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제 늙었어, 자꾸 아프면…" 천하의 다르빗슈에게도 이런 날이, 세월은 못 이긴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06.18 06: 41

메이저리그 역대 아시아 투수 중 최고 성적을 낸 일본인 다르빗슈 유(39·샌디에이고 파드리스)도 세월은 피할 수 없는 모양이다. 아시아 최고 파이어볼러였지만 건강 유지를 위해 일부러 구속을 낮추는 고민을 하고 있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다르빗슈를 60일짜리 부상자 명단(IL)에 등재했다. 트리플A에서 뛰던 외야수 브라이스 존슨을 콜업하면서 40인 로스터에 등록했고, 다르빗슈를 60일 IL로 이동하며 자리를 비워줬다. 다르빗슈는 시즌을 시작할 때부터 팔꿈치 염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상태였고, 이미 60일을 경과한 시점이라 60일 IL로 옮겼다고 해서 복귀 시점에 제약을 받진 않는다. 
문제는 다르빗슈의 몸 상태다. 시범경기에서 두 차례 등판한 뒤 피로감을 느껴 투구를 중단한 다르빗슈는 지난달 15일 트리플A 엘파소 치와와스에서 재활 등판을 했다. 라스베가스 에비에이터스(애슬레틱스 산하) 상대로 4이닝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다음날부터 회복 상태가 좋지 않아 재활 경기를 중단했다. 

샌디에이고 다르빗슈 유. 2022.06.08 / dreamer@osen.co.kr

이후 2주간 다시 휴식을 취한 다르빗슈는 이달 초 불펜 피칭으로 다시 공을 던지고 있다. 지난 15일 애리조나 캠프 시설에서 마이너리그 타자들을 상대로 18개의 공을 던지며 시뮬레이션 게임도 했다. 최고 구속은 시속 94마일(151.3km)로 측정됐다. 재활 등판 때 던진 97마일(156.1km)보다 구속이 크게 떨어졌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에 따르면 다르빗슈는 복귀 시점에 대해 “다음달 중순쯤은 될 것 같은데 전반기 전에 될지는 잘 모르겠다. 내 팔꿈치한테 물어봐야 할 것 같다”면서 “3주 전 라스베가스 때보다는 확실히 좋아졌다. 시뮬레이션 게임이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괜찮을 정도는 됐다”고 몸 상태를 밝혔다. 
다르빗슈는 부상 재발 방지를 위해 구속을 낮추고 루틴을 바꾸는 방법도 고민을 하고 있다. 그는 “몸 상태가 좋으면 시속 97마일(156.1km)까지 던지겠지만 좋지 않으면 구속을 낮춰야 한다. 난 이제 더 이상 젊지 않다. 현명하져야 한다”며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 다르빗슈 유. 2024.03.29 /jpnews@osen.co.kr
어느덧 39세, 불혹이 눈앞에 다가온 만큼 언제까지 계속 강속구를 던질 수 없다. 지난해에도 목, 고관절, 팔꿈치 등 여러 부위가 아파 3차례나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16경기 81⅔이닝 투구에 그쳤다. 올해는 시즌이 절반을 향하는 시점까지 팔꿈치 염증으로 개점 휴업 중이다. 건강한 몸으로 더 오래 던지기 위해선 변화가 필요하다. 
2023년 2월 샌디에이고와 6년 1억800만 달러에 연장 계약한 다르빗슈는 2028년 42세 시즌까지 보장돼 있다. 올 시즌을 제외하더라도 앞으로 3년이나 더 계약 기간이 남은 만큼 지금처럼 계속 아파선 팀도 곤란하다. 지난 2월 “만약 더 이상 야구를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느끼면 그만두겠다”며 은퇴 가능성도 시시한 다르빗슈이지만 지금은 아닌 것 같다. 조 머스그로브, 마이클 킹 등 주축 선발들이 부상으로 빠진 샌디에이고는 다르빗슈의 건강한 복귀가 절실하다. 
한편 2012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데뷔한 다르빗슈는 LA 다저스, 시카고 컵스, 샌디에이고를 거치며 지난해까지 12시즌 통산 282경기(1706이닝) 110승88패 평균자책점 3.58 탈삼진 2007개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아시아 투수 최초 통산 2000탈삼진을 달성했고, WAR 33.6은 아시아 투수 통틀어 최다 기록이다. 올스타 5회에 2013년(AL), 2020년(NL) 사이영상 2위에도 두 번이나 오르는 등 누적 성적과 임팩트 모든 면에서 아시아 최고 투수로 커리어를 쌓았다.
샌디에이고 다르빗슈 유. 2024.03.20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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