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선택, 출산은 시기제한”…정자기증으로 둘째 임신한 자발적 비혼모
'자발적 비혼모'가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우리 아이가 태어났어요’에서 사유리에 이어 또 한 명의 용기 있는 선택을 한 여성이 공개됐다. 이번엔 의사로 일하며 육아를 병행 중인 내과 전문의가 두 아이의 엄마가 되기 위한 길을 직접 개척하고 있었다.
20일 방송된 TV조선 예능 ’우리 아이가 태어났어요’에서는 혼자서도 엄마가 되길 선택한 비혼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내과 전문의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사연자는 “어릴 때부터 내 인생엔 반드시 아이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결혼이 아닌 출산을 먼저 선택하게 된 계기를 털어놨다. “결혼은 언제든 할 수 있지만, 아이를 낳는 데엔 시간 제한이 있다”고 설명한 그는 당시 36세로, 흔히 말하는 ‘노산’ 기준에 접어들 시점이었다. “연애를 해도 내 시간이 허비되는 것처럼 느껴졌다”며 결혼에 대한 부담 없이 아이를 갖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에선 비혼 여성이 정자 기증을 받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현행법상 정자 기증에는 ‘배우자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의료 윤리지침상 논란 소지가 있어, 국내 의료진도 이러한 시술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결국 그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는 사연자. “덴마크 정자은행을 선택했다”는 그는, 영국, 독일, 미국, 스웨덴, 일본 등 정자기증 시스템이 마련된 여러 나라를 조사한 끝에 결정을 내렸다. 놀라운 건, 현재 둘째 아이도 같은 방식으로 임신 중이라는 점이다. 사연자는 “첫째를 낳을 땐 둘째는 생각 못 했지만, 아이가 형제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느꼈다”며 “엄마에게도 미리 상의하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덴마크 정자은행에서는 첫 아이와 동일한 기증자를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마련돼 있었다. 사연자는 “같은 아버지를 둔 형제가 더 나은 환경을 가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 같은 정자로 둘째를 준비했다”며 “이메일로 동일 기증자를 쓸지 묻더라. 결국 시험관 시술을 세 번 거쳐 현재 임신 중”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사실에 출연자들은 “시스템이 너무 체계적이다”, “정말 놀랍고 감동적이다”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나는 결혼 제도에 비판적인 건 아니다. 다만 아이가 간절했고, 그 선택을 먼저 한 것”이라는 말처럼, 이 사연은 현대 가족의 다양성과 개개인의 삶의 방식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다./ssu08185@osen.co.kr