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 앞에서 승리를 거두고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다."
FC 서울은 17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19라운드 강원 FC와 맞대결을 펼친다.
서울은 승점 25점(6승 7무 5패)으로 6위에 자리하고 있다. 시즌 내내 저조한 골 결정력으로 골머리를 앓았으나 지난 18라운드 광주전에서 3-1 승리를 거두며 웃었다. 올 시즌 서울이 한 경기에서 세 골을 기록한 것은 지난 6라운드 대구전 3-2 승리 이후 약 두 달 반만이다.
현재 서울은 전북에 이어 두 번째로 적은 17실점을 기록하며 탄탄한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는 반면, 공격에서는 17득점을 기록하며 리그 최소 3위에 그치고 있다. 득점력 고민을 안고 있던 서울은 지난 광주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정승원과 교체로 출전해 쐐기골을 성공시킨 문선민의 활약을 통해 되살아난 공격력을 자랑했다.
국내 공격수들의 활약으로 득점의 물꼬를 튼 서울은 제시 린가드, 루카스, 둑스 등 외국인 공격수들이 활약해준다면 경기를 더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다. 여기에 서울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영입한 '폴란드 특급' 클리말라가 데뷔전을 앞두고 있어 이번 라운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기동 서울 감독은 "5월 들어서는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지만, 마지막 경기인 제주전에서 패하며 분위기가 다소 다운됐다. 그럼에도 팀 분위기 자체는 나쁘지 않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분위기를 유지했다. 다만 대표팀 선수들, U-23, U-20 등 어린 선수들이 많이 빠져나가면서 어려움이 있었고, 해당 기간 동안에는 선수들과 미팅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라고 이야기했다.
김주성이 빠진 포백 라인이다. 김 감독은 "주성이가 코리아컵부터 단 한 경기도 쉬지 않고 전 경기를 소화했기 때문에 로테이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대표팀에서 복귀한 후 원정과 홈경기 모두 뛰었고, 직전 경기에서는 야잔이 빠진 상태에서 (박)성훈이와 호흡을 맞췄는데 수중전이라 더 힘들었을 것 같다. 성훈이도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부상 방지를 위해 이번에는 로테이션을 선택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은 최전방 공격수 클리말라를 영입하며 공격력을 보강했다. 김기동 감독은 "한 번에 확 기용하기보다는 점차적으로 팀에 녹아들 수 있도록 시간을 주고 싶다. 둑스도 초반에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컨디션이 올라와 많은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계속 선발로 기용하고 있다. 클리말라는 최근까지 경기를 많이 뛰었던 선수라 몸 상태는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으며, 팀 내에서 둑스가 오래 있다 보니 조합 측면에서는 둑스가 편한 상황이다. 상황에 따라 둑스를 활용하는 방향이 맞을 것 같다고 판단해 오늘 라인업을 꾸렸다"라고 밝혔다.
홈에서 좀처럼 이기지 못하는 서울이다. 김 감독은 "신경 많이 쓰인다. 홈에서 왜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다. 마지막 홈 승리는 3월 말 대구전이었다. 원정에서는 승리가 있지만 홈에서는 계속 이기지 못하고 있어 팬들 앞에서 승리를 거두고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만큼은 반드시 승리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준비했다"라고 덧붙였다.
강원의 수비력에 대해서는 "전북전에서는 상대 공격력이 워낙 강해서 무너졌던 것이지, 계속 무너졌다고 보지는 않는다. 조직력은 유지되고 있으며, 리그 전체적으로 강팀, 약팀을 나누기 어려운 상황이고, 어느 순간이든 찬스와 위기가 동시에 온다. 찬스를 골로 연결하는 팀이 상위에 있고, 그렇지 못한 팀이 하위에 있다. 위기에서는 대처 능력, 찬스에서는 마무리 능력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경기 3-1 승리를 거둔 서울, 김 감독은 "세 골을 넣었지만 찬스에 비해 두세 골은 더 넣었어야 했다. 그 부분은 아쉬움이 남는다. 선수들이 찬스에서 골을 넣었다고 해서 자만하거나 방심하지 말고, 계속 집중력을 유지했으면 좋겠다"라고 평했다.
골키퍼 강현무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지난 광주전 3-0 리드 상황이었던 경기 막판 집중력 저하로 한 골을 내주고 말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팀도 선수도 매일 잘할 수는 없다. 흐름이라는 것이 있다. 현무의 경우, 실수는 있었지만 멘탈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어 믿음을 주고 계속 기용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최전방 공격수에 관해서는 "연계형으로 타깃형보다 공간 침투와 연결에 강점이 있다. 신입생 클리말라는 스피드를 활용해 공간 침투와 슈팅이 강한 스타일이다. 두 선수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조합을 구상 중이며, 둑스가 생각보다 잘해주고 있어 고민이 되는 부분이 있다. (외국인 선수 쿼터) 문제는 구단과 상의해 결정하겠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클리말라에 대해 "박스 안에서의 움직임이나 슈팅 타이밍 등이 좋았으며,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선수"라고 평했다.
요르단 국적의 야잔은 지난 A매치 기간 대표팀 주축 수비수로 활약하며 요르단을 월드컵 무대에 올렸다. 최초의 일이다. 이에 따라 그는 국왕과의 식사에 초대됐고, 소속팀 서울 복귀가 늦어졌다. 김 감독은 "광주전에 왔어야 했지만, 요르단 국왕이 월드컵 첫 진출을 기념해 가족 포함 선수 전원을 초대했기 때문에 야잔도 참석하고 싶어 했다. 팀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고민 끝에 광주전은 아예 출전시키지 않기로 결정했고, 야잔에게 '이 한 경기를 비우는 대신 강원전부터는 대가리 박고 해라'라고 말하며 마음을 사는 쪽을 택했다"라고 내막을 밝혔다.
이어 "그만큼 배려했기 때문에 남은 경기에서 열심히 해주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여름 유럽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FC 바르셀로나와 친선 경기가 예정된 서울이다. 김기동 감독은 "일정이 빡빡해서 부담스러웠지만, 서울에서 세계적인 팀과 경기할 수 있는 기회는 팀과 선수들에게 영광이라고 판단해 흔쾌히 허락했다"라고 알렸다.
이어 "팬들에게도 좋은 이벤트 경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리그에서 이기면 이 경기에서는 져도 괜찮다는 마음"이라고 농담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