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70억 FA’ 최원태(투수)는 지난 10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완벽투를 뽐냈다. 6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삼성 이적 후 무실점 투구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리고 7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시즌 5승째.
최원태는 경기 후 "앞선 경기에서 좋지 않았는데 완급 조절이 부족했었다. (김)재성이가 그걸 알고 체인지업과 커브를 적절히 섞어 사인을 잘 내줬다. 오늘은 변화구가 잘 됐다. 가지고 있는 변화구와 직구를 다 쓸 수 있어서 좋았다. 6회는 직구를 많이 던졌다. 재성이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무실점 투구의 비결은 러닝이었다. 최원태는 “최일언 코치님이 러닝을 많이 하라고 특명을 내리셨다. 80~90m 거리를 80~90% 정도로 뛴다. 다음 날부터 10개씩 두 차례 뛰고 다음날은 단거리를 뛴다. 뛰면 힘든데 경기하면 컨디션이 굉장히 좋았다. 던질 때 힘이 떨어지지 않아 확실히 좋은 것 같다. 구속도 유지가 된다"고 설명했다. 러닝에서 실마리를 찾은 것이다.

13일 대구 KT 위즈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박진만 감독은 “요즘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하는데 예전에 했던 훈련을 무시해선 안 된다. 많이 뛰었던 이유가 다 있다. 밸런스 잡는데 러닝만 한 게 없다”고 러닝 예찬론을 펼쳤다.
박진만 감독은 이어 “예전에는 투수와 야수를 가리지 않고 엄청나게 뛰었다. 그런데 요즘 선수들은 러닝을 많이 안 하는 것 같다. 햄스트링 부상이 많은 이유도 이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예전에는 햄스트링 부상이 거의 없었다. 저 역시 햄스트링을 한 번도 다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명투수 출신 지도자들도 러닝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현역 시절 국보급 투수라는 찬사를 받았던 선동렬 전 국가대표팀 감독 또한 “요즘 아마추어 투수들이 달리기를 많이 하지 않는다. 투수는 러닝을 많이 해서 하체를 튼튼하게 만들어야 성장 속도가 빠르고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다. 러닝을 열심히 하는 선수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과거 삼성 왕조 시절 투수 코치로 활약했던 오치아이 에이지 주니치 드래건스 2군 감독 또한 마찬가지. 그는 “최근 들어 웨이트 트레이닝의 비중이 늘어났는데 내 생각에는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훈련은 러닝이다. 러닝을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 러닝 자세가 좋은 투수가 투구 밸런스도 좋다”고 말했다.
최원태처럼 반등의 실마리를 찾고 싶다면 뛰고 또 뛰는 게 가장 좋은 방법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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