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르트문트-플루미넨시-마멜로디와 경쟁' 클럽WC F조 '이변 노리는' 울산, "생존 확률 20.8%"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5.06.17 12: 00

울산 HD가 이변을 노린다.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얼마나 될까.
2025년 미국에서 열리는 FIFA 클럽 월드컵이 사상 처음 32개 팀 체제로 개최되는 가운데, F조에 속한 울산 HD가 글로벌 도전의 첫발을 뗀다. 이 그룹에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 플루미넨시(브라질),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공)가 함께 속해 있다. 겉으로만 보면 '죽음의 조'는 아니지만, 울산 입장에선 현실적으로 가장 험난한 조합일 수 있다.
F조는 한국시간으로 6월 18일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한다. 첫 경기로 도르트문트와 플루미넨시가 뉴저지 이스트러더포드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맞붙고, 같은 날 울산은 마멜로디 선다운스를 상대로 대회를 시작한다.

[사진] 옵타

데이터 분석 기관 '옵타'는 대회 시뮬레이션 1만 회를 통해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을 예측했는데, 울산은 20.8%의 확률로 F조에서 16강 진출 가능성이 가장 낮은 팀으로 평가됐다. 이 조에서 가장 유력한 통과 후보는 도르트문트(92.7%), 그 뒤를 마멜로디(47.1%)와 플루미넨시(39.4%)가 이었다.
[사진] 옵타
울산의 저평가가 단순한 선입견만은 아니다. 옵타 파워 랭킹 기준으로 울산은 같은 조 다른 세 팀에 비해 최소 120계단 이상 아래에 위치해 있으며, 클럽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거둔 성적도 썩 좋지 않다. 2012년, 2020년 출전 당시 울산은 총 4경기를 치러 모두 패하며 6위에 머물렀다. 국제대회에서의 실적은 선두권 경쟁팀들과 비교해 크게 뒤처진다.
울산엔 역사를 바꿀 기회도 함께 열려 있다. 이번 대회는 더 이상 '대륙 챔피언들 간의 이벤트성 대회'가 아니라, 재정 규모만큼은 UEFA 챔피언스리그 못지않은 글로벌 경쟁 체제로 거듭나고 있으며, 울산은 대한민국을 대표해 이 무대에 올라섰다.
도르트문트는 F조에서 가장 강력한 팀이다. 지난 1997년 인터콘티넨탈컵 우승 이후 첫 세계대회 무대를 밟는 이들은 최근 6경기에서 모두 3골 이상을 넣으며 연승 중이다. 우승 확률은 조 내 유일하게 0.2% 이상으로 집계됐고, 그룹 내 1위 통과 확률만 74.9%에 달한다. 울산이 이들을 상대로 승점을 확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과제다.
반면, 마멜로디는 울산의 첫 상대이자 가장 현실적인 승점 획득 상대다. 남아공 리그 8연패 중인 이들은 올 시즌도 12점 차로 우승을 차지했으며, CAF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피라미드FC에 아쉽게 패했지만, 리그 득점 1~3위를 모두 보유한 공격력을 자랑한다. 주포 루카스 히베이루 코스타(16골), 이크람 레이너스(14골), 아르투르 살레스(8골)는 미겔 카르도소 감독의 4-3-3 전술에서 핵심적인 전방 트리오다. 울산 수비진은 이들의 공세를 제어하지 못할 경우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난항을 겪을 수 있다.
[사진] 옵타
플루미넨시는 2023년 클럽 월드컵 결승에서 맨체스터 시티에 0-4로 패하며 유럽-남미 격차를 실감했지만, 여전히 전통의 강호다. 리그 개막 11경기에서 15골을 넣었고, 흥미롭게도 그 중 12명이 골을 나눠 넣는 등 다양한 득점 루트를 보유하고 있다. 티아고 실바와 같은 노련한 리더가 수비진을 이끌고 있으며, 16강 진출 확률은 39.4%로 울산보다 2배 가까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산은 결코 쉽게 무너질 팀이 아니다. 국내에서는 3년 연속 K리그1 우승을 차지하며 안정적인 전력을 유지해 왔고, 에릭 파리아스는 2025시즌 K리그에서 이미 8골을 기록 중이다. 그는 과거 브라질 유벤투지 소속 시절 플루미넨시를 상대로 네 차례 경기를 치러 익숙한 상대다. 샬럿FC와의 연습경기에서도 득점을 올리며 감각을 끌어올렸다.
더불어 '수호신' 조현우가 건재하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에서 '카잔의 기적'을 연출했던 그는, 옵타 선정 F조 최고 골키퍼 중 하나로 꼽힌다. FIFA 역시 "조현우는 8시즌 연속 K리그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린 수문장"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대회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수비진의 핵심 축이 될 전망이다.
[사진] 울산HD 제공
울산은 6일 미국에 도착해 샬럿을 베이스캠프로 삼고 전력 강화에 돌입했다. 첫 경기 마멜로디전의 결과는 단순한 승패를 넘어 대회 전체 흐름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울산이 이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세계 축구 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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