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km는 기본, 목표는 153km” 원태인, 안우진의 ‘지하주차장 과외’로 달라졌다 [오!쎈 대구]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5.06.18 07: 10

지난 1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시즌 6승째를 거둔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투수)이 취재진과 인터뷰가 끝날 무렵, 뜻밖의 인물을 언급했다. “(안)우진이 형께 감사드린다. 꼭 이야기하고 싶었다”. 
고향도, 학교도, 소속 팀도 다른 두 사람. 원태인은 KBO리그 최고의 파이어볼러인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에게 오프 시즌 중 직접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내 도움을 요청했다. “어떻게 하면 더 강하고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우진이 형에게 먼저 연락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다승 공동 1위에 올랐던 원태인에게 “다승왕이 왜 물어보냐”며 농담을 던진 안우진은 이내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했다. “제가 던지는 영상을 보내면 형이 바로 피드백을 줬다. 밸런스나 폼에 접목했더니 구속 향상에 정말 큰 도움이 됐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삼성은 원태인이, 방문팀 한화는 와이스가 선발 출전했다. 삼성 라이온즈 선발 투수 원태인이 역투하고 있다. 2025.04.04 / foto0307@osen.co.kr

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1회말 키움 선발 안우진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23.08.02 /cej@osen.co.kr

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삼성은 원태인이, 방문팀 한화는 와이스가 선발 출전했다. 삼성 라이온즈 선발 투수 원태인이 역투하고 있다. 2025.04.04 / foto0307@osen.co.kr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이른바 ‘지하주차장 과외’였다. “형이 직접 지하주차장에서 섀도 피칭하는 동영상을 찍어서 보내줬다. 어떻게 힘을 써야 하는지, 공을 눌러 던지는 감각을 익히게 해주셨다”고 했다. 이어 “형 말대로 ‘공을 때리는 게 아니라 눌러 던져야’ 직구 회전이 살아난다”고 덧붙였다.
안우진표 비대면 과외는 실전에서도 효과를 발휘했다. “평균 구속이 작년보다 1~2km 올랐고, 요즘은 마음먹으면 150km는 그냥 나온다”고 자신 있게 말한 원태인은 “올 시즌 최고 구속 153km를 찍는 게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겸손하게 배움을 구한 후배와, 아낌없이 가르친 선배. 이 두 투수의 교감은 프로 세계에서 보기 드문 진심 어린 장면이었다.
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삼성은 원태인이, 방문팀 한화는 와이스가 선발 출전했다. 삼성 라이온즈 선발 투수 원태인이 역투하고 있다. 2025.04.04 / foto0307@osen.co.kr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던 기억도 그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지키는 것보다 위를 바라보는 게 더 재미있다. 지난해는 2위를 지키려다 스트레스도 많았고, 올해도 여전히 압박은 크지만 순위 경쟁을 계속하고 있다”고 돌아봤다.
이어 “팬들 입장에선 답답하실 수도 있지만, 우리에겐 위에 누군가 있다는 게 자극이 된다”며 “곧 합류할 새 외국인 투수가 잘해준다면, 이제는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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