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글징글한 팀이 돼야 한다"…6점차 끈적한 추격전은 예삿일, '롯데삼강'은 쉽게 지지 않는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5.05.26 14: 41

“징글징글한 팀이 돼야 한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지난 13일 광주 KIA전을 4-0 승리로 장식하고 곧바로 미팅을 소집했다. 느슨해지고 해이해진 팀 분위기에 경각심을 일깨워주기 위해 선수단 전체 미팅을 소집했다. “승리를 하고도 어수선하더라. 집중력이 떨어진 느낌이었다”라면서 선수단의 기강을 다잡았다.
이튿날 스승의날에도 선수들이 선물을 준비하자 “100-0으로 이기고 있어도 상대가 징글징글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팀이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승부에 진심을 다하고 또 끈적하게 상대와 달라 붙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는 김태형 감독이다. 그래야 상대가 쉽게 볼 수 없는 팀이 된다는 것이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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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롯데는 LG, 한화와의 상위권 팀들과의 6연전에서 2승 3패 1무를 기록했다. 승패마진 -1의 주간. 하지만 승패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20일 경기, 롯데의 ‘아픈손가락’ 윤성빈이 선발 등판했다. 157km의 강력한 패스트볼을 뿌리며 김태형 감독까지 설레게 했지만 결국 7개의 4사구를 남발하면서 1이닝 9실점으로 무너졌다. 윤성빈이 2군에서 보여준 성과가 워낙 대단했기에 1군 복귀전에 기대를 모았지만 안타까움만 남긴 채 경기가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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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에 0-10이었고 5회가 끝났을 때 3-14였다. 11점차의 격차. 그러나 롯데 타선은 이 11점의 격차를 단숨에 따라 붙었다. 6회에만 대거 6점을 뽑아내면서 9-14, 5점 차까지 점수를 좁혔다. LG는 여유있는 경기를 쫓기게 되면서 필승조 박명근 김영우 백승현 등 필승조 성격의 투수들이 줄줄이 등판해야 했다. 롯데가 LG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이튿날인 21일에도 팽팽한 접전을 이어가가 8회말 5-7까지 끌려갔다. 그러나 고승민이 8회말 2사 후 LG 필승조 김진성을 두들겨 동점 투런포를 터뜨렸고 7-7 무승부로 경기가 마무리 됐다. 롯데는 패배 직전에서 무승부까지 경기를 끌고 았다. 결국 22일 경기에서 상대의 진을 빼놓고 11-4로 승리했다.
23일부터 대전으로 이동해 한화와 3연전을 치렀다. 대전 경기도 매 경기 끈적한 경기들이 연출됐다. 23일 경기는 한화 선발 라이언 와이스의 철벽투에 틀어 막혔지만 9회 만루 기회를 만들었고 한화 마무리 김서현을 상대로 추격했다. 2-4로 패했지만 여전히 롯데는 쉽게 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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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경기에서 롯데는 중반까지 3-6으로 뒤지고 있었다. 하지만 곧장 3점 차를 따라 잡았고 연장 접전으로 경기를 펼쳤다. 결국 10회 손호영의 2타점 결승타로 8-6으로 승리를 거뒀다. 25일에는 롯데는 다시 한 번 0-6으로 끌려갔다. 그러나 5회 한화 선발 문동주를 두들겨 6-6 동점으로 이끌었다. 6회말 다시 1점을 더 허용해 6-7이 됐고 9회 2사까지 패색이 짙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주장 전준우가 9회 2사 후 동점 솔로포를 때려내 경기는 연장으로 향했다. 9회말 고의 4구 2개로 1사 만루를 만든 뒤 무실점으로 넘긴 롯데였지만 10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해 6-7로 패했다. 마지막 결말이 개운치 않았지만 그래도 롯데는 상대의 진을 완전히 빠지게 하면서 끝까지 승부를 이끌었다.김태형 감독의 미팅 소집 이후 롯데는 더더욱 끈질긴 팀이 됐다. 끈적하게 승부를 펼치면서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라는 것을 재차 확인시켰다. 현재 롯데는 30승 21패 3무, 승률 5할8푼8리로 3위에 올라 있다. ‘롯데삼강’의 지위를 지키고 있다. 여전히 2위 한화와 승차는 0.5경기, 1위 LG와 승차는 3경기 차이. 4위 KT와의 승차는 3.5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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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가장험난한 일정이었는데 윤성빈 이민석 한현희 등 대체선발급 선수들이 선발 등판했다. 선발 매치업 열세에도 크게 뒤처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 찰리 반즈의 대체 외국인 선수 알렉 감보아도 27일 대구 삼성전에서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선발 로테이션 정상화가 이뤄질 이번 주다. 다만, 5할 승률을 기록 중인 삼성, SSG와의 일전을 잘 건너가야 ‘롯데삼강’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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