 1점을 허용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박세웅은 이재원에게 볼넷을 내준 뒤 하주석을 헛스윙 삼진 잡았지만 플로리얼에게 중견수 앞 2루타를 맞았다. 장두성이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지만 놓쳤고, 1사 2,3루에서 박세웅은 내려갔다. 구원 송재영이 최인호를 3루 땅볼 처리한 사이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와 박세웅의 실점은 4점이 됐다. 
롯데가 2-4로 지면서 시즌 2패(8승)째를 당한 박세웅이지만 6⅓이닝 7피안타 2볼넷 1사구 3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퀄리티 스타트했다. 총 투구수 98개로 최고 시속 150km, 평균 148km 직구(35개) 외에 슬라이더(42개), 포크볼(18개), 커브(3개)를 구사했다. 5회 이후 투구가 아쉽긴 했지만 선발로서 기본은 했다. 대전 신구장 첫 등판에서 무너지지 않고 버티며 징크스를 벗어날 조짐을 보였다.
롯데 박세웅. 2025.03.23 /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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