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서울이 홈에서 유독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3년 전만 해도 '홈 강세'를 무기로 삼던 서울이, 올 시즌엔 오히려 원정에서 더 안정된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단순한 '승운'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세부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더 근본적인 전술적 원인이 드러난다.
올 시즌 서울은 올 시즌 전체 공식 경기 홈 9경기에서 2승 4무 3패, 원정 11경기에서 5승 4무 2패를 기록 중이다. 컵 경기를 제외하고 리그만 놓고 보더라도 홈 팬들 앞에서 더 많은 응원과 지지를 받는 경기에서 오히려 결과가 덜 나오는 역설적인 흐름이다.
볼을 오래 가지고 있지만, 골은 적다…'실속 없는 점유율'의 그림자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5/06/17/202506172134776545_6851a8876e509.jpg)
최근 8경기를 기준으로 FC 서울의 경기 스타일을 보면 홈에서는 평균 점유율 59.5%에 달하는 높은 수치를 유지한다. 이는 상대를 몰아붙이고 경기를 지배하고자 하는 의지를 반영한다. 하지만 실제로 기대할 수 있는 공격 생산성은 이 점유율에 비례하지 않는다. 같은 기간 슈팅 10.8회, 유효슈팅 3.3회, xG(기대 득점) 1.05에 그치며, 슈팅 대비 득점 기대치는 0.097 수준으로 매우 낮은 편이다.
반면 원정에서는 점유율이 50.1%로 낮지만, 슈팅 11.8회, 유효슈팅 4.5회, xG 1.29를 기록했다. 슈팅 효율과 xG 모두 홈보다 높다. 볼 점유 자체보다는 효율적인 전환 플레이에 집중한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 경기 장면에서도 원정에선 롱패스 전개, 빠른 사이드 전환, 공간 침투 빈도가 높다.
결정적 찬스가 적은 이유: "볼 터치는 많지만, 하프라인 앞에 머문다"

![[사진] 광주전 서울 히트맵(위)과 강원전 서울 히트맵 / 비프로](https://file.osen.co.kr/article/2025/06/17/202506172134776545_6851a88b72d9e.png)
이러한 플레이는 수치상으로는 패스 성공률 84.8%(최근 8경기 기준)라는 안정적인 수치를 만들어내지만, 실질적인 찬스를 만드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반면 원정에서는 이 수치가 다소 낮은 81.9%(최근 8경기 기준)에 머물지만, 공격 전환 시도 자체는 훨씬 빠르고 직선적이다.
홈 팬 앞에서의 '심리적 부담감'이 템포를 늦춘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5/06/17/202506172134776545_6851a88c95ac7.jpg)
서울은 홈에서 "지배해야 한다"는 압박감 아래 템포를 느리게 가져가는 경향이 있다. 1~2선 자원이 공을 오래 끌고, 측면 풀백 역시 반복적으로 후방으로 볼을 되돌리는 장면이 자주 목격된다. 이는 경기 전반의 템포를 저하시켜 상대 수비가 재정비할 시간을 벌어주는 셈이 되고 만다.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는 미드필더들(예컨데 정승원)의 전진 패스 시도 수도 홈보다 원정에서 더 많았고, 파이널 서드 진입 횟수 또한 원정이 평균 5.2회로 홈(4.1회)보다 앞섰다. 이 차이는 단순한 전술적 지시가 아닌, 심리적 부담과 경기 운영 방식의 문제로 해석할 수 있다.
■ 숫자가 말하는 '서울의 홈-원정 반전 구조'

이 표가 보여주듯, '많이 가지고 적게 찌르는' 서울의 홈 전술은 '덜 가지고 더 날카롭게 찌르는' 원정 전술에 비해 공격 효율이 떨어진다. 특히 xG 차이는 최근 8경기 기준 홈(1.05)과 원정(1.29) 사이에 0.24나 벌어져, 같은 팀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공격 기댓값에서 차이를 보인다.
서울의 '홈 징크스', 전술이 만든 구조적 문제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5/06/17/202506172134776545_6851a88d99952.jpg)
홈에서의 부진은 단지 결과론적 현상이 아니라,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 자체가 홈과 원정에서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특히, '점유율'을 지나치게 중시하는 홈 경기 운영은 템포 저하와 찬스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자연스럽게 팬들의 실망으로 이어진다.
서울이 다시 홈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선 점유율을 유지하되 더 빠르고 직선적인 공격 전환을 유도할 수 있는 전술적 리스크 감수와 심리적 해방이 필요하다. 득점을 위한 위험 감수 없이 점유율만 확보하는 '결정 회피형 축구'는 더 이상 홈에서의 해답이 될 수 없다.
김기동 감독 : "능력 있는 선수들이다. 좋아질 것이라 믿는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5/06/17/202506172134776545_6851a88e2e9a0.jpg)
경기 후 김기동 감독은 "홈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 부분은 팬들에게 정말 죄송하다. 광주전에 이어 연속으로 좋은 결과를 기대했지만, 찬스를 살리지 못하며 무승부에 그쳤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득점 기회는 나오고 있지만, 선수들이 다소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모두 능력 있는 선수들이고, 점점 나아질 것이라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입 공격수 클리말라에 대해서는 "아직 적응이 필요한 단계다. K리그는 호주 리그와 템포 차이가 크고, 전반적으로 만족스럽진 않지만 마인드가 훌륭하고 성실하다. 곧 경기력도 올라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의 수비 로테이션과 관련해선 "김주성은 최근까지 경기를 계속 소화하며 체력적으로 부담이 있었고, 박성훈도 경기 당일 컨디션이 좋지 않아 45분만 소화 가능하다고 했다. 야잔, 주성, 성훈 세 명의 수비수를 상황에 맞게 로테이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리그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팀 상황에 대해 그는 "서울은 지금 외줄 타기를 하고 있다. 한두 경기만 잘 풀리면 상위권에 진입할 수 있는 위치고, 반대로 흔들리면 순위가 떨어질 수 있다"면서도 "지난 시즌보다 경기 기복은 줄었다. 다만 득점 문제가 계속 발목을 잡고 있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더 발전된 서울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제 서울은 오는 21일 전북현대 원정에 나선다. 이후 치르는 홈 경기는 6월 29일 포항 스틸러스와 맞대결이다. 서울이 마지막으로 홈에서 승리한 것은 2025년 3월 29일. 단순 계산으로 포항전에서 무려 3달 만에 홈 승리를 노리게 된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