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3-2 극장승' 포옛 감독의 미소 "울산전 승리보다 값져...콤파뇨 투입 완벽했다"[전주톡톡]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5.06.17 22: 30

거스 포옛 전북 현대 감독이 역전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전북 현대는 17일 오후 7시 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19라운드에서 수원FC를 3-2로 꺾었다.
이로써 전북은 0-2로 끌려가다가 후반에만 3골을 터트리면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4연승을 완성한 전북은 승점 41(12승 5무 2패)로 단독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반대로 수원FC는 두 골의 리드를 지켜내지 못하며 5경기 무승의 늪(2무 3패)에 빠졌다. 순위는 승점 16(3승 7무 9패)으로 12개 팀 중 11위. 후반 들어 잠그기에 돌입했지만, 불운한 자책골까지 겹치면서 승점을 아예 따내지 못했다.
전북은 경기 초반부터 치명적인 패스미스를 연발하며 흔들렸다. 전반 5분 2005년생 김도윤에게 선제골을 얻어맞았고, 전반 31분 싸박의 파워를 제어하지 못하며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전북은 후반 들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며 경기를 뒤집었다. 후반 7분 김진규의 환상적인 프리킥 득점으로 추격을 시작했고, 후반 27분 콤파뇨의 헤더 복귀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여기에 후반 44분 상대의 자책골까지 겹치면서 대역전승을 완성했다.
경기 후 포옛 감독은 "전반전 경기력은 정말 좋지 않았다. 집중력이 떨어졌다. 최근 경기 중 가장 안 좋아서 하프타임에 결정을 내려야 했다. 필요하다면 5명까지 바꿀 수 있었기에 많은 교체를 가져가려 했다. 일단 두 명을 바꾼 뒤 이후 나눠서 교체했다. 교체 투입된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라고 총평했다.
이어 그는 "선수들이 이번 승리로 본인들의 개성과 강점을 충분히 보여줬다. 우리가 최근에 기세도 좋고 자신감도 있기 때문에 이런 경기에서도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울산전과 비교할 순 없겠지만, 개인적으론 더비전 승리보다 오늘 승리가 더 값지지 않나 싶다"라고 덧붙였다.
후반 투입된 콤파뇨가 티아고와 '트윈 타워'를 형성하면서 부상 복귀골까지 넣었다. 포옛 감독은 "티아고와 콤파뇨의 공존에 대한 질문도 있었는데 오늘 바로 보여준 것 같다. 상대 입장에서 막기 정말 어려웠을 거다. 키가 큰 두 선수가 박스 안으로 들어가다 보니 곤란한 장면이 계속됐을 것"이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서울전에도 두 선수의 공존을 볼 수 있을까. 포옛 감독은 "아마도 아닐 거다. 콤파뇨가 정상적으로 팀 훈련에 복귀한 지 하루밖에 되지 않았다. 만약 전술적인 이유로 오늘 티아고를 50분, 55분쯤 교체해야 했다면 콤파뇨 대신 박재용이 투입됐을 것"이라며 "물론 벤치에 있는 옵션을 보고 내린 선택이기도 하지만, 수원FC가 파이브백으로 내리는 걸 보고 공격수를 두 명 넣어도 될 거라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완벽한 판단이었지 않나 싶다"라고 답했다.
물론 티아고와 콤파뇨의 존재는 상대 수비로서는 큰 부담이다. 포옛 감독은 "티아고를 60분 동안 잘 막더라도 수비가 지친 상황에서 콤파뇨가 투입된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공격수 2명을 쓰는 전술이 메인 옵션은 아니다. 다만 때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옵션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권창훈이 후반 들어 왼쪽 수비수로 깜짝 투입됐다. 포옛 감독은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김태환이 전반을 마치고 종아리에 타이트함을 느꼈다. 그래서 10분~15분 정도만 더 뛰어보자고 밀어붙였다. 어떻게 변화를 가져갈지 기회를 보다가 측면에서 충분히 공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여겼다. 오늘은 권창훈이 직선적인 플레이를 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서 그런 결정을 내렸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전체적으로) 위험을 감수한 교체였다. 스트라이커 두 명을 투입했고, 이승우도 투입했다. 양쪽 풀백들도 높이 전진했다. 그러면서 중원에서는 수적 열세가 생겼다. 리스크를 감수했는데 선수들이 정말 잘해줘서 도움이 됐다"라고 칭찬했다.
전진우가 경고 누적으로 다가오는 서울전에 뛸 수 없다. 포옛 감독은 "일단 침착하게 오늘 경기를 복기해야 할 것 같다. 선수들은 내일 회복하고, 난 서울 경기를 지켜보겠다. 전진우뿐만 아니라 티아고도 경고 4장으로 옐로 트러블 위기였다. 티아고가 추후 빠지게 될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렇게 누군가가 빠지면 어떤 선수에게는 좋은 기회가 된다. 그 선수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주장 박진섭이 돌아오는 건 희소식이다. 그는 이날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고, 대신 선발 출전한 보아텡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포옛 감독도 "박진섭의 존재 유무가 확실히 차이가 있었다. 그는 토요일에 돌아올 것"이라고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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