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 더 브라위너가 도와준다…이강인에 열린 '스텝업' 위한 나폴리의 문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06.18 06: 46

'경험은 나누기 위해 존재한다'…월드클래스 미드필더 케빈 더 브라위너(33)가 이강인(24, 파리 생제르맹)의 멘토가 될까.
더 브라위너는 16일(한국시간) 나폴리 입단 행사에서 “사람들은 내가 이룬 업적을 높이 평가하지만, 나는 여전히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나에게 궁금한 게 있다면, 동료 선수들에게 내 경험을 기꺼이 나눌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단순한 레전드 입성 발표가 아닌, ‘팀과 후배들을 위한 리더’로서의 다짐이었다.

이 발언은 단순한 포부를 넘어선다. 더 브라위너는 맨체스터 시티에서 10년 동안 중원을 책임지며 프리미어리그 6회, 챔피언스리그 1회, FA컵 2회 등 숱한 트로피를 들어올린 바 있다. 유럽 최고의 경기 운영 능력과 패스 감각을 지닌 그가 “배움과 공유”를 언급한 순간, 전 세계 수많은 젊은 미드필더들이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나폴리는 지난 12일 아우렐리오 데 라우렌티스 나폴리 회장은 “환영합니다 더 브라위너"라며 인사를 전했다. 구단 계정도 “더 브라위너가 우리 팀에 합류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정확한 계약 조건은 비공개지만 현지 보도에 따르면 2년 계약에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금은 약 1000만 유로(약 157억 원)에 달한다.
맨시티를 떠난 ​더 브라위너는 지난달 26일 풀럼전에서 후반 40분 교체 출전해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전했다. 클럽 월드컵에는 참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풀럼전이 맨시티 고별전이 됐다.  당시 더 브라위너는 “맨시티가 아무런 제안을 하지 않았고, 구단이 결정을 내렸다"라고 알린 뒤 "놀라웠지만 받아들여야 한다. 나는 여전히 최고 수준에서 뛸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더 브라위너는 지난해 4월 맨체스터 시티와 결별을 결정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시카고 파이어 이적설이 제기됐으나 여러 팀의 제안을 모두 거절했다. 고심 끝에 나폴리를 새로운 행선지로 택했다. 로마에 도착한 더브라위너는 구단 지정 병원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했다. 수백 명의 팬들이 몰렸다. 그의 입단을 환영하기 위함이었다.
실제로 이탈리아 언론에서는 더 브라위너를 나폴리의 21세기 가장 중요한 영입으라고 평하고 있다. 실제로 더 브라위너가 가세하면서 나폴리는 중원에 무게감을 더했다. 그는 콘테 감독의 전술에 안정감을 불어넣을 자원으로 기대를 모은다.
더 브라위너는 “사람들은 제가 해낸 업적을 칭찬하지만, 저는 그보다 더 큰 목표를 향해 이 자리에 왔다”며 “나폴리 동료들이 나에게 궁금한 점이 있다면 기꺼이 내 경험을 공유할 것이고, 저도 다른 선수들에게서 배워왔다. 마찬가지로 그들을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스타 플레이어가 아닌, 리더로서의 자세를 드러낸 발언이다.
끝으로 그는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든, 나는 늘 최고의 기량을 유지해야 한다. 이 새로운 경험이 내 커리어에 또 하나의 트로피를 더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이며, 챔피언의 여정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이제 이탈리아 무대에서 펼쳐질 더 브라위너가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 축구 팬들의 시선을 더욱 끄는 이유도 있다. 최근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 소속 이강인의 나폴리 이적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기 때문. 유럽 복수 매체들은 “나폴리가 이강인을 주시하고 있으며, 콘테 감독 역시 전술적으로 그의 활용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강인은 리그 최종전 오세르전, 프랑스컵 결승 스타드 드 랭스전, 챔피언스리그 결승 인터밀란전까지 모두 벤치에 머물렀다. 이로 인해 이강인의 입지 불안설과 이적설이 이어졌다. PSG가 설정한 이강인의 이적료는 4000만 유로(621억 원)였다. 이는 2년 전 이강인을 마요르카에서 영입할 당시 지불한 2200만 유로(342억 원)의 거의 두 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실제로 이강인을 가장 강하게 원하고 있는 나폴리가 난색을 표할 정도.
2024-2025 시즌 나폴리가 영입에 사용한 최고 이적료가 3500만 유로(543억 원)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PSG가 제시한 조건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SG는 계약기간이 3년이나 남은 이강인을 서둘러 처분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주전이 아니지만 PSG 입장에선 손해를 감수하며 이강인을 내보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시즌 중반까지 이강인을  측면 윙어, 중앙 미드필더, 심지어는 제로톱으로도 기용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강인은 UCL 결승전 엔트리에는 포함됐지만 끝내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이강인의 나폴리 이적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타이밍이다. 이강인의 이적설이 콘테가 이강인을 좌측 인사이드 하프로 활용하고자 한다는 구체적인 전술 구상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 이강인의 행선지가 어디가 되든, 더 브라위너의 나폴리행은 하나의 시사점을 던진다.
더 브라위너는  단순히 ‘왕년의 이름값’에 기대어 이탈리아 무대를 찾은 것이 아니라,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새로운 챕터를 써내려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약 이강인이 그의 곁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다면, 이는 우연이 아닌 ‘운명 같은 멘토링’의 서막이 될지도 모른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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