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생제르맹(PSG) 미드필더 비티냐(25)가 페널티 킥을 양보했고, 이강인(24, 이상 PSG)은 그 기회를 골로 연결했다. 팀의 4-0 완승을 마무리 지은 쐐기포였다. 이 장면은 PSG의 팀워크와 이강인의 존재감을 동시에 부각시켰다.
PSG는 16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로즈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FIFA 클럽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4-0으로 완파했다. 트레블을 달성한 유럽 챔피언 PSG는 클럽 월드컵 첫 경기에서부터 '유럽 챔피언'의 위용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데지레 두에,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곤살루 하무스로 전방을 꾸렸고, 파비안 루이스, 비티냐, 주앙 네베스를 중원에 배치하는 4-3-3 전형을 가동했다. 이강인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전반 19분 루이스의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낸 PSG는 전반 추가시간 비티냐의 개인 돌파에 이은 골로 2-0까지 달아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후반 33분 아틀레티코 수비수 클레망 랑글레가 퇴장당하면서 수적 우위까지 확보한 PSG는 후반 42분 교체 투입된 세니 마율루의 추가골로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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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619명의 관중이 들어찬 이번 맞대결, 이 경기의 마침표는 이강인이 찍었다. 후반 27분 파비안 루이스와 교체돼 투입된 이강인은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 킥 키커로 나섰고, 왼발로 침착하게 골문을 갈랐다. 상대 골키퍼를 완벽하게 속인 슛이었다.
이 페널티 킥을 둘러싼 뒷이야기가 주목받고 있다. 프랑스 유력 매체 '르 파리지앵'에 따르면, 이날 페널티 킥의 당초 키커는 비티냐였다. 그러나 그는 이강인에게 찬스를 양보했다. 경기 후 '다즌(DAZN)'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보통은 내가 차고, 우스만 뎀벨레가 있으면 그가 찬다. 오늘은 내가 찰 차례였지만, 나는 공격수가 아니기 때문에 꼭 골을 넣을 필요는 없다. 점수 차가 충분히 벌어졌다면 골이 필요한 공격수에게 기회를 준다. 오늘은 이강인이 그런 경우였다"라고 말했다.
포르투갈 출신의 비티냐는 경기 내내 중원을 장악하며 활약했고, 이강인을 위한 양보로 다시 한 번 팀워크를 빛냈다. 그는 PSG의 중심 미드필더로 자리매김하며 지난 시즌 트레블을 이끈 핵심 멤버다. 이날 경기에서도 압박을 조율하고 전진 패스를 공급하며 흐름을 장악했고, 직접 골까지 기록하며 팀의 두 번째 득점을 책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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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은 약 20분의 출전 시간 동안 패스 성공률 92%, 태클 1회를 기록했고, 후반 종료 직전 쐐기골로 존재감을 남겼다. 그의 득점은 FIFA 클럽 월드컵 역사상 한국인 선수 중 최초 골이기도 하다.
물론 이강인의 상황은 순탄하지만은 않다. 2024-2025시즌 초반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실험 속에서 가짜 9번, 윙어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가능성을 증명했지만, 후반기 들어서는 주전 경쟁에서 다소 밀렸다. UEFA 챔피언스리그 11경기 중 선발 출전은 단 4회뿐이었다.
최근엔 소셜 미디어에서 'PSG'를 삭제하며 이적을 암시하는 행동도 포착됐다. 이탈리아 세리에 A의 SSC 나폴리, 프리미어리그 구단들과 연결되고 있으며, 프랑스와 이탈리아 현지 보도는 이강인의 이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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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득점은 그에게 중요한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 비티냐의 배려, 침착한 마무리, 팀의 대승이라는 완벽한 그림 속에서 이강인의 가치는 다시금 부각됐다. 다음 경기는 남미 챔피언 보타포구와의 맞대결이다. 또 한 번 출전 기회를 얻는다면, 그가 남긴 인상을 더 굳힐 수도 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