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더랜드’ 이후 또 한 번의 소녀시대 멤버와 2PM 멤버의 연기 호흡이 이뤄진다. 서현과 옥택연은 임윤아와 이준호의 좋은 기운을 이어갈 수 있을까. 병산서원 훼손 논란, 주연 배우 부상 등으로 방송 전부터 몸살을 앓은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가 드디어 공개된다.
KBS2 새 수목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극본 전선영, 연출 이웅희 강수연, 기획·제작 스튜디오N, 몬스터유니온, 이하 남주의 첫날밤)는 평범한 여대생의 영혼이 깃든 로맨스 소설 속 병풍 단역이 소설 최강 집착남주와 하룻밤을 보내며 펼쳐지는 ‘노브레이크’ 경로 이탈 로맨스 판타지 드라마다. 독자 평점 9.8점을 기록한 것은 물론 원작 웹소설과 웹툰의 합산 누적 조회수 6억 회를 돌파한 동명의 네이버시리즈 웹소설이 원작으로,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클리셰 파괴 로맨스가 짜릿한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수목드라마를 편성하며 ‘완벽한 가족’, ‘개소리’, ‘페이스미’, ‘수상한 그녀’, ‘킥킥킥킥’, ‘빌런의 나라’, ‘24시 헬스클럽’ 등을 선보이고 있는 KBS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기대보다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아쉽게 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적 ‘24시 헬스클럽’이 1%라는 기록으로 마무리되면서 ‘남주의 첫날밤’은 후광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 게다가 ‘남주의 첫날밤’은 방송 전부터 여자 주인공 서현의 부상, 그리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병산서원을 훼손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던 바 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이웅희 감독은 마이크를 들고 병산서원 훼손 논란에 고개를 숙였다. 그는 “저희가 잘못한 게 맞고, 사건 후에 촬영 분은 폐기를 한 상태다. KBS 차원에서 가이드 라인을 재정비했다. 대단한 걸 했다고 생색내는 게 아니라, 아직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 우선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한 것이다. 목재 특성상 1년 동안 추적 관찰 해야 한다고 해서 아직 구체적으로 복구 상황 등이 나온 건 아니지만 지켜 볼 예정이다. 드라마가 시청자 분들에게 활력을 드려야 하는데 제작 과정에서의 안 좋은 소식을 전해드려 진심으로 죄송하고 사과의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 발생 후 드라마국 차원, 회사 차원에서 센터장님을 비롯해 모두가 안동으로 내려가 현지 상황 파악하고 현재의 컨디션 등을 확인했다. 초반에 여러가지가 잘못됐다고 지적하신 것에 대해 사실관계 파악, 상황 파악에 있어 현장에 있던 사람이 여러 명이고 직접 가셔서 파악하셨음에도 조금씩 오류가 있었다. 누군가가 오해해서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신중한 확인을 하느라 늦어진 점이 있다. 그래서 초반에 회피하는 듯한 경향이 느껴지신 것 같아 죄송하다. 현재 진행 중인 조사 등에 있어서 KBS 차원에서도 최선을 다해 대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서현과 옥택연은 주연 배우로서 책임감을 통감했다. 옥택연은 “이번 사건을 통해서 더 경각심을 가지게 됐다.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방송 전부터 안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게 됐는데, 촬영한 부분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했기에 드라마 보시고 판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고, 서현은 “주연 배우로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진심으로 드리고 싶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다시는 어떤 촬영장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책임감과 경각심을 갖고 촬영에 몰두했다는 서현과 옥택연은 이 작품의 기대 포인트다. 각각 걸그룹 소녀시대, 그룹 2PM으로 2세대 아이돌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활약을 했고, 그룹 활동과 배우 활동을 성공적으로 병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후배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옥택연은 “현이 한다고 해서 하기로 했다. 너무 믿음이 가고, 2세대 아이돌 때 함께 했던 친구와 같은 작품을 만들어 간다는 게 설레고 즐거울 것 같아 선택하게 됐다. 제 기억으로는 서현은 책 들고 다니던 친구였는데 이번에는 책 속으로 들어간다고 해서 기대됐다. 서현이 한다는 게 작품 출연의 긍정적 포인트였다”고 말했다. 서현 역시 “제가 먼저 출연이 결정되긴 했지만 이번 역을 옥택연이 한다고 해서 안하면 큰일나겠다 싶었다”고 밝혔다.

소녀시대와 2PM의 호흡인 만큼 앞서 좋은 시청률을 기록한 이준호·임윤아와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 서현은 “가수 활동을 오랜 시간 함께 했어서 큰 친분은 아니지만 내적 친밀감이 컸다. 많은 일을 함께 겪으면서 전우애 같은 감정이 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너무 편하고 작품 이야기도 많이 나눌 수 있어서 더 좋았다. 현장에서도 가감없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던 게 시너지이지 않나 싶다”며 두 사람만의 케미를 전했다.
옥택연은 “어렸을 때부터 일해온 게 있다보니 동료애, 전우애가 많이 느껴졌다. 아이돌 시절에 자주 만났지만 친하진 않아서 이번에 함께 할 수 있어 기뻤다. 금방 친해졌고, 촬영장에서도 의지하면서도 지냈다. 이준호, 임윤아의 좋은 기운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2세대 전설의 아이돌, 성공적인 배우 전향으로 공통 분모가 많은 서현과 옥택연. 두 사람이 보여주는 로맨스 판타지는 어떤 모습일까. 이웅희 감독은 “제작사 사무실에서 작가님까지 해서 4명이 만났는데 서현과 옥택연이 나란히 앉아 있고 우리가 늦게 들어왔는데 그 투샷을 보면서 이거 됐다 싶었다. 두 사람에 대해서 봐왔다면 봐왔을텐데 저는 '우리가 이때까지 이 사람이 얼마나 예쁘고 잘생겼는지 안다' 싶었는데 실물은 다르더라. 만화를 찢고 나온 느낌”이라고 말했다.
서현과 옥택연이 호흡을 맞추는 KBS2 새 수목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는 11일 밤 9시 50분 첫 방송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