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33일 만에 1위 자리를 되찾았다.
한화는 15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10-5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경기 전 1위 LG에 0.5경기 뒤져 있던 한화는 LG를 끌어내리고 1위가 됐다.
한화 안치홍은 뜻깊은 이정표를 2개 세웠다. 통산 900득점과 통산 2700루타 기록을 동시에 달성했다. 전날 14회 LG전에서 2-2 동점인 연장 11회말 2사 후 2루타로 출루한 뒤 끝내기 득점을 노렸으나 홈에서 아웃되면서 무승부가 된 아쉬움을 풀었다.
안치홍은 1할대 타율(.144)이지만, 15일 LG전에 2번 지명타자로 전진 배치됐다. 전날 7번타순에서 2루타 2방을 때리며 괜찮은 타격감을 보였기 때문. 안치홍은 이날 2번타순에서도 4타수 2안타 2득점으로 2경기 연속 멀티 히트로 활약했다.
한화는 0-4로 뒤진 4회말 반격에 나섰다. 시발점이 안치홍이었다. 선두타자로 나온 안치홍은 좌선상 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1사 후 노시환의 볼넷, 채은성의 좌전 안타로 만루 찬스가 됐다. 이진영의 희생플라이로 안치홍이 득점을 기록했다. 개인 통산 900득점을 달성했다. KBO 역대 39번째 기록이다.

이후 2사 1,3루에서 이도윤이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때렸고, LG 2루수의 3루 송구가 뒤로 빠지면서 1루에서 3루까지 뛴 주자 채은성이 득점까지 성공했다. 4-3으로 따라붙었다. 2사 2루에서 최재훈의 2루 내야 안타와 2루수 송구 실책으로 2루주자가 득점, 4-4 동점을 만들었다.
안치홍은 4-4 동점인 5회도 선두타자로 나와 좌전 안타로 물꼬를 열었다. 이 안타로 안치홍은 통산 2700루타를 달성했다. KBO 역대 32번째 기록.
1사 1루에서 노시환의 좌선상 2루타 때 안치홍은 1루에서 홈까지 전력질주해 역전 득점을 기록했다. 전날과 같은 주루사의 아픔은 없었다. 이후 한화 타선이 폭발하면서 9-4까지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안치홍은 이후 두 타석에서는 범타로 물러났다.

경기 후 안치홍은 대기록 2개를 달성한 것에 “솔직히 전혀 생각 안 했고, 생각할 겨를이 없는 상황이라 전광판에 나오는 것도 못 봤다”고 말했다.
이어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게 기분 좋을 뿐이고, 중요한 경기에서 살아나는 모습 보여드려서 기분 좋다. 그동안 팀에도 미안하고 스스로도 힘들었는데, 앞으로 팀에 더 기여해 더 편해지고 싶다”고 솔직한 심정을 말했다.
안치홍은 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졌고, 4월초 손목 통증까지 겹쳐 2군을 한 차례 다녀왔다. 4월말 복귀 이후에도 타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자, 5월초 타율 9푼8리에서 또다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5월 28일 1군에 복귀했고, 6월 들어 조금씩 타격감이 좋아지고 있다. 6월 타율은 3할(30타수 9안타), 그리고 최근 10경기 타율은 3할7푼5리(24타수 9안타)를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1할3푼(94타수 15안타)으로 아직 갈 길이 멀다.
안치홍은 LG를 꺾고 1위로 올라선 것에 “중요한 경기를 이겼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우리 선수들이 압박감, 긴장감 있는 경기에서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안치홍은 “어제 마지막 주루 상황을 의식해서 오늘 소극적으로 뛰지는 않았다. 오늘 2루타성 타구가 있었지만, 점수 차가 있었기 때문에 승부를 볼 상황은 아니어서 멈췄다. 어제는 송구가 너무 정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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