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하루 만에 다시 롯데 자이언츠에 2위 자리를 내줬다. 모처럼 타선이 터진 날이었지만 마운드가 롯데의 화력을 버티지 못했다.
한화는 2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와의 홈경기를 연장 10회 접전 끝에 6-8로 패했다. 전날(23일) 롯데에 4-2로 역전승하며 2위로 올라섰지만 하루 만에 다시 빼앗겼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선발투수 류현진이 롯데 타자들의 집요한 컨택에 진땀을 뺐다. 2회 2안타, 3회 3안타 모두 단타로 3실점했다. 하지만 5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버티면서 5이닝 7피안타 1볼넷. 4탈삼진 3실점으로 막았다.
그 사이 모처럼 타선이 터졌다. 3회 3안타 3개와 볼넷 1개, 상대 실책을 묶어 3득점하며 3-3 동점을 만든 한화는 5회 홈런 두 방으로 역전했다. 에스테반 플로리얼의 솔로포에 이어 채은성의 투런포까지 터지며 6-3으로 달아났다. 6득점은 최근 10경기 중 한화의 최다 득점.
류현진의 선발승 요건을 갖춰졌지만 6회 공격 중 비로 인해 39분간 중단된 뒤 흐름이 바뀌었다. 6회 1사 1루에서 멈춘 경기가 재개된 뒤 추가 득점 없이 끝났고, 7회 필승조 박상원이 선두 유강남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지며 흔들렸다. 이어 손호영에게 좌월 2루타를 맞으며 무사 2,3루에서 강판됐다.
좌타자 장두성 타석에 좌완 김범수가 올라왔지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아 1점차로 쫓겼다. 이 과정에서 중견수 플로리얼이 포구 미스를 범해 장두성에게 한 베이스를 더 내줬다. 설상가상 고승민의 강습 타구가 1루수 채은성의 왼쪽 쇄골을 맞고 굴절된 내야 안타가 되면서 무사 1,3루로 위기 상황이 번졌다. 투바운드로 튀어오른 타구를 몸으로 막으려던 채은성이 통증을 호소하면서 대수비 김인환과 교체됐고, 엑스레이 촬영을 위해 즉시 병원으로 이동했다.
묘하게 흘러간 경기 분위기. 김범수가 빅터 레이예스를 헛스윙 삼진 잡으며 한 고비를 넘겼다. 이어진 1사 1,3루에서 한화는 셋업맨 한승혁을 투입했다. 한승혁은 전준우에게 초구 슬라이더로 내야 땅볼을 유도했지만 배트 끝에 빗맞은 타구가 1루 파울라인으로 느리게 굴러갔다. 한승혁이 어려운 자세로 공을 잡아 1루로 송구, 땅볼 아웃을 잡아냈지만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와 6-6 동점이 됐다. 한화로선 운이 따르지 않은 장면.

한승혁이 8회까지 1⅔이닝 3탈삼진 무실점으로, 9회에는 마무리 김서현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연장으로 넘어간 승부. 그러나 10회 김종수가 선두타자 나승엽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한 뒤 보크를 범하며 무사 2루에 몰렸다. 전민재를 9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냈고, 유강남의 희생번트로 계속된 1사 2,3루에서 손호영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아 결승점을 내줬다. 한화 타선도 6회 이후 롯데 불펜에 막혀 추가점을 내지 못했다.
한화는 이날 선발 류현진에 이어 주현상(1이닝 무실점), 박상원(0이닝 2실점), 김범수(⅓이닝 1실점), 한승혁(1⅔이닝 무실점), 김서현(1이닝 무실점), 김종수(⅓이닝 2실점), 조동욱(⅔이닝 무실점) 등 7명의 구원투수를 총동원했다. 신인 정우주를 빼고 불펜에서 가용할 수 있는 투수를 모두 쓰고도 패했다는 게 아쉬웠다. 김서현이 2연투를 한 만큼 25일 경기에는 휴식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뼈아픈 패배이지만 불행 중 다행인 소식도 있었다. 강습 타구에 쇄골을 맞고 교체된 채은성이 엑스레이 검사 결과 타박상 소견을 받아 큰 부상을 피했다. 이날 2루타에 홈런으로 멀티히트를 기록한 채은성은 이번 주에만 5경기 3홈런으로 특유의 몰아치기가 시작됐다. 부상이 심했다면 한화에 큰 타격이 될 수 있었는데 타박으로 나와 한숨 돌렸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