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서현과 옥택연이 파격적인 첫 만남으로 얼굴을 맞댔다.
KBS2 새 수목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극본 전선영, 연출 이웅희 강수연, 기획·제작 스튜디오N, 몬스터유니온, 이하 남주의 첫날밤)에서는 최애 웹소설 ‘폭군님은 집착광공’의 병풍 조연 차선책(서현 분)이 되어버린 현대인 K(서현 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학자금 대출, 아르바이트 불발, 거듭된 취업 실패 등 K는 집에 숨어서 웹소설을 보는 게 낙인 현대인의 어두운 초상 그 자체였다. 그는 최애 웹소설의 느닷없는 연재 중단 공지에 “연재 중단? 내가 이것 때문에 미리 충전한 금액이 얼만데”라며 절규하더니 “작가 너 나한테 무슨 짓 한 줄 알아? 너는 내 인생의 낙을 빼앗아갔다. 내가 왼쪽 발로 써도 이것보단 잘 쓰겠다”라고 댓글을 적은 후 술을 퍼마신 뒤 잠에 빠졌다.
눈을 뜬 K는 얼굴은 그대로이지만 고운 머릿결에 고운 소복을 입고 몸종 방울이(오세은 분)의 수발을 받는 양갓댁 규수 차선책이 되어 있었다.
그 이름을 듣자마자 K는 깨달았다. 워낙 최애 웹소설이었기에 문장까지 낱낱이 기억했던 그는 ‘마침 지나가던 영의정 딸 차선책의 입을 통해 화선의 악행이 널리 퍼져나갔다’라는 문장으로 자신의 위치를 파악했다.

갑작스럽게 조선에 떨어졌다는 자각은 가족 식사 시간에 인지되었다. 영의정 차호열(서현철 분), 정경부인 윤덕중(윤유선 분)이 부모였다. 큰오라비인 장남 차장호(이상운 분)와 둘째 오라비인 차남 차두호(김신비 분)는 지극정성 동생 팔불출이었고, 나름 날카로운 식견을 가진 듯 그러나 동생에 대해 지대한 관심이 있는 셋째 오라비 삼남 차세호(윤정훈 분) 또한 역시 동생바라기임에 분명했다.
게다가 아버지는 영의정, 대궐 같은 집에 딸을 사랑하는 재산 많은 아버지였다. 차호열은 “우리 선책이, 연안 차씨 문정공파의 명예를 생각해서 한 푼도 남기지 않고 치장을 하고 가거라”라며 오늘밤 가는 사교 모임을 위해 거액을 내밀었다. 현실에서 어두운 삶을 살며 창백한 피부로 핸드폰 창만 들여다 보던 그때와는 천지가 뒤바뀐 상황이었다. 차선책은 조선이 좋다며 쾌재를 부른 후 다홍회에 참가했다.

일단 차선책은 이 소설을 몹시 사랑했는데, 고아 출신으로 상단주에게 입양되어 선의를 베풀다가 남자 주인공이자 왕실의 사냥개 경성군 이번(옥택연 분)을 만나 신분 상승까지 이뤄내는 여자 주인공 조은애(권한솔 분)의 고운 마음씨와 강단을 가장 좋아했다. 또한 최고의 서브 남주라 불리우는 홍문관 교리 정수겸(서범준 분)의 따뜻한 사랑도 좋았다.
차선책은 이야기의 시작인 대보름달 다홍회의 모임에 참가하느라 기대로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그러나 조은애가 악녀 도화선(지혜원 분)의 모욕과 멸시, 확인되지 않는 추문으로 질타까지 받는 걸 보자 참을 수 없었다. 고운 양갓댁 도도한 규수인 차선책은 화려하고도 현란한 솜씨로 '폭탄주'를 말아 장안을 금세 뜨겁게 달구었다. 그리고 차선책은 온갖 술을 섞어 마신 후 취해서 눈을 감아버렸다.

이런 차선책 앞에는 아침에 막 깨어난 것 같지 않은 말끔한 안색의 이번이 있었다. 바로 주인공 조은애의 하나뿐인 신랑이 될, 그 이번이 있었던 것이다. 차선책은 아침 해가 뜨자 이번의 맨 가슴을 더듬으며 눈을 떴다. 차선책은 조선으로 온 후 하루만에 백짓장이 되어버렸다.
차선책은 “저에게 무슨 짓을 하신 거냐”라며 따졌다. 이번은 “무슨 짓은 그대가, 나에게 했지”라면서 “어젯밤에 그대가 실컷 괴롭혀놓고서는. 새삼스럽게”라며 요염하게 웃었다. 차선책은 제 뺨을 철퍽 갈겼다. 조선에 온 첫날에도 하지 않은 짓이었다. 차선책은 “뭐야, 꿈이 아니잖아?"라고 중얼거린 후 핏기가 빠진 얼굴이 되어 절망했다./osen_jin0310@osen.co.kr
[사진] KBS2 새 수목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