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에서 18년째 뛰고 있는 ‘캡틴’ 전준우(39)가 드디어 대업을 달성했다. 전준우는 4일 사직 키움전에서 KBO 역대 20번째 2000안타 대기록을 완성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998안타를 기록하고 있었던 전준우다.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전준우는 3회 1사 1루에서 좌전안타로 1999번째 안타를 기록했다. 그리고 3-6으로 역전 당한 7회 무사 1루에서는 이준우를 상대로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대망의 2000안타를 완성했다. 하지만 팀은 6-9로 패했다.
손아섭(현 NC, 2077안타), 이대호(은퇴, 2199안타)에 이어 3번째 2000안타를 때려낸 롯데 타자로 역사에 남게 됐다. 우타자로는 홍성흔, 정성훈, 김태균, 이대호, 최정, 황재균, 강민호에 이어 전준우가 8번째로 2000안타 기록 달성자로 남았다.
경주고 건국대를 졸업하고 2008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롯데에 지명된 전준우는 2008년 9월 3일 사직 LG전에서 데뷔해 봉중근을 상대로 데뷔 첫 타석 2루타로 첫 안타를 신고했다. 이후 꾸준히 안타를 생산해냈다. 2018년 10월 12일 KIA 임창용을 상대로 통산 1000안타, 2021년 10월 15일 LG 김윤식에게 1500안타를 기록했다.


여기에 전준우는 병역 특례를 받지 못했다.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병역 특례의 기회가 없지 않았지만 운때가 맞지 않았다. 호타준족의 대명사였고 희소가치가 있는 우타 외야수로 대표팀에 항상 거론됐다.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다. 하지만 정작 병역 특례가 걸린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시즌에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며 대표팀에서 외면 받았다. 결국 2015년, 경찰야구단에 입대하며 병역을 해결했다. 이때 전준우의 나이는 29세였다.
남들보다 늦은 프로 데뷔, 그리고 전성기의 나이에 1군이 아닌 경찰야구단에서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했다. 전준우는 프로 커리어의 약 6년의 시간을 손해봐야 했다.


그럼에도 전준우는 꾸준하고 묵묵하게 커리어를 쌓아갔다. 철저한 자기 관리로 젊은 선수들 못지 않은 타격 능력을 과시했다. 2018년 190안타, 2021년 192안타로 최다안타왕도 두 차례 거머쥐었다.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타격 능력을 갖춘 우타 외야수. FA 시장에서 충분히 인기가 있을 매물이었다. 그러나 전준우는 두 번의 FA를 취득하면서 다른 팀은 생각하지 않았다. 2019시즌이 끝나고 첫 FA 자격을 얻었는데, 4년 34억원에 롯데와 계약했다. 당시 차가운 시장 상황 속에서 전준우의 능력에 비해 저평가 받았다. 2023시즌이 끝나고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다. 이번에는 시장에서 전준우에 대한 관심이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전준우는 롯데만 바라봤고 4년 최대 47억원에 재계약을 하면서 ‘종신 롯데’를 선언했다.


전준우는 2000안타 달성 이후 구단을 통해 “우선 오늘 경기 개인적인 기록보다 팀이 승리하지 못해서 아쉽다. 하지만 롯데 자이언츠 소속으로 2000안타 기록을 달성해서 기쁘다”고 전했다.
이어 “그동안 많은 롯데 선배님들이 잘 이끌어주셨다. 또한, 16시즌 동안 동고동락하며 코칭해 주셨던 모든 감독님, 코치님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올시즌 남은 경기 준비 잘해서 팀이 플레이오프 이상으로 높은 곳에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감사하다고 얘기하고 싶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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