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가 쏟아지는 악천후에서 최신식 구장의 위엄이 드러났다.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는 한번 더 업그레이드된 메이저리그식 시설을 자랑했다.
15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는 5회말 한화가 노시환의 1타점 2루타로 5-4로 역전하자마자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경기가 중단됐다.
오후 6시43분에 중단된 경기는 빗줄기가 그친 오후 8시쯤 방수포를 걷어내고 그라운드 정비 작업을 시작했고, 오후 8시27분에 재개됐다. 아주 빠른 시간내에 경기가 속행됐다.
1시간 동안 내린 비로 인해 방수포 위는 물바다였다. 1루와 3루측 파울지역에도 물웅덩이가 생겼다. 방수포를 걷어내면서 고여 있던 물을 외야 잔디에 쏟았는데, 5분도 지나지 않아 금방 물기가 사라졌다. 방수포로 덮어뒀던 내야 그라운드는 특별하게 정비를 할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한화생명 볼파크의 첨단 배수시설 덕분이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 이날 18시 43분부터 1시간여 동안 28mm의 비가 내렸음에도 30여분의 정비 끝에 경기가 재개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일반적인 스포츠구장보다 강력한 배수 능력을 갖춘 덕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지어진 다양한 스포츠구장에서 발생한 배수 문제를 파악해 한화생명 볼파크에는 배수문제를 최소화시켜보자는 구단의 의견 개진에서 시작됐다.
한화 관계자는 “실제 일반적인 구장은 보통 그라운드 배수를 위해 100~150mm 구경의 배수 펌프가 집수정에 1대씩 설치돼 있는 데 반해 한화생명 볼파크는 350mm 구경의 펌프가 집수정 당 3대씩 설치돼 있다.
350mm 구경 펌프 1대가 1분에 11t의 물을 배출하는 만큼, 외야 좌측, 가운데, 우측에 설치된 집수정 3군데에서 1분당 배출해내는 물의 양은 약 99t에 달한다. 그만큼 많은 물을 배출하며 그라운드 내 고인 물들이 빠르게 빠져나갈 수 있는 구조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구장 보다 3배 더 빨리 배수가 된다.

완벽한 배수시설 덕분에 중단된 경기는 빨리 재개될 수 있었고, 한화는 역전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5-4로 앞선 5회말 1사 2루에서 104분간 중단된 경기가 재개되자, 한화 타선은 집중력을 발휘해 9-4로 점수 차를 벌렸다. 채은성이 1타점 적시타를 때렸고, 2사 후 이도윤, 최재훈, 황영목, 이원석의 4연속 안타가 터지면서 승기를 잡았다.
한화는 LG에 10-5로 역전승을 거두며 33일 만에 1위 자리를 탈환했다. 한화는 41승 27패 1무(승률 .603)로 순위표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섰고, LG는 40승 27패 2무(승률 .597)로 2위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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