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선택만 남았다.
영국 '야드 바커'는 15일(한국시간) "토트넘 스타 손흥민은 팀을 떠날 준비가 됐다. 그는 거부하기 어려운 제안을 받았고, 합의에 매우 근접했다"라면서 "손흥민은 최근 몇 달 동안 클럽을 떠나는 것과 연결돼 왔다. 그는 올여름 토트넘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행선지는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의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튀르키예의 이적 시장과 페네르바체 구단 내부 사정에 능통한 튀르키예의 기자 야기즈 샤분주오쿨루는 지난 15일 "페네르바체가 손흥민에 관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면서 "조세 무리뉴 페네르바체 감독이 직접 손흥민을 만났다"라고 전했다. 영국 '홋스퍼HQ'도 역시 튀르키예 매체 '파나틱'을 인용해 "무리뉴 감독은 토트넘 시절 제자였던 손흥민을 다시 품에 안고 싶어 하며, 페네르바체 구단도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알렸다.
실제로 구단은 손흥민을 위해 '미친 제안(crazy offer)'이라 불릴 만큼 파격적인 연봉 패키지를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튀르키예 리그는 이전에는 유럽의 변방 리그로 알려졌으나 최근의 분위기는 바뀌었다. 먼저 튀르키예의 명문이자 페네르바체의 숙적 갈라타사라이가 광폭 영입을 통해 선수단을 대대적으로 보강한 것이 컸다. 이런 막대한 투자에 밀리면서 페네르바체는 지난 시즌 준우승에 그쳤다.

거기다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도 갈라타사리아의 움직임은 주목할만 하다. 바이에른 뮌헨서 연봉 협상이 불발돼서 풀려난 르로이 자네를 손에 넣었다. 갈라타사라이는 이적료를 지출하지 않는대신 사네에게 막대한 연봉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네르바체도 반격에 필요한 상황.
손흥민의 상황도 이적과는 다르다. 이번 여름 손흥민의 이적설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추측이 아니라 실질적인 변화 조짐 때문이다. 손흥민은 2023년까지만 해도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 이적설을 단호히 부인했지만, 최근에는 "기다려보는 게 좋을 것 같다. 나도 상당히 궁금하다"는 식으로 여지를 남겼다.

손흥민의 태도 변화는 구단 안팎에서 이적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해석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토트넘은 손흥민과의 계약이 2026년 여름까지 남아 있지만, 이번 여름이 현실적인 이적료를 받을 수 있는 마지막 시점이라는 판단 아래 구단 내부적으로도 세대교체를 염두에 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토마스 프랭크 신임 감독 체제에서 손흥민의 미래는 핵심 과제 중 하나로, 일부 보도에 따르면 프랭크 감독 부임 직후 손흥민의 거취 문제를 가장 먼저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기다 토트넘은 바이에른 뮌헨에서 임대 영입했던 마티스 텔(20)을 완전 영입했다. 여기에 추가적인 윙어 보강을 염두에 두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페네르바체는 이보다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약 2300만~2400만 유로(약 363억~380억 원)를 제시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이는 유럽 무대에서도 상위권에 해당하는 수준이다.이러한 맥락 속에서, 무리뉴 감독과의 재회는 손흥민에게 전술적 측면 모두에서 의미 있는 선택지다.

무리뉴 감독 체제 아래 손흥민은 70경기 29골 25도움을 기록하며 최고의 폼을 보였고, 무리뉴 감독 역시 손흥민을 "토트넘 역사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선수 중 한 명"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실제로 이적이 현실화될 경우, 손흥민은 더 높은 연봉과 챔피언스리그 진출 가능성을 갖춘 구단에서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다.
여기에 튀르키예 1타 기자의 보도도 나왔다. 샤분주오쿨루는 "손흥민 영입을 위해 무리뉴 감독이 직접 나서 선수를 만났다. 그는 과거 토트넘 시절 무리뉴 감독과 좋은 관계를 맺어왔다"라면서 "그로 인해서 손흥민 선수 본인도 페네르바체행에 열려있는 상황이다. 토트넘 구단도 판매 의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토트넘의 요구 이적료는 3000만 유로(약 473억 원)다. 만약 구단이 이적료를 낸다고 하면 그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라면서 "선수 본인도 페네르바체행에 열려있고 이적료도 정해진 상황이다. 이제 페네르바체 구단의 결단만 남았다"고 기대했다.

만약 손흥민이 페네르바체 유니폼을 입는다면, 튀르키예 수페르리그는 갈라타사라이의 자네와 페네르바체의 손흥민이 맞붙는 ‘별들의 전쟁’으로 단숨에 격이 올라간다. 무리뉴 감독 입장에서도 자신이 ‘토트넘 역대급’이라 칭한 제자를 재회하는 것은 챔피언스리그 티켓과 리그 우승 두 마리 토끼를 노릴 비장의 한 수다.
그래도 손흥민 입장에서는 토트넘과 결별은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아니다. 야드 바커는 "손흥민은 지난 12개월간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했다. 지금이 토트넘이 그를 내보내고 미래를 위한 유망주를 데려올 적기일 수 있다.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직 지켜봐야 하지만, 손흥민은 여전히 엄청난 경험과 리더십을 갖춘 훌륭한 선수다. 그는 훌륭한 영입이 될 것"이라며 페네르바체에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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