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55명 앞 미친 역전승' 최강 전북이 돌아왔다...'승강 PO→15경기 무패' 반년 만에 명가 부활[오!쎈 전주]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5.06.19 06: 59

'최강 전북'이 돌아왔다. 전북 현대가 다시 한번 선두의 자격을 입증했다.
전북 현대는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19라운드에서 수원FC를 상대로 3-2 역전승을 거뒀다.
짜릿한 승리였다. 이날 전북은 경기 초반부터 치명적인 패스미스를 연발하며 흔들렸다. 전반 5분 2005년생 김도윤에게 선제골을 얻어맞았고, 전반 31분 싸박의 파워를 제어하지 못하며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골대 불운까지 겹치면서 전반을 0-2로 뒤진 채 마무리했다.

전반전은 말 그대로 최악의 경기력이었다. 최근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며 체력이 떨어진 탓인지 몸놀림이 눈에 띄게 무거웠다. 불필요한 실수도 너무 많았다. 경기 후 거스 포옛 감독도 "전반 경기력은 정말 좋지 않았다. 집중력이 떨어졌다. 최근 경기 중 가장 안 좋아서 하프타임에 결정을 내려야 했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이대로라면 전북은 안방에서 리그 14경기 무패 행진을 마감할 것처럼만 보였다. 그것도 최근 4경기에서 승리가 없는 11위 수원FC를 상대로 말이다. 그만큼 수원FC가 잘 준비해온 속도감 넘치는 공격은 매서웠고, 전북의 수비는 헐거웠다.
하지만 후반전 드라마가 시작됐다. 포옛 감독은 하프타임 송민규와 보아텡을 불러들이고 이승우와 이영재를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가 없는 공격적인 승부수였다.
포옛 감독의 선택은 옳았다. 전북은 이영재의 날카로운 전환 패스를 시작으로 공격 템포를 올리기 시작했고, 이승우와 김진규가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수원FC 수비에 균열을 냈다. 여기에 후반 7분 김진규가 절묘한 프리킥 슈팅으로 만회골을 터트리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후로도 전북은 유려한 연계 플레이와 측면 공략으로 위협적인 공격을 펼쳤다. 후반 25분엔 김진규를 대신해 부상 복귀한 콤파뇨를 투입하며 최전방에 힘을 더했다. 그리고 콤파뇨가 불과 2분 뒤 자신의 첫 터치를 헤더 득점으로 연결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몰아치던 전북은 기어코 역전골까지 만들었다. 후반 44분 이승우가 전진우와 원투패스를 주고받아 침투하면서 혼전 상황을 유도했고, 이를 걷어내려던 수원FC 수비의 자책골이 나온 것. 지고 있어도 질 거 같지 않은 전북의 최근 분위기를 제대로 보여준 경기였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전북 선수들은 포효했고, 홈 팬들도 '최강 전북'을 크게 외쳤다. 이날 '전주성' 전주월드컵경기장에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11355명의 관중들이 모여들어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여기에 선수들도 3-2 대역전승으로 방점을 찍은 것.
이번 승리로 전북은 12승 5무 2패, 승점 41을 기록하면서 한 경기 덜 치른 2위 대전(승점 32)과 격차를 9점까지 벌렸다. 지난 3월 16일 포항전부터 시작된 리그 무패 행진도 15경기(11승 4무)로 늘렸다. 불과 반년 전 승강 플레이오프라는 벼랑 끝까지 내몰렸다가 살아 돌아온 팀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상승세다.
요즘 전북은 '뭘 해도 되는 팀'이 되어가고 있다. 공이 발에 와서 달라붙는 득점 1위(12골) 전진우를 비롯해 김진규와 박진섭, 강상윤 등 모든 선수들이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티아고가 부활의 신호탄을 쐈고, 이영재도 부상 복귀 후 전북 축구에 더 녹아든 모습이다.
드디어 전북다운 전북으로 돌아온 상황. 포옛 감독도 "선수들이 이번 승리로 본인들의 개성과 강점을 충분히 보여줬다. 최근에 기세도 좋고 자신감도 있기 때문에 이런 경기에서도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울산전과 비교할 순 없겠지만, 개인적으론 더비전 승리보다 오늘 승리가 더 값지지 않나 싶다"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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